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텀마케팅을 읽고……
1. 아주 어릴 적에는 TV광고를 가감 없이 받아들였다.
엘라스틴을 하면 화면에 나오는 전지현의 머리결이 되는 줄 알았고, 죽염치약을 사용하면 이에서 광이 나는 줄 알았고,
KFC치킨에서는 실제로 바사삭 소리가 나는 줄 알았고, 에어조던을 신으면 점프력이 대폭 향상 되는 줄 알았다.
모든 광고들이 법이 허용하는 한계까지 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광고를 볼 때 마다 의도적으로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저들이 과장한 영역이 어디까지일까?
어디까지 걷어내고 해석해야할까?
그것을 항상 고민하면서 광고를 보기 시작한 뒤로는 정보전달을 하는 광고에는 몰입하기 어려웠고 추상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광고가 오히려 가슴에 와닿곤 했다.
2. 모바일이 보편화 되고 각종 SNS가 광고마케팅 시장을 장악한 뒤로 광고시장은 더욱 난잡해졌다.
온 사방에 과장광고가 판을 치게 되었고 광고의 신뢰는 송두리째 바닥에 쳐박혀 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 눈길을 끄는 것은 ‘B급갬성’이라는 키워드이다.
즐겨보는 유튜브채널 ‘왈도(WLDO)’를 통해 접하고 있는 글로벌브랜드들의 트렌드 중에는 B급갬성을 테마로 하는 광고들이 줄을 이어 소개 되고 있었다.
원래부터 개그는 과장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B급갬성의 영상들은 과도한 포장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즐거움이 느껴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이 들곤 했다.
한편 푸드파이터들의 먹방도 그 컨셉 자체가 B급갬성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푸드칼럼니스크들이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맛보고 현란한 말솜씨로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과거의 일반적인 소개 방식이었다면 말도 안되는 양의 음식을 때려넣는 장면이 주는 기이한 감정은 B급갬성을 좋아하는 MZ세대들의 마음을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하지만 날이 갈수록 자극적이 되어가고 있는 B급갬성과 인플루언서들의 향연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본질’이 상실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사이먼사이넥이 이야기한 골든서클이 계속 생각난다.
지금 시대는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제품간의 격차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제품소개를 반복적으로 해봤자 다 거기에서 거기다.
그 소개에 집착을 하다보면 결국은 조금씩 지나쳐 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자칫 그 소개가 조금이라도 지나쳐서 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과장광고라는 지적을 받게 될 경우 브랜드의 이미지 타격은 이루어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존재의 가치, 존재의 이유’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존재함으로써 끼치고 있는 긍정적 영향력과 더불어 우리가 존재함으로써 끼치고 있는 부정적 영향력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이 책을 읽는 내내 ESG 영역에서 매년 손꼽히고 있는 파타고니아가 생각 났다.
그들은 자신의 옷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한 적이 있다.
환경을 최대한 고려해서 최선을 다해 자연파괴가 적은 소재로 만들었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옷을 사는 행위는 여전히 환경을 지키는 것 보다는 파괴하는 쪽에 가까우니 가급적 입고 있던 옷을 더 입으라는 메세지였다.
난 그 광고 한방에 파타고니아의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 있게 되었고 그 후로 파타고니아는 그 어느 기업보다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수시로 열람하고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이 되었다.
5. 건강한 맛을 줄 수 있으면 그만이고, 건강한 경험을 시켜줄 수 있으면 그만이고, 편리함을 줄 수 있으면 그만이고,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면 그만이고, 인간이 만들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제품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의 존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그런 문제의 옷을 입고 있고, 그런 문제의 음식을 먹고 있고, 그런 문제의 일을 하고, 문제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소화 한다고 해보지만, 최선을 다해 저항한다고 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존재는 쓰레기를 양산해내는 존재이다.
그 자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과 ‘미안함’과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옷을 사면서, 음식을 먹으면서, 일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내가 존재함으로써 세상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하며 부끄러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고 감사함과 책임감 속에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만들어낼 것인가 끊임 없이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찾고 도전해보고 있다.
6. 안타깝게도 내 주변 사람들 중에는 이런 부분에 공감하며 동참하고 함께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
돈을 잘 벌었던 사람은 지난날 돈을 벌었던 방식자체가 이런 문제의식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자기부정을 하지 않기 위해, 수익이 끊기지 않기 위해 외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사람은 먹고 살기 힘들고 바쁘게 때문에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난 결국 이 부분 때문에 주수익원이 되었던 일을 멈추게 되었고 긴 시간동안 반성하며 발버둥을 치듯 고민을 이어갔지만 그런 시도는 불편함의 대상이 될 뿐이었고, 주변 사람들과 더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마음가짐’과 ‘방향성’과 ‘단 한발자국의 개선’이고, 그로인한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속성장이 가능한 관계’일 뿐인데 그런 마음과 방향성과 개선의지와 관계추구를 하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7.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본질적인 노력이 이 혼란의 시대를 관통하는 메세지가 될꺼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보다 훨씬 훌륭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소수의 운동가들이 가장 훌륭한 마케터로 등극하게 될꺼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가짐’과 ‘방향성’과 ‘단 한발자국의 개선’이 기업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외치면서 그 방법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나의 삶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더욱 깊이 점검할 것이며, 내가 세상을 향해 내고자 하는 메세지를 더욱 날카롭게 갈고, 더욱 진하게 정제하며, 더욱 넓게 퍼뜨리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것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이 마케팅이 혼란에 빠진 시대를 관통하게 될 마케팅은……
아니 이 혼란의 시대를 평정해야 할 마케팅은……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리딩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Creative Director /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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