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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 ACTIVIST May 03. 2021

디즈니만이 하는 것

전 세계가 사랑하는 콘텐츠.기술.창의성 제국 디즈니



"이제 막 시작한 전문경영인으로써의 경력을 망치게 될 껍니다."  제게 조언을 해주던 헤드헌터가 격하게 저를 말렸던 것이 생각 납니다.

시작한지 이제 겨우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기업대표직에서 물러나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니 그런 반응이 나오는게 이상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것도 불과 수개월 전에 동일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만류는 너무나도 당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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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컨설팅을 부탁 받아서 대화를 나누다가 임원직을 제안 받게 되면서 제 주변의 반응은 말도 안된다고 거짓말일꺼라는 반응과 함께 드디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인정을 받게 되었다며 축하해주는 반응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만큼 잘 해내고 싶었고, 고졸출신 전문경영인으로써의 신화를 세워보자는 나름대로의 포부도 있었습니다.

조건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좋은 급여조건에 법인카드가 주어졌고 제가 제시한 프로젝트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역시 마음이 들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 언스쿨링을 중요하게 여기는 제 의사를 존중해서 출퇴근 시간이나 횟수까지도 모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조건까지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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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너무나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오너가 직원들을 지나치게 비인격적으로 대하고 있었고,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으며 창의성을 발휘는 커녕 의지 자체가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재정도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추진하기에 리스크가 너무 컸고, 여기저기에 구멍이 가득했습니다.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도를 몇가지 하고 난 뒤에 제가 내린 결론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제시가 아니라 회사의 문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를 이끌어달라고 요청을 했더니 회사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하냐는 클레임이 쇄도 했지만 저는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임직원 모두가 빨리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제 결정이 오너의 돈 뿐만 아니라 모두의 시간을 아껴주었다는 평을 받긴 했지만 그 시점 만큼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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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년 동안 저는 세번의 영입제안을 받아들였고, 세번 모두 3개월만에 그 자리를 물러났습니다.

당연히 그 헤드헌터의 말대로 저는 포트폴리오를 망쳐버린 사람이 되었고 전문경영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차버린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작년에 아내의 권유를 받아들여 오히려 모든 비즈니스를 중단하고 육아에 전념하겠다는 선언을 해버리게 되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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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이른 사업시작과 부도경험 그리고 여러 소송전,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들과 중국시장에 대한 도전, 한국으로 귀국과 새로운 적응 그리고 근래 들어 받았던 신기한 제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난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판단했을까, 다른 판단을 했다면 난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지금의 난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난 어떤 삶을 살아가길 바라고 있는 것인가를 다시금 곰씹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계속 질문하고 있습니다.

내 삶이 어떤 브랜드가 되길 꿈꾸고 있는가?

내 삶을 어떻게 경영하고 있는가?

내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점검하고, 발견하고, 혁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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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했던 나이는 23살, 지금 나이 45살.

이렇게만 적어놓고 보면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엄청난 내공을 갖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봤을 때 저의 39년은 헛되고 무지한 방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년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고자 마음 먹고 시작된 걸음마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39년의 멍청한 과거를 갖고 있는 만 6살짜리 어린아이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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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는 분들은 제 과거가 누구에게나 흔히 있을 법한 일들이고 주변을 둘러봐도 대부분 겪는 일들을 겪었을 뿐인데 그것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 하시곤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그만큼 지난 6년이 제겐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지난 날에 셀 수 없이 많았는데 그것을 매번 차버렸기 때문에 그만큼 후회가 막급한 것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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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저를 앉은뱅이로 만들었고, 계속해서 길을 어긋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도 제게 수많은 조언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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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제게는 인생철학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고 인기를 얻고 싶었을 뿐, 제 자신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딱 그 부분 입니다.

확고한 인생철학,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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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시작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 누구의 박수도 받을 수 없고, 온갖 부정적인 시선을 감당해야 하지만 제게 주어진 것에 집중하고, 제게 주어진 길을 한걸음씩 한걸음씩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올바른 기준이 담긴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것을......

생이 끝나는 날까지 그 씨앗이 작은 묘목 크기 밖에 성장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제가 일찍부터 바라고 바랬던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저는 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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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을 위해 빨래를 하고, 밥을 하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을......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차를 준비하는 것을......

저의 부족한 인생여정을 궁금해 하는 분들께 고개 숙여 말씀을 전하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책을 거울 삼아 제 자신을 돌아보고 계속해서 성찰해나가는 것을......

아내와 매일 같이 서로의 마음을 점검하고 진실되게 이야기 나누며 기도하는 것을.....

하루라도 더 일찍 시작되었어야 했습니다. 

제가 해야 했던 일은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깊이 있는 철학이 중요하고 원대한 방향성이 중요한 것일 뿐, 제가 해야 했던 일들은 의외로 단순하디 단순한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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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시마과장'이라는 만화시리즈를 통해 대기업 생태계에 대해서 깊이 있게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이 책을 통해 제가 꿈꾸고 있는 가정공동체, 이웃공동체, 조직공동체를 위해 지금 시점의 제가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확실하게 다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월트디즈니가 잘했던 것을 제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디즈니를 비롯해 롱런하고자 하는 브랜드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기초 중의 기초를 다지는 것 만큼은 꾸준히 해나가자는 각오와 다짐을 하게 되면서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이 하는 것'을 어떻게 축적시켜나갈 것인지 한층 더 생각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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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에게도 '나(우리)만이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Q. 여러분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합당한 지금을 보내고 계신가요?

Q. 여러분의 유지를 이어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길 바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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