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실패하기”를 읽고……
1. 내가 만났던 그들이 그랬다.
비교적 좋은 대학을 나왔든 비교적 평가가 낮은 대학을 나왔든,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든,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든,
그런 것과는 상관 없었다.
그들에게는 작고 뜨거운 열정이 없었다.
아주 사소한 즐거운 상상을 위해 도전해보는 것이 없었다.
대단한 것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 굼뜬 엉덩이를 움직이게 하려면 어마무지하게 큰 결심이 필요했다.
그들은 머리로만 모든 것을 해보려고 했다.
머릿 속에서만 사업이 시작하고 머릿속에서만 사업이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시간과 돈을 아꼈다고 뿌듯해 하는 이들이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들을 싫어한다.
함께 있으면 숨이 막힐 것만 같고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어둠의 기운이 내려오는 것만 같고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물리적으로 내 몸이 그들을 거부한다.
2. 그렇게 살면서 그런 인생에 대해 흡족해한다면 상관 없을 것이다.
본인 인생이니까 그렇게 컨셉을 잡았다면 존중해줘야지.
문제는 본인도 그런 본인에 대해 답답해한다는거다.
내가 만난 그들은 은근히 짜증도 많고, 화도 잘 냈다.
내 앞에서는 안그런 척 했었지만 집요하게 주변을 파낸 결과 그들의 짜증과 화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내게도 짜증과 화가 많았다.
하지만 그 색깔이 완전히 달랐다.
나 같은 유형의 짜증과 화는 원인과 이유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명료하며 그것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의 짜증과 화는 두루뭉술하며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런 말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건데!”
(생각해보니 난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3. 본인도 그런 본인이 싫다며 인간개조를 원한다고 찾아왔던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
그들은 내 에너지를 쪽쪽 빨아 먹는 두려운 존재라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데 팔자가 그런건지 내가 말은 이렇게 해놓고 마음 속으로는 그들을 싫어하지 않는 건지 내 인생에서 만난 이들 중 99%가 그들이었고 난 그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정말 황당한 것은……
그들은 가르쳐달라고 해놓고 듣질 않는다.
뭔가 제시를 하면 그게 안되는 이유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공을 차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그들은 스스로에게 태클을 거는데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그러면 내 앞에서 그러지 말고 내 눈에 안보이는 다른데 가서 그러라고 하면 울면서 매달렸다.
희망이 없다고 이런 자신이 싫다고 달라지고 싶다고……
그래놓고 또 태클만 건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만으로 인생을 허비한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변화해낸 사례들이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세가지였다.
첫번째,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했다.
그들은 부모의 말을 더이상 듣지 않았다.
두번째, 학교를 휴학하거나 그만 두었다.
그들은 기존의 트랙에서 화끈하게 내렸다.
세번째, 정반대로 뛰었다.
그들은 무조건 지금까지의 선택에 정반대의 선택을 하고 미친듯이 달려갔다.
그렇다. 그 세가지는 내가 내 자신에게 내렸던 처방이었다.
난 부모님 처럼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생각이 내게 들어오는 것을 원천봉쇄 했고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고 있는 위인들의 생각에만 집중 했다.
학교는 진작에 때려치웠다.
교단에 서 있는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생각이 내게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야 했다.
생각을 최소한으로 하고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고 있는 위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것을 무조건 했다.
그때의 나는 성공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박혀 있는 쓰레기 같은 습성을 바꾸는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 내게 영향을 주고 있는 존재를 전부 바꿔버리고, 환경을 전부 바꿔버리고 끊임 없이 정반대의 마인드콘트롤을 했다.
5. 난 인생이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에 병치레를 많이 하기도 했고 부부싸움이 잦은 가정환경에다가 끊임 없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일찌감치 죽음을 동경하며 살았던 덕분이다.
그 덕에 나는 인생이 짧을꺼라고 생각했고 그 인생을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로 채우고 싶지 않았다.
그에 비해 그들은 마치 한오백년은 거뜬히 살꺼라 생각하는 사람들 처럼 느껴졌다.
그들에 비하면 난 지극히 조급한 사람이었고, 지나칠 정도로 제멋대로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들에 속하는 선배들과 친척들은 나를 잡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지만 결국 그들은 나를 조금도 그들의 세계로 끌어들이지 못했고 오히려 밀어내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위계질서를 흐트린다는 것과 분위기를 망가뜨린다는 것 한가지로 모든 욕은 내가 먹어야 했지만 난 그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더한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 정도 열망이 있어야 했다.
그들이 바뀌기 위해서는……
6. 그 이후로 내가 얼마나 많은 실패를 경험했는지 어떤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오죽하면 예전에 만났던 드라마작가가 내 인생은 절대 드라마가 될 수 없다고 말했었다.
어느 정도 일반적인 삶의 느낌이 나야 드라마가 되는거지 지나치게 결이 다르면 너무 판타지 같아서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 얘기를 듣고 너털 웃음을 지었던게 생각난다.
고2때까지 아버지에게 들었던 말 중 기억나는 것은 세가지 밖에 없다.
“네가 할 줄 아는게 뭐가 있다고!”
“허구언날 쓸데 없는 짓꺼리만!”
“뭐든 고장만 내는 멍청이!”
아버지는 그런 말을 자주 하지 않았다고 억울해하시겠지만 그 말이 다른 말을 모두 뒤덮고 내 기억을 송두리째 장악했을 정도였다는 것은 팩트이다.
그런데 그 말씀은 정말 팩트였다.
난 정말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학교공부도 안하고 있었고, 허구언날 학생의 본분과는 거리가 먼 짓을 일삼고 있었고, 호기심에 뜯어본 모든 것들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어휴….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망정이지 그마저도 없었으면…… 난 정말 오리지널 똥멍충이였다.)
