‘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을 읽고
1. 아스빌리지를 린스타트업 한지 1년여(직접 사이트를 만들어 오픈한지 7개월)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관점에 따라 큰 실패였다고 볼 수도 있고, 큰 성공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두가지 관점에 따라 제 마음도 덩달아 실패감과 성공감을 느끼게 된다는게 참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큰 실패 입니다.
투자유치도 실패했고 수익구조를 잡는 것도 실패했고 최초에 잡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통감하며 싹 뜯어고치려 하고 있으니 총체적인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를 바라보는지, 무엇을 하려는 사람인지 아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까지도 모두 낙관적으로 바라봐주고 계십니다.
그분들 모두 우리가 어떤 성을 쌓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주어진 난관을, 그 파도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고, 우리의 인생 여정 자체를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나고 있고, 함께 사업 해보자는 분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브랜드’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면 우리는 1년만에 엄청난 숫자의 아군진영을 구축한 것이며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명확하지 않았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하나하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었던, 말그대로 린스타트업이었으니 처음 시작 시점의 바램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과 중심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가 제공 하는 것에 대해서만 관심 가졌던 분들이 불편함을 토로하시고 비난 하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기에 그분들과 거리가 생긴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가 아니라 ‘매니아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우리가 추구하는 매니악은 결코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2.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고, 잘 키우고 싶다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 끊임 없이 공부하고, 성찰하고, 개선하고, 도전하고, 점검하는 노력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점을……
대체적으로 적정한 프레임을 만든 뒤 그 안에서 안주하려고 하고 편안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타인이 그 프레임을 건드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려야만 그때서야 비로소 돌아보게 되고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적정한 프레임을 찾을 뿐, 자신의 삶을 통째로 점검하고 프레임에 갖히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진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떤 프레임을 공략해야 수익이 생길 수 있는지 잘 알잖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자녀교육을 다루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 거 이젠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걸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더욱 더 확실하게 마음 먹어야 하지 않을까?
도대체 어느 쪽인건데?’
투자를 받았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저는 돈이 뻔하게 보이는 프레임을 공략하지 않기로 결정 했습니다.
자녀교육이라는 영역에서 그렇게 일하는 것은 제 아이들에게 떳떳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있었다면 뒷목을 잡을 일입니다.
그때 시드투자를 제안하셨던 대표님! 돈 아끼신 겁니다. ㅎㅎㅎ
3. 비영리단체를 만들려는 것도 아니고 영리기업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알면서도 하지 않겠다니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길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아주 오래 걸리지만, 어쩌면 당대에서는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 걸리지만, 제대로 된 브랜드가 되기 의한 길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원했지만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는지 몰라서 오랜 세월동안 갈팡질팡 하기만 했던 꿈이었고, 10년 전부터는 우직하게 뚜벅뚜벅 걸어왔던 길입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 방향을 틀어낼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이 길은 사업화 성공 여부를 떠나 저의 삶 그 자체이고, 저희 가정의 철학 그 자체이고, 저희가 구축하고자 하는 가문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에서 먼저 해본 것들이 다른 가정에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인지 시도를 해보면서 네가지의 반응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왕십리용병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관심 없음
두번째, 그 방향에 관심은 있지만 그건 왕십리용병단이니까 할 수 있는거지 난 절대 못함
세번째, 당장은 아니어도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함
네번째, 분명히 나도 할 수 있음. 그리고 왕십리용병단과 연합하고 싶음
첫번째와 두번째에 속하는 분들이 전체 시장의 90%,
네번째는 0.01%
저희는 애초부터 0.01%의 사람들을 찾아 9.99%에 속하는 세번째 유형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훈련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선명하게 포지션을 잡지 못했고, 선명하게 구조를 만들지 않는 상태에서 자유로운 출입을 허락하다보니 연합해야 하는 0.01%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대상이 되었고, 주요 고객군인 세번째 유형 입장에서도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은 대상이 되었고, 첫번째와 두번째 사람들이 들어와서 전체적인 물을 흐리는 상황이 증가 되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잘못,부족함,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개선하기 위해 고생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전에 이 시도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1년간 해봤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던 많은 것들 때문입니다.
‘어디를 가야 열심히 공부하는 부모들을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많은 부모들이 공부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1년 내내 이 두가지 화두가 계속해서 저를 괴롭혔고, 그 고민의 종착역은 독서모임 이었습니다.
