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를 읽고……
1. 저는 어릴 적부터 어른들과 대화를 잘 나누는 편이었습니다.
친구들 집에 놀러가서 친구 부모님과 한참 동안 대화 나누다가 결국 친구와는 잠시도 놀지 않고 집에 돌아오는 바람에 친구의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던 경우가 잦았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제가 갖고 있는 고민과 관찰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 동일한 관심사를 갖고 있는 친구를 만나지 못한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또래보다는 좀 더 폭넓은 고민을 하고 있는 어른들과의 대화가 흥미로웠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며 대화를 나눌 줄 안다는 것은 제 인생을 훨씬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대화상대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본인들보다 훨씬 어린 저와의 대화를 무척 반기고 있었습니다.
본인들과 대화가 통한다는 것에 대해서 기뻐해주셨고 이야기 보따리 뿐만 아니라 지갑까지 통크게 열어주시곤 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이야기 해주시며 그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제 도움을 요청하시는 경우도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것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연결 되곤 했습니다.
3.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무용담과 고민, 그렇게 두가지로 이루어졌는데 모두들 더이상 이야기 할 소재가 모두 떨어질 정도로 무용담을 이야기 하고 난 뒤에서야 고민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특징을 발견하기 시작했는데 무용담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어필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고, 고민은 보통 자신이 처한 상황이 해결하기 난해하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가지 내용을 놓고 비교해보면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그토록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리가 없었습니다.
아니 해결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속절 없이 고민만 토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무용담을 늘어놓는 사람과 고민을 늘어놓는 사람은 마치 전혀 다른 두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4. 잘된 것은 내탓, 잘못된 것은 조상탓 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내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며,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은 운이 나쁘거나 타고난 역량이 부족하거나 기회가 부족하다는 등 외적인 이유를 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비꼬아 이야기 하는 속담인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속담이 이야기 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만이 잘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 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대체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동시에 비평적인 사고를 갖고 있고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끝없이 연구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 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 상대의 연령대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고 제게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경우 앞서 소개한 부류의 사람들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본인이 노력해서 이뤄낸 것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평가절하를 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자기자신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확신을 갖고 있는 듯 시종일관 "제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졌고,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에 처음에는 희망을 느끼다가 금새 부담스러워 했고 엄청난 압박을 느끼다가 결국 자기비하의 늪에 빠져버리는 패턴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6. 처음에는 세대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달라졌고 점점 기회가 상실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기사들이 계속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시니어를 대상으로 상담이 늘어나고, 청년 중에 멋진 성취를 갖고 있는 케이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세대차이가 아니라 성향별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점점 더 확신이 되었습니다.
7. 처음에는 선배들의 경우 성공한 케이스만 만나고, 후배들의 경우 실패한 케이스만 만났던 것이고, 점차 실패한 케이스의 선배들도 많이 만나고 성공한 케이스의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서 관점의 폭이 넓어진 것이었습니다.
성취감에만 포커스 맞춰져 있거나 비관적인 감정에만 포커스 맞춰져 있는 사람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아픈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나와 고민이 가득한 나, 그렇게 두가지의 내가 공존하고 있으며, 해당 상황에서 내가 만난 사람이 그 두가지 중 누구냐일 뿐이라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8. 성공한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고 본인에게 잘 맞는 상황으로 만들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엄청나게 끈기가 있고 참을성이 대단하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렇게 버틸 자신이 없기 때문에 재빨리 자신에게 맞는 컨디션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끙끙대고만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해당 '상황을 동일하게 해석'하고 있었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제각기 해당 '상황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었고 그 해석이 목표와 목적이 달라지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9.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왜 일하는가?" 라는 제목 자체가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보니 주어진 상황들을 수동적으로 버티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상황을 능동적으로 바라보고 능동적으로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저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질문이 그간 만났던 사람들에게 던져진다면 그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랜시간 동안 일해왔던 분들께는 "그동안 왜 일하셨습니까?" 라고 물어보고, 이제 막 일하려고 하는 분들께는 "왜 일하려고 하십니까?" 라고 물어볼 경우 어떤 대답이 나올지 예측을 해보았습니다.
10. 제가 기억하는 대부분의 대답은 '돈' 입니다.
'가치실현'에 해당하는 대답을 하실 것 같은 분들도 몇몇분이 떠오르지만 그런 분들은 제 인생 통틀어 20명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소수에 해당하는 분들은 나이를 떠나, 현 시점에서의 부와 위치를 떠나 정말 멋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시 나이를 떠나, 현 시점에서의 부와 위치를 떠나, 정말 괴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편 반대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괴로움이 가득하다면 그것은 돈을 쫓아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행복감이 가득하다면 그것은 가치실현을 하기 위해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닌지.......
11. 저의 지난 날을 세세하게 나누어보고, 저의 지금을 세세하게 나누어봅니다.
지난 날 나의 삶은 무엇을 위한 삶이었는지, 오늘의 내 삶은 무엇을 위한 삶인지......
난 왜 일해왔고, 왜 일하고 있는지......
깊은 반성이 올라오는 부분은 재정립 하고,
깊은 긍지가 느껴지는 부분은 더욱 선명히 하며,
내일을 희망차게 그려봅니다.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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