그 뒤로 오랜 세월이 걸렸고, 온갖 바보짓을 일삼으며 살아왔지만, 난 아버지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할 줄 아는게 정말 많다는 것을,
정말 중요한 것을 잘 해낸다는 것을,
과거의 똥손이 제법 여러가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셀 수 없는 실패는 사람을 이렇게 바꿔놓았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말이다.
7. 난 생각이 정말 많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두려움도 많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난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도 나를 정말 정말 잘 아는 사람들은 말한다.
“제이든이 알고 보면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아니야.” 라고….. ㅋ
난 아주 짧게 기간을 정해놓고 생각한다.
그 기간이 지나면 결정난대로 무조건 달린다.
평생 그것만 할 것 같은 태도로 100일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나서 다시 결정한다.
더 할껀지 말껀지……
무언가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내 스스로에게 무조건 질문 한다.
“이 판단을 지혜롭게 내릴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나한테 있나?”
없다는 답이 나오면 관련 책부터 몇권 읽고 무조건 해본다.
지식도 없고 경험도 없고 지혜롭지도 않은 똥멍충이가 생각을 길게 하면 똥만 나온다는데 내 지론이다.
모르는 놈은 아는 놈에게 안된다.
아는 놈은 해본 놈에게 안된다.
누구든 타고난 슈퍼천재에게 걸리면 소용 없지만……
그런 천재는 세상에 몇 없으니 무시하면 되고,
일단 나 자체가 그런 천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나만의 패턴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지금까지 내가 해내고자 했던 것은 거의 다 성공적으로 해냈다.
비결은? 인디언 기우제와 같다.
될 때까지 하니까 되는 거다.
그 과정에서의 실패에 절대 머물러 있지 않는다.
20대에 회사가 부도가 나고 소송을 다섯개나 직접 해야 했었던 그때도 딱 5일만 좌절하고 술 퍼먹고 다시 일어섰다.
인생은 길다고 하지만 그건 내게 적용 되지 않는 얘기였다.
내일 살아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부딪히고 또 부딪히며 뜨겁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덕에 바보짓도 뜨겁게 하고, 그 바보짓에서 빠져 나오는 것도 빠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8. 나 역시도 정기적으로 비판적사고회로를 돌린다.
안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전부 뽑아낸다.
그 다음으로 그 경우의 수 중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걷어낸다.
그것에 대해 생각을 더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내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따위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작하면 그 자체로 하게 되는 거고,
계속 하면 할 수 있게 되는 거고,
더 오래 계속 하면 잘하게 되는 것이 진리다.
크나큰 우주에서 먼지 같이 작은 존재인 내가 그 위대한 진리에 반론을 제기해서 뭘 얻겠다고……
내 의지와 상관 없는 경우의 수를 모두 걷어낸 다음에는 내 자신과의 싸움 밖에 남지 않는거다.
그 뒤로는 모든 시간과 에너지는 해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전부 쏟아붓는다.
물론 움직이면서……
9. 난 내 자신이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침 없이 쓴다.
가감 없이 쓴다.
쓰레기 같았던 내 인생도 그냥 써내린다.
죽는 날까지 따라다닐 약점도 모두 쓴다.
그게 나니까…..
감춘다고 해서 그런 내가 바뀌는 건 아니니까
신이 알고 내가 알면 모두가 아는거니까…..
난 무조건 다시 일어서니까
쉬지 않고 달리니까
끊임 없이 개선하니까
그런 나의 패턴을 신뢰한다.
난 깨끗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태어나서 더럽혀지고 망가졌었다.
하지만 강한 의지를 품은 뒤로 난 다시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만들어져가고 있다.
험한 상처도 있고 때도 잔뜩 묻어 있지만 그게 바로 내 인생이기에 그 상처와 때를 지우려고 하지 않는다.
끌어안고 인정한다.
보듬고 직면한다.
그때 넌 그랬구나….. 라고 이해하고,
지금의 난 이렇다….. 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난 만들어져간다.
10.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이 ‘주저함으로 가득한 그들’이라면 부디 생각해보기 바란다.
내일 분명히 살아 있을꺼라고 확신하는지……
일주일 뒤에, 한달 뒤에, 일년 뒤에 살아 있을꺼라고 정말 확신하는지……
그리고 만약 내 인생이 단 일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면,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래도 지금처럼 살고 있을 것인지 잘 판단해보길 바란다.
시간이 그렇게 밖에 남지 않았다면 법이고 나발이고 완전 개차반으로 살겠다는 인간쓰레기 같은 똥멍충이 빼고……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돌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 당장,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을꺼다.
그리고 본인이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책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죽은 인간 중에서 많이 찾아라 그들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길을 꾸역꾸역 걸어가는 이들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물론 살아있는 인간은 실망시킬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고!
당신이 타고난 슈퍼천재가 아니라면,
세상의 모든 것을 머리로만 계산할 수 있는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생각을 멈추고 ‘멋진 실패를 위한 과감한 도전’을 시작하기 바란다.
두려움 같은 건 고민할게 아니다.
원래 용기라는 단어는 두려움을 가진 이를 위해 존재하는 단어니까…..
두려움이 없는 이는 용기도 필요 없다.
겁이 없다는 것과 용기가 있다는 것의 차이 정도는 구분할 수 있기를……
이 세상에 존재 했던, 존재하는 수많은 용기가 솟구치는 사람들은 모두 당신 만큼 두려움이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까짓 두려움이 별거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아가자.
다음 번에 이런 책을 읽게 될 경우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칭찬 받는 기분이 들도록!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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