제가 독서모임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자 다양한 독서모임을 경험하신 분들이 직접 만들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스빌리지를 시작하던 무렵,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던 그로우앤배터 천세희 대표님도 제게 “제이든이 이런 독서모임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자료를 보내주시며 말씀해주셨던 것도 생각났고 아스빌리지 내에 독서모임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이게 왠걸…… 왜 진작에 이걸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좋습니다.
이 책에서의 표현을 빌자면 우리의 핵심DNA가 독서였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린시절의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독서였고, 제가 밥먹듯이 계속 이어왔던 것도 독서였고, 제가 학벌의 벽을 깨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독서였고, 아내와 함께 독서 하고 토론하고, 아이들과 함께 독서하고 토론하는 것이 가정경영의 핵심이었다는 것을 떠올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게는 너무나 당연했고, 너무나 익숙했던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익히 하고 있는 것이고, 너무나 흔한 것이기 때문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양한 독서모임에 참여해보셨던 분들을 통해 대부분의 독서모임은, 심지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독서모임브랜드 조차도, 수다와 네트워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상당한 회비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더들에게 이렇다할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점점 스파르탄리딩으로 기울어졌고, 아스빌리지의 일부로 시작한 스파르탄리딩을 핵심사업으로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5. 지난 1년간의 성과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내는 아스빌리지를 하면서 본인에게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자각을 하게 되면서 독서량과 영상컨텐츠를 열람하는 횟수가 몇배로 늘어났고, 본인의 꿈이었던 지속가능패션플랫폼이 선명해졌다고 하고, 오랫동안 저와 해왔던, 아스빌리지 때문에 축소 되었던, 브랜드광고마케팅사업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해서 확대방안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딸은 혼자 즐기던 글쓰기와 드로잉놀이가 교육으로 확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사업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고, 막내아들도 친환경 문제 때문에 망설였던 패션에 대한 열망이 제페토수업을 통해 메타버스플랫폼쪽으로 활짝 열리게 되었고 사업화가 되어 수익으로도 이어지자 엄청난 열정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하니까 더욱 즐거워 하며 시너지가 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 공부하는 경험이, 함께 사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경험이, 내 안에 있는 열망을 적극적으로 끄집어 내는 경험이, 다른 사람을 위해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가르쳐보는 경험이, 공통된 관심사에 프로젝트를 만들고 추진하면서 계속 수정해보는 경험이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어떤 성장을 불러일으키는지 1년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1년간 엄청난 무형의 이익을 달성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저는 브랜드란(건강한 브랜드란) 사업자등록증도 아니고 멋진 이름과 로고디자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사람(창업주) 그 자체 입니다.
사업화란 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정형화 되는 것이고 네이밍과 디자인은 그 삶을 나타내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표현을 찾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고객마다 그의 삶을 깊이 알려고 노력 했고, 본인의 삶을 온전히 투영하기 싫어하는 고객들과 전쟁을 치르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잘 알면 이사장이 직접 브랜드를 해보지 그래? 브랜드는 아무나 만드는줄 알아? 직접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입만 그럴듯하게 살아서 떠드는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라는 욕도 숱하게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전쟁이, 제게 그런 욕을 해주신 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저와 저희 가정은 지금보다 훨씬 뒤쳐지는 모습이었을 것 입니다.
말씀 그대로 어설프게 아는 지식과 어설픈 경험으로 돈이나 좀 벌어보겠다고 설레발 떨고 다니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전쟁을 통해 생각이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왜 못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고 그 이유를 제 안에서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저의 삶과 아내의 삶과 아이들의 삶과 부부의 삶과 가정의 삶이 모두 브랜드가 되어가는 경험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7. 이 책을 읽는 내내 칭찬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우리가 먼저 걸었던 길들이…….
비슷한 방향을 바라보며 걸음을 시작하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뿌듯했고, 그만큼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으며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일정 예산만 있으면 단기간에 그럴 듯한 브랜드를 뚝딱 만들어내는 세상 속에서 10년을 묵히고, 20년을 묵히고, 한 세대를 묵히고, 대대로 이어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이야기 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그만큼의 열정이 있고, 애정이 있고, 의지가 있는 분들께 확실한 도움이 되는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제공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순간순간의 결과에 취하지 않고 순간순간의 과정에 집중하겠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 있는지, 어제 보다 나은 우리가 되어 있는지 하루하루의 가치에 집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왕 걸어가는 길, 레전드가 되어 보겠습니다.
확고한 의지와 끊임 없는 배움과 도전이 있다면 누구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증명해보이겠습니다.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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