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고지마치 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by BRAND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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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정은 2009년생, 2010년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유치원과정과 초등학생 과정을 모두 언스쿨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육아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어린시절에는 언스쿨링 환경이 그 어떤 교육환경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이라는 확신이 생겼고, 주변의 걱정을 무릅쓰고 강행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아이 모두 일찌감치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게 되었고 이제는 아이들이 결정한 분야에 대해 셀프스쿨링이 가능하도록 '플래닝&스케줄링'과 생산성향상훈련법을 가르쳐주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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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다음단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활공동체가 확장될 경우 공동체 내의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서 언스쿨링을 한다면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할지, 기업에서 육아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 언스쿨링을 적용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요.

영국 서머힐스쿨의 교육환경을 벤치마킹 하고 있긴 하나 숲을 끼고 형성 되어 있는 학교가 아니라 학교가 도심 속에 있는 경우와 빌딩 안에 학교가 들어가 있는 경우, 어떻게 언스쿨링 환경을 만들어야 할지 각각의 경우에 따라 설계를 구상해보고 있었거든요.

그런 지금, 고지마치중학교의 사례는 꼭 필요했던 또 하나의 좋은 선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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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머힐스쿨의 사례를 봐도 그렇고, 일본의 고지마치중학교의 사례를 봐도 그렇고, 어느 나라든 공교육제도가 탁월한 경우를 찾아보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노르딕국가들, 특히 핀란드의 경우 공교육 혁신을 통해 탁월한 차세대 공교육환경을 구축해내긴 했지만 그들 국민 모두가 갖고 있는 문화와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과는 전혀 다른 국가와 사회가 갑작스럽게 그런 혁신을 일으킨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선생님이 계시다면 척박한 사회구조 속에서도 전혀 다른 학교를 세워나갈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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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표지에 있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폐지', '고정담임제 폐지', '숙제 폐지' 등 구도유이치 교장이 지속적으로 싸워나가며 버리려고 했던 (지키려고 하는게 아니라) 것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학교가 진정으로 학교답게 바뀌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의 '당연함'을 버릴 수 밖에 없는데요.

그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그 어려운 길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셨던 그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저희처럼 한 가정이 그 길을 걷는 것도 이처럼 어려웠는데 학교라는 조직을 그처럼 혁신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으니까요.

우리 가정이 문제의식을 바로 잡는 것도 어려웠지만 다른 분들의 문제의식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때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불가능하다고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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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은 무엇을 더 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을 뿐,

무엇을 주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시거든요.

최선을 다해 새로운 것을 하나라도 더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최선을 다해 잘못된 것을 찾아서 합리적으로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쏟아져나오고 있는 불필요한 정보들을 걸러내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흘러들어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해서도 저희가 걸러내는 것을 그분들은 그대로 방치하고, 저희가 흘러들어가도록 하는 것을 오히려 걸러내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 개념과 습관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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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고, 점점 주저 앉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일으켜주고 싶어도 제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결국 아이들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된 뒤에야 문제를 직시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답답함은 이루어 말로 형용할 수가 없고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수록 내게 주어진 이 가정을 더욱 더 확고하게 지켜나가자고 재차 다짐을 하게 될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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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학교답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전에

교육이 교육답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주어져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았을 때,

학교는 철저히 두번째 문제이고, 가정이 가장 중요한 곳인 만큼,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학교가 아니라 가정이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변하고 아이들이 성장하길 바라지 본인이 변하고 본인이 성장하길 바라지 않으니까요.

하.... 어렵네요...... 참으로 어렵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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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은 어떤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셨나요?

Q. 여러분은 어떤 학창시절을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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