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감정 수업

하기 힘든 말을 꺼내고, 불편함을 기꺼이 마주하는......

by BRAND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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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심리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면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생각과 사람은 모두 똑같다는 생각 두가지가 번갈아가며 떠오르게 됩니다.

순서의 차이가 있을 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관심사의 차이가 있을 뿐, 에너지의 차이가 있을 뿐, 환경의 차이가 있을 뿐, 상황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가 똑같은 것을 원하고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그 순서,정도,관심사,에너지,환경,상황 등을 파악하지 못하면 결국 그 사람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고 그 더 나은 관계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도 다시금 곰씹게 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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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감정수업을 읽다보니 '팀장’이라는 위치를 먼저 떠올려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대체적으로 직위가 높은 사람이 팀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점점 많은 기업들이 직위와 상관 없이 그 일에 가장 전문성이 있거나 가장 열의가 있는 사람을 팀장의 자리에 앉히곤 하는데요.

그 자리에 앉아보신 분들은 모두 경험하셨겠지만, 몸시 고통스러운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눈동자들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고, 팀원들이 마치 법정에서 피의자를 바라보는 배심원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내 프로젝트를 위협하는 경쟁기업 담당자와도 같이 느껴지기도 하죠.

그런 감정이 올라오는게 이상할 것도 없는 자리이기에 그 자리에서의 중압감을 얼마나 용기 있게 그리고 현명하게 떨쳐내야 하는지가 중요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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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의 저는 그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카리스마로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지식적으로 기술적으로 뛰어나야 하며 모든 것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때 제가 갖고 있었던 팀장의 이미지는 바로 '특수부대 지휘관' 이였던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만큼 그런 제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요.

왠걸..... 저는 실력이 계속 늘고 있는데 팀원들의 실력이 제 생각만큼 성장하질 않았습니다.

팀원들과의 관계도 적정 거리에서 도통 좁혀지지가 않았고요.

그럴수록 저는 제 지식과 실력이 부족한 줄 알고 더 공부하고 훈련했고, 저의 프레젠테이션 역량이 부족한 줄 알고 더 잘 가르쳐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들의 생각을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줄 알고 다양한 상담과 테스트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데이터화 했습니다.

그만큼 양적성장에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뭔가 알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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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어서야 저에게 '감성적인 어루만짐'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필요함을 채워주는 것, 계속 질문하고 들어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보다는 더 미묘한 감성적인 터치, 잔정 처럼 느껴지는 세심하고 애정 어린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렇다보니 그들이 제게 열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렇다보니 제게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게 된 후로도 저의 시행착오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게 뭔지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가슴으로는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저는 왜 아내가 그토록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느꼈던 매력이 무엇이었는지도 좀 더 확연해지는 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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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무척 냉정한 듯 하면서도, 벽이 쌓여 있는 듯 싶으면서도 세세한 터치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본인도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아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할머니와 장모님이 그런 분이셨더군요.

아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최고의 덕목을 갖추고 있었고 그것을 잘 사용하고 있었다닌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저는 아내가 저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저는 전에 비해 많이 따뜻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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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새로이 깨닫게 된 팀장의 이미지는 '훌륭한 부모' 였습니다.

방향 제시를 분명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하고,

가르쳐줘야 할 것을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고,

결단력 있게 결정을 내려주고,

속상해하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고,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독려해주고,

그 모든 과정에서 그들 모두를 끌어안아주고 연결해주는 구심점의 역할을 하면서 모두에게 존경 받을 수 있도록 솔선수범을 해나가는 것......

그리고 결과보다도 그 어려운 여정을 함께 하는 것 자체를 기뻐하는 것, 감사하는 것, 행복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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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감정수업, 이 수업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수업이었습니다.

지식과 기술 보다 훨씬 더, 카리스마 보다 훨씬 더, 남녀의 성별차이와 기질적 차이를 깨우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지만..... 이만큼 어려운 영역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추구하고 계속해서 걸어가며 알아가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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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의 팀장 자질은 어떤가요?

Q. 여러분은 얼마나 감정전문가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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