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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 ACTIVIST May 04. 2021

죽음이란 무엇인가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정말 읽기도 어렵고 납득하기도 어려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라는 것 빼고는(?) 나쁘지 않은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죽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놓고 깊이 생각해보는 것은 그 어떤 시간 보다도 값질 수 밖에 없고, 지속적인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데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라는 것만큼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 입니다.


최근에 친할머니 장례를 치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돌아가시고 나면 한줌 흙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을 왜 인생 전체를 그토록 고통 속에서 사셨는지, 어쩜 그리도 자녀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 모두를 고통 속으로 밀어넣고 사셨는지.....

어쩜 이리도 할머니의 장례식장에 가는 손자의 발걸음이 무겁게 만드셨는지, 헤어짐의 아픔과 슬픔은 전혀 없고 그 삶에 대한 안타까움과 불쌍함만으로 가득하게 만드셨는지, 정말 오만가지 생각에 잠겼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형적인 유불교식(?) 장례를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은 부분에 있어서 허례허식이 만연한지, 얼마나 건강하지 못하며, 얼마나 공허하기 그지 없는 문화인지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살아계신 동안 함께하면서 기뻐하고 사랑하며 살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난 뒤 천당(?)을 기원하며 쉴새 없이 노잣돈을 올리고 그것은 결국 제사를 주도한 분의 주머니로 향합니다. 

세상살이 할 때도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 하려는 세상, 죽음 뒤에도 또 돈으로 해결 하려는 세상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일찌감치 시작 되어 30대 중반 전까지 저는 오랫동안 죽음을 동경하며, 죽음의 경계 바로 안쪽에서 살아갔습니다.

말 그대로 죽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고 무엇을 하든 목숨을 걸었습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는 단 한가지, 제게 죽음의 이미지는 삶의 종결이자 영원한 안식 이었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오는 수많은 고통들이 끝나는 순간이며 더이상은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죽음은 축복이었고 행복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깊은 고뇌와 무릎 꿇음과 깨달음 끝에 저는 점점 육체적인 삶과 죽음 보다 ‘진정으로 살아 있는 삶과 죽은 것과 다름 없는 삶’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의 삶이 어때야 하는가, 살아가면서 주어진 이들에게 어떤 추억과 기억을 남겨주고 있는가, 자신의 허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에 어떤 족적을 남기고 있는가, 그런 걸음걸음은 무엇을 위함이며, 어떤 걸음을 닮았는가와 같은 부분들이 곰씹어지기 시작했고, 그만큼 저의 삶은 급격히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육신의 죽음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육신의 종결, 영원한 안식 입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이 제가 갖고 있는 삶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 시켰습니다. 

전에는 단 한순간도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 늘어나고, 만족감이 늘어나고, 행복이 늘어나고, 가치와 의미와 보람이 늘어납니다.

이전처럼 어딘가 온전히 매여 있지 않으면 불안해하던 때와 너무나도 다릅니다.

이제는 그 어떤 곳에서도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 어떤 시간 속에도 저는 이미 멈출 수 있어졌고, 안식할 수 있어진 것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제가 먼저 죽고 장례식을 하게 된다면 제가 좋아했던 즐거운 음악을 틀고 모두들 화사한 옷을 입고 제가 너무나도 행복하게 살다가 떠나는 것을 기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어차피 누구나 딱 한번 살아가는 이 땅에서의 인생.....

한때는 참 어리석기도 했고, 실수도 많았고, 실패로 가득한 인생이었으나, 뒤늦게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잘못을 마주보게 되면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본인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본인의 삶을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가족에게 사랑의 흔적을 많이 남기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회고하며 그리움의 눈물은 조금, 좋은 추억 속에서의 웃음은 많이 흘러나올 수 있는 메모리얼데이였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대로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제게 주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기뻐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겠다고 약속 했습니다.



언젠가는 아내가 죽는 날 저와 함께 한 ‘살아 있었던 시간’들이 행복하게 기억 되길..... 

아이들이 죽는 날 아빠와 함께 한 ‘살아 있었던 시간’들이 아름답게 기억 되길.....

제가 기억하는 좋은 사람들의 죽음 이전에 저와의 기억들이 모두 의미 있게 기억 되길.....

그러기 위한 삶을 추구하며 담대하게 전진하며 살아가길.....



그 삶과 죽음이 남은 사람들의 삶에 진정한 의미로 이어지는 하나의 발자취가 될 수 있길..... 

마음 깊이 소망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Q. 여러분에게 죽음이란 어떤 이미지 인가요?

Q.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알려주고 있을까요?

Q. 지금 죽는다면 여러분의 가족은 여러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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