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로 24년, 그럭저럭 터득한 글쓰기의 기본에 대하여
“여보, 당신 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좀 쉬어봐요. 넉넉하진 않지만 우리는 이미 시간부자 잖아요.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깊은 행복을 위해, 더 가치 있는 미래를 위해 우리가 벌 수 있는 돈들과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요소들을 전부 포기하고 내려놓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쉬면서 생각 좀 해보는게 어때요?”
/
아내의 말을 듣자마자 제게는 두가지 생각이 휘몰아쳤습니다.
일을 줄이고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 역시 깊이 공감하는 내용이었는데.......
일을 아예 하지 않는다?
상상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일을 안한다고 해도 일년에 1~2개월 투자만 해도 3~5천만원은 벌었으니까 가계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그것 자체를 아예 놔버린다고?
너무나도 어려운 고민이었지만 저는 아내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
거울 속의 제가 점점 더 무가치한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자연스럽게 신경쓰게 되는 것은 가사......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전혀 돈이 되지 않는 가사일에 신경 쓰게 되더군요.
그러던 중 아내가 제게 물어봤습니다.
“요즘 생각하는 건 잘 되고 있어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음.... 아니요. 그냥 뭐가 뭔지 모르겠고, 당신에게 미안하고 눈치도 좀 보이고 그저 가사에만 신경이 쓰이네요.”
그런 제게 아내는 한층 더 센 수위의 제안을 건넸습니다.
“그럼 가사도 하지 말아요. 제가 다 할께요.
온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을 가져보세요.”
/
3개월을 뒹굴거렸습니다.
슬그머니 나가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면 아내가 웃으면서 “원래부터 해주셨던 아이들 언스쿨링 신경 쓰는 것만 해주세요. 다른 건 안해도 되요.”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만들어주고, 그 와중에도 저를 계속 보듬어주고 안아주었습니다.
/
노는게 일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힘들었지만 그 3개월을 보내면서 저는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말 깊은 사랑 속에서 이루어진 온전한 쉼이었기 때문에 정말 행복한 재충전의 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무엇을 해야 할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아내가 이야기 한 겁니다.
“당신 책도 빨리 잘 읽고, 글쓰는 것도 잘하잖아요. 북리뷰를 해보면 어때요?”
저는 반문 했습니다.
“제.... 제가 글을 잘 쓴다고요?”
아내는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잘 하는게 뭐~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돈 많이 벌고 있어야만 잘 하는 건가요? 본인이 좋아하고 돈이 되지 않아도 즐겨하고 있는게 그 자체로 잘하는 거잖아요. 당신의 글은 투박하지만 솔직해요. 당신을 모두 내려놓고 있고요. 바보 같고 어리석은 부분일지라도 당신 속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꺼고요. 그렇게 도움이 되는 글이 된다면 그건 이미 잘 쓰는 글인거 아닌가요?”.
이 정도의 얘기를 듣고 시작하지 않을 수는 없죠.
그렇게 북리뷰가 시작 된 겁니다.
/
아내는 최근 들어 Read in minute 이라는 세련된 느낌의 계정명으로는 투박하고 솔직한 저를 잘 나타내기 어렵다면서 ‘고릴라아재’ 라는 계정명까지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계속 글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말이죠.
아주 마음 먹고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니까요.
/
이 책은 제게 아주 큰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다는 제목도 큰 위로를 주지만,
저는 그냥 제가 즐거워서 쓰는데요? 라는 표지문구도 지금 저의 글쓰기를 그대로 응원해주는 듯 합니다.
/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44살 먹고서야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제게 글쓰는게 너무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전하곤 합니다.
“그냥 솔직해지시면 됩니다. 그 솔직함 자체가 힘이 될껍니다.
그냥 내 속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수다를 떨면 되는 겁니다.
주저리 주저리 메모로 떠들다 보면 그게 글이 되는 거죠.
좋은 글 쓰려고 하지 말고, 멋진 글 쓰려고 하지 말고, 팔리는 글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나를 보여주면 되는 겁니다.
그게 가장 나다운 글이 될꺼라고 생각합니다.”
/
Q. 여러분은 솔직하십니까?
Q. 여러분은 끊임 없이 성찰 중 이십니까?
Q. 여러분은 성장하고 있습니까?
Q.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