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런트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아이디어 브랜드는 어떻게 세상을 경영하는가?

by BRAND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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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제게 똑같은 말을 던지곤 했습니다. “뭔가 다르다.”

다르게 보이기 위해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 같다는 비웃음도 많이 사곤 했습니다만 사실 제가 병적으로 집착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같음 이었습니다.

색다른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아름다운 느낌이 아닌겁니다.

그저 같은 것이 너무 싫어서 몸부림 치며 탈출 하려고 했을 뿐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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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이었지만 우리집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과 다른집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게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주변 형들이나 동갑내기들이나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 비슷비슷 하게 보였습니다.

모두가 불행에 쩔어 있는 느낌.....

그저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한 듯한 느낌......

그들은 제게 똑같은 손짓과 몸짓과 말을 건냈습니다.

너라고 뭐 다를 것 같냐, 그냥 평범하게 살아라, 괜한 고생 하지 마라..... 그들은 저를 그들과 똑같이 만들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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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좀비떼에 쫓기는 상황에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 처럼 엄청나게 마인드콘트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들처럼 살기 싫어! 저들처럼 되기 싫어! 차라리 죽을꺼야!

그래서 그냥 무작정 그들이 하는 것과 반대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 안에 다른 무언가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전 반항으로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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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반항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천덕꾸러기, 집에서도 천덕꾸러기 였습니다.

내신은 15등급 중 14등급, 공부를 해봤자 40등대, 일반적으로 끝에서 5위권..... 공부는 아예 놓고 있었는데 질문도 많았고 무척 튀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래저래 맞을 짓을 스스로 벌었던 거죠.

선생님한테도 맞고, 일진들에게도 맞고, 동네형들에게도 맞고, 부모님에게도 맞고, 친형에게도 맞고......

저는 사고를 치지도 않았고 못되게 굴지도 않았지만 동네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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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면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습니다.

한순간이라도 나를 때렸던 사람들을 전부 떠올리며 당신들 처럼 살지 않을꺼라고 울부짖었던 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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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부터 효과를 봤던 것 같습니다.

어떤 특별한 전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다수가 하는 것과 반대로 했을 뿐인데 칭찬을 받게 되더군요.

알바를 해도 정해진 시급 외에 따로 용돈을 자주 받았고, 선배들 회사에 잠깐 놀러갔다가도 금방 고급알바를 따내곤 했습니다.

군시절에도 주요 고참들과 장교들, 사단본부의 주요 간부들에게까지 인기를 끌었고, 지겨울 정도로 포상휴가를 나왔습니다.

사회에 나온 뒤에도 고졸신분으로 남의 직장에 들어가긴 힘들어도 남들과 반대로만 하면 여기저기에서 스카웃을 받게 되고 프로젝트를 쉽게 딸 수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깨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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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성장이었습니다.

일정 단계가 지나면 ‘같은 것’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는 오직 ‘다른 것’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조직이 커지질 않았습니다.

항상 불협화음으로 가득했고 언제나 외로울 뿐이었습니다.

제 삶이 어린 시절의 그들과 완전히 달라진 것은 사실이었으나 이 역시 제가 바랬던 모습은 아니었던거죠.

아니 오직 ‘그들과 같지 않길’ 바랬을 뿐이니까 바랬던 것을 이룬 것은 맞았습니다.

하지만 거울 속의 제 모습도 불행해보이긴 마찬가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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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몸부림 치듯 살던 삶을 멈추게 되었고, 모든 것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45살..... 이제 겨우 새롭게 시작한지 만 6년이 지났습니다.

6년간 차근차근히 외면 했던 세상의 반쪽도 직시하게 되었고,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좀 더 이해 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도 배워나간 것 같습니다.

그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거리가 많이 좁혀진 것 같습니다.

저를 희한한 사람으로 여기고 구경만 하던 사람들이 이젠 제가 편해졌다고 하고, 제 삶을 궁금해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이렇게 살면서도 웃을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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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보 같아 보이고, 무능력하게 보이고, 답답하게 느껴지고, 비전도 없어 보이는데, 그들 주변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제게 돈 버는 방법을 물어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아성찰 방법을 물어보고, 부부관계를 물어보고, 자녀관계를 물어보고, 내려놓는 방법을 물어보고, 새출발을 물어보고, 다르게 사는 방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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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1년 출간된 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의 책이죠.

가족들과 중국 원저우에서 생활 하면서 답이 나오지 않는 인생을 부여잡고 아주 끙끙 대고 있을 때 입니다.

그때 이야기 하는 다름은 지금 사회가 이야기 하고 있는 다름과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펼쳐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다를게 하나도 없네요.

요즘에는 1년마다 강산이 변하는데, 그런 세월이 9번이나 지나갔는데, 다름의 메세지는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같음’으로 가득하고, ‘다름’의 가치는 계속해서 빛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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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인가 저는 연구덕후가 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현상이 보이면 이리저리 파보고 패턴을 찾곤 했으니까요.

사람들이 어떤 ‘같음’을 추구하고 있는지 발견했을 때 그걸 활용해서 돈을 벌려고 했으면 진작에 부자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같음의 길을 발견하자마자 저는 또다시 반대길을 떠나곤 했으니 돈과는 인연이 닿을리가 없었습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지금이라고 아주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같음을 파보고 있고, 계속 다름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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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조금씩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크게 달라진게 없는데 세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덩달아 저도 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저의 다름이 세상의 같은과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또다른 다름과는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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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은 ‘같음’ 쪽이신가요? ‘다름’ 쪽이신가요?

Q. 여러분이 추구하시는 삶은 어떤 삶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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