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읽는 시간’을 읽고……
1. 20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만나봤던 선배들 중에는 비즈니스는 잘하시면서 일상 속에서의 관계맺기를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비즈니스도 사람과의 관계가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는데 비즈니스현장에서는 수월하게 관계를 맺을 줄 아는 분들이 왜 일상에서는 그토록 어려워 하시는 것인지, 그분들에게 비즈니스현장에서 만나는 '사람'과 일상 속에서의 '사람'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습니다.
일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술을 마실 때에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여행 가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배우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자녀를 어떻게 대하는지,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사람은 어떻게 대하는지,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대하는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직접 본인의 몸을 움직여서 사람을 대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지갑은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열리는지 꾸준히 관찰하면서 저는 심리학 공부에 푹 빠져갔고, 그들이 일상 속에서 관계를 어려워 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현대인 대다수는 '사회적인 나'는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일반적인 나'와 '비밀스러운 나'는 어린아이인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어린시절부터 부모들은 항상 바빴고, 대체적으로 싸움이 잦았고, 부모사이가 좋다고 하는 경우도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 들어보면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 뿐이지 '발생한 문제를 서로 사랑하며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경우'는 극소수 입니다.
우리는 바깥에 나가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학생의 본분은 무엇인지, 획일화된 교육과 훈련이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부 잘하고 특별한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관계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습니다.
아니 관계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조차 허락 되질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다"에서 "사회인의 본분은 일이다"로 바뀐 것 뿐, 특별할게 없는 교육/훈련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3.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케미가 터져 나갈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 결혼 전부터 관계에 대해, 연애에 대해, 결혼에 대해, 육아에 대해 상당한 공부를 했던 케이스였는데도 쉽지 않았는데 그런 공부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에게 '깊은 관계를 맺는 법'이란 더더욱 풀리지 않는 난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에서의 관계'는 학교와 사회에서 계속 배우고 깨져가며 배웠지만 (배워야만 했지만) '그 외의 관계'는 살아가며 경험을 한다고 하지만 의식을 하지 않는 이상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아는 만큼 ‘사회적인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바운더리'를 잘 알고 거리 계산도 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나'와 '비밀스러운 나'는 지나칠 정도로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성숙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바운더리에 대한 계산이 될 리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지적을 하면 일상속에서도 사회적인 나를 드러냈다가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하고, 속을 알 수가 없다고 하면 계속 갸우뚱 거리다가 싫은 소리가 듣기 싫어서 동굴로 들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4. 연애상담, 부부상담 등 관계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은 대부분 '불안형' 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연인(또는 배우자)는 대체적으로 '회피형'입니다.
주로 한쪽은 한탄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먼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쪽은 계속 다가가며 괴로워 하고, 다른 한쪽은 계속 도망가며 괴로워 합니다.
괴롭다고 해서 헤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헤어지는 괴로움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공포스러워서 만나는 괴로움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러다보니 건강한 방향을 향해 공부하고 경험해야 할 에너지가 없습니다.
온갖 스트레스를 견디고 푸는데 다 사용해버렸기 때문에 더이상은 아무런 에너지가 없는게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5.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을 또 하나 발견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자신의 바운더리'를 발견하고, '상대의 바운더리'를 발견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고, 어떤 거리가 적정 거리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현재의 선택기준을 알려주는 MBTI 보다 훨씬 도움이 될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내용에 일부분 첨언을 하자면 나의 페르소나를 하나로 규정하고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페르소나가 여러개 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어떤 페르소나는 바운더리가 건강하지만, 어떤 페르소나는 방어형이고, 어떤 페르소나는 지배형이고, 어떤 페르소나는 순응형, 어떤 페르소나는 돌봄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 자신의 마음패턴과 실제 행동패턴을 상황에 따라 기록해서 정리해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마음패턴과 행동패턴이 동일하게 작동하는 상황과 다르게 작동하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모순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것 처럼 모든 판단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행동하는지)',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했는지(행동했는지)',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 해서 되돌아보고 정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래야만 '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뒤에 비로소 '너'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고, '우리'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깊은 대화를 통해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6. 관계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분들에게(불안형) 대놓고 말씀 드리는건 정말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이 바로 '헤어질 용기' 입니다.
회피형인 사람이 '이 사람은 나를 떠나서는 살 수 없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 어떤 깨달음이 있고,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관계를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이 남아 있을 때,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함께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인지, 아니 나에게 정말 건강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헤어짐을 각오한 마지막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피형인 사람에게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허구언날 함께 사네 마네 자주 반복했던 경우라면 '어휴..... 또 이런다' 라고 생각하고 또 피할 가능성이 짙습니다.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을 한 뒤, 진지하게 생각한 뒤, 단단히 각오한 뒤, 평상시와는 다른 패턴으로 진지하게 말을 건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헤어질 경우의 수를 대비한 준비도 실천으로 옮기면서 다시 제대로 사귈 것인지, 아니면 사랑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좋은 친구로 남는 것이 어떤지, 조금이라도 젊을 때 좋은 사랑을 찾는게 어떤지 서로에게 정말 진지하게 권해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알면 알수록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많고,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을 견디고 있는 것은 결코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관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어나기 보다는 그 일방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7. 지금 시대에서 관계로 인한 상처를 받지 않은 사람을 찾는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관계 때문에 아파하고, 불행해하고, 삶의 의욕을 잃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게 급급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굶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관계에 대해 고민할 겨를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먹고 사는게 어려운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고 부의 양극화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이 팽배해진 지금 시대 속에서는 일이 주는 고통 못지 않게 관계가 주는 고통에 몸부림을 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본값으로 놓고 나와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속을 나도 알 수 없고, 상대의 속은 더더욱 알 수 없는게 당연합니다.
내가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너지는 순간이 오는 것도 당연하고, 사람이 변하고 사랑이 변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그에 합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되듯이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그에 합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떤 노력이 합당한 노력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면 지금까지 노력을 게을리 한 것임을 인정해야 하며 편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을 해석해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8.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관계세미나'를 열어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교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이 책의 내용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스파르탄리딩'처럼 관계에 대한 추천도서를 8권 선정해서 공부 보다는 훈련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할까 합니다.
빠르면 8월, 늦어도 9월에는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관계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내 성향과 반대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며 사랑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리딩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EO / OUOS VILLAGE
Creator / METACORP
Chief-Trainer / S.READING
co-founder /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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