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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간신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by BRAND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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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온통 뒤숭숭한 시점이어서 그런지 이 책은 많은 부분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조선말기 일본으로부터 침탈을 당한 것도, 해방 전후로 온갖 친일세력들과 적폐들이 나라를 유린한 것도 오직 그들만을 탓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이 특별하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은 아주 평범한 보통사람 이라는 설명에서 아직 리뷰를 쓰진 않았지만 얼마전에 읽고 아내와 심각하게 토론했던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이란 책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어찌보면 보통사람들이었던 그들이 아주 조금, 단 한발자국 권력에 가까이 있었을 뿐이고, 그때의 리더들이 그들을 간신이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들의 치졸하고 악한 행위를 정당화 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도 그들 처럼 권력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처럼 더러워졌을 것이라는, '우리 인간의 연약함과 한계'와 '부와 권력의 악함'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얘기 입니다.


한편 책의 서두에 나오는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서 '육도'에 나오는 팔관법이라는 인재를 보는 여덟가지 기준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비춰보게 됩니다.
한 말기 학자 유향이 지은 설원에 나온다는 여섯 유형의 해로운 신하, 육사신의 기준에 대해서도 제 자신의 인물됨에 대해 냉정하게 비춰보게 되었고요.
한편 팔관법의 내용과 육사신의 내용이 한데 연결 되는 듯 했습니다.
(팔관법의 내용을 잘 살피지 못하고 사람을 뽑으면 육사신 같은 존재가 된다는 뜻으로 느껴졌습니다. / 팔관법과 육사신의 내용은 이미지 상에 캡쳐 해두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팔관법에 왜 그런 내용들이 써져 있는지 참으로 부끄러운 가운데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주 어린시절의 저는 제가 제법 정의롭고 제법 공의로우며 제법 신의가 있는 사람일꺼라 생각했었지만 저는 차례차례 제 자신의 기대를 부숴가며 살아왔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돈을 만지게 되면서 크게 넘어졌었고, 우두머리가 되자 크게 넘어졌었고, 여자 문제로 크게 넘어졌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조심해야 하는 문제들에는 항상 걸려 넘어진, 참으로 어리석기 그지 없고, 나약하기 그지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작은 돌에도 걸려 넘어지던 제게 만약 역사의 간신들 처럼 큰 돌에 걸려 넘어지게 되는 상황이 주어졌더라면 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되돌아보니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그 간신들과 다른 점이라면 마흔이 된 시점 부터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자신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직면한 상태로 예의주시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 같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제 인생을 이제부터라도 명예롭게 그려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살고 있다는 점 같고요.
방향을 바꾸는 선택을 한 만큼 가족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참 감사합니다.
(그만큼 돈과 권력과 이성을 두려워 하고 조심하게 된 것이 참 감사하네요.)


한줄서평 : 모든 인간 속에 살고 있는 '간신의 마음', 그것을 적나라 하게 들여다보고 싶으신가요?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인간의 악함과 나약함을 인정하고 부디 현명한 삶을 사시게 되길, 그리고 이 사회에 '비교적 좋은 리더'가 세워질 수 있도록 건강한 표를 행사 하시길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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