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뜬 ‘한시간만에 백플립 배우기’를 보고……
백덤블링과 백플립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어쩜 그리도 그게 멋있어 보였는지……
내 나이 20살, 춤에 완전 미쳐 있었을 때였고 몸은 끓어오를 때였고 그만큼 생각은 없을 때였다.
그냥 무조건 배우고 싶었다.
춤추다가 마무리로 뙇! 써먹으면 하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을 것 같다.
(학교 공부를 잘 하면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면 서울대에 갔겠지?)
젠장, 그런데 주변에 백플립을 할 줄 아는 인간이 없었다.
비디오테이프 돌려가며 방법을 대~에~충 알게 되었다고 해도 내 목을 걸고 도전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수소문 끝에 합기도장에서 백플립을 가르쳐준다는 얘기를 듣고 한달 관원비 16만원을 챙겨서 찾아갔다.
“사범님, 저 딱 한달만 다니고 싶습니다.
그 한달 동안 백핸드스프링이랑 백플립만 좀 알려주세요.”
그걸 배워서 어디에 쓰려고 하냐는 사범의 질문,
춤추다가 마무리로 이걸 뙇! 시전하면 간지나지 않겠냐는 나의 대답.
사범은 갑자기 돈봉투를 내쪽으로 밀더니 넣어두란다.
그리고 그냥 가르쳐줄테니 조건이 하나 있단다.
본인 여친이 클럽을 너무 좋아해서 허구언날 끌려 가는데 몸치란다.
명색이 사범이고 허구언날 몸쓰는게 일인 사람인데 몸치란다.
이 글 읽는 당신이 생각해도 웃기지?
나도 웃겼다.
그 여친도 웃더랜다.
그래서 환장할 노릇이란다.
혹시 바비브라운(일명 토끼춤) 잘 추면 그거 하나만 마스터 시켜달란다.
그렇게 우리는 극적인 딜을 이루었다.
그는 내게 백핸드스프링이랑 백플립을 전수할 것!
나는 그에게 바비브라운을 전수할 것!
바비브라운을 출 줄 아는 인간이라면 내가 얼마나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낸 것인지 잘 알 것이다.
그 협상은 내 인생에서 기리 남을 그런 협상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난 그때 16만원을 도로 주머니에 집어 넣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 했다.
내가 백핸드스프링이랑 백플립을 배우는데 걸린 시간 30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배울 줄은 몰랐다.
내가 천재거나 그가 천재사범인 줄 알았는데 둘 다 아니라고 하더라 다들 30분이면 배우고 넉넉잡고 2시간이면 확실히 몸에 배이도록 익힌다더라……
그리고 내가 그에게 그 간단한 바비브라운 하나 가르치는데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두달……
그렇게 긴 시간동안 가르칠 줄은 몰랐다.
가르치는 내가 병X이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합기도 사범을 병X이라고 생각했다가 혹여라도 그게 입밖으로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그의 주종목이 내게 쓰여질지도 모르니……
내 인생 동안 만났던 가장 심각한 몸치,박치……
그놈의 쿵쿵짝이 누군가에게는 그렇게도 어려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달으며 이왕 시작한거 바비브라운 만큼은 현란하게 출 수 있도록 만들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왜?) 난 두달 동안 그를 가르쳤… 아니 개조했다.
그리고 그때의 내 협상은 내 인생에 가장 폭망한 협상이 되었다.
내가 그에게 배운 시간 30분,
그가 나에게 배운 시간 30시간.
(격일로 가서 한시간씩 두달)
난 그때 그에게 백핸드스프링과 백플립만 배운거라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난 그때 그에게 끈기와 교육의 태도와 트레이너로써의 가치와 인내와 근성 등을 배운거라고 내 정신을 개조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면 그 협상을 했던 내가 너무 병X 같아서 용서할 수가……
휘리릭 휘리릭 휘리리릭!!!!
암튼 난 그때 무진장 잘 돌았다.
연속으로 2회 백핸드스프링을 하고 마지막으로 백플립으로 마무리를 하는 순간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 환호성이 좋아서 자주 클럽에 갔고 자주 빙글빙글 돌았고 난 주인공이 되었다.
알만한 사람은 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클럽에서 백플립을 돈다는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난 백플립을 배운지 3개월만에 목이 부러질 뻔한 사고를 당하고 그때의 트라우마로 백플립을 잃었다. (백핸드도 함께……)
그나저나 그때 그 사범이 바비브라운을 잃진 않았겠지?
그 현란한 발놀림을 보고 여친이 뿅 갔다며 내게 “사부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던 그 형……
부디 그 여친한테 장가 갔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투자한 시간이 조금이라도 보람이 되지……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리딩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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