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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 Sep 15. 2015

17. 회식쟁이 남편의 급성 위염을 낫게 한 식사법

먹는 대로 사는 채식 이야기 by 꾸미

  남편과 결혼한지 4개월 차. 남편은 가끔 술을 참 많이 마시고 들어옵니다. 술이나, 모임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회식에 꼭 참석해야 하죠. 게다가 팀 막내라서 팀 사람들까지 다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 저와는 다르게 소화도 잘하고, 튼튼한 남편인데, 어느 날 늦게까지 회식을 하고 온 다음 배가 많이 따끔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몸까지 아픈걸 보면, 직장인 남편들은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평소 탈난적 없는 남편이라,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이렇게 탈 난적 없는 사람이 속이 아플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증상을 물어보니 급성 위염 같았습니다. 왜 이렇게 잘 아냐고요? 채식을 하기 전, 저는 약을 달고 살 정도로 위염에 자주 걸렸거든요. 물어보니 제 증상과 똑같아서, 속 아플 때마다 제가 먹어본 식이방법을 남편에 맞게 적용해 보았답니다.



▲ 급성 위염 남편에게 해준 식이방법

* 개인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참고 차원에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 하루, 이틀 속을 편하게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더 심해지시면 병원에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침에 일어나면 공복에 감자즙을 짜서 녹말도 함께 마시게 해주었습니다. 생감자즙은 위궤양, 위염에 좋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급성 위염에 걸렸을 때, 1주일 정도 마셔주는 게 좋습니다. 


2. 위염 증상이 있을 때는 가급적 1~2일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위가 자기 스스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도록 쉼을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배가 고프거나 활동을 해야 하는데 너무 힘이 없을 경우 아래와 같은 식사를 주었습니다.


3. 감자즙 먹은 후 2시간 뒤에 찹쌀죽을 끓여줍니다. 미지근한 물에 찹쌀가루를 풀어서 끓여주면 미음처럼 돼요. 소금이나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해서 먹으면 자극적이지 않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4. 점심에는 마 + 바나나 주스를 주었습니다. 마는 위벽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뿌리채소입니다. 마는 생으로 먹어주어야 위에 좋은 영양소를 많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마는 손바닥 길이 반만큼, 바나나도 반개 가량, 물을 소량 넣어서 스무디로 갈아 주었어요.

속이 좀 더 편하다고 할 때는, 마 + 사과 + 바나나 + 낫또를 섞어서 주기도 합니다.


5. 기운을 차리길래 저녁에는 표고버섯 미역죽을 주었습니다. 부드럽게 푹 끓인 다음에 반찬은 삼삼하게, 3가지를 넘어가지 않게 줍니다.








 양배추즙, 브로콜리 즙은 많이 봤어도 감자즙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우연히 감자즙을 만나기 전에는, 생감자에 즙을 내서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거든요. 대부분 삶아서 먹거나 볶아서 먹는 게 맛있다고 생각하는 감자는 사실 생으로 먹었을 때 좋은 영양소를 높게 섭취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감자는 위염과 위궤양을 완화하는데 아주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죠.





▲ 감자가 위염에 좋은 이유
 뿌리채소인 감자는 비타민c를 사과의 5배 이상 함유하고 있습니다. 비타민c는 우리 몸의 피부 점막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는 생채소나 생과일로 섭취해 주어야 좋습니다. 또 감자즙에 있는 비타민B 6은 염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해서 급성 위염에 걸리신 분들에게는 감자즙이 참 좋습니다. 일주일 정도 쭉 마셔주시면 속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외에도 감자즙은 나트륨 배출, 알칼리성 체질 개선 등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감자즙 복용법 

1. 감자는 동글동글하니 모양이 예쁘고, 싹이 나지 않는 것으로 고릅니다. 감자는 싹이 나기 쉬우니 가급적 소량으로 구매하시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햇빛을 차단시켜 보관합니다.


2. 감자 단면을 잘랐을 때 껍질 안쪽이 푸르스름하다면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감자즙은 바로 갈아서 마셔주는 것이 가장 좋으므로, 아침 공복과 저녁 공복에 마십니다. 저녁까지 마시기 어려우신 분들은 아침 공복에만 꾸준히 드셔 주어도 도움이 됩니다. 

4. 주스기가 없는 분들은 믹서기에 감자 반개를 조각 낸 뒤 감자가 갈릴만큼 물을 조금 넣은 뒤, 갈아 줍니다. 
컵 위에 면보를 올리고, 감자즙을 부어주면 즙과 녹말만 남는데 잘 흔들어서 마셔주시면 됩니다. 

5. 신장염 때문에 칼륨을 제한해야 하는 분들은 감자즙을 피해 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저는 급성 위염에 자주 걸려서, 양배추즙, 매실액... 안 먹어본 즙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 가장 효과를 빠르게 본 것이 바로 감자즙이었습니다. 해서 위가 쓰릴 때면 약처럼 달고 살았던 게 감자즙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감자를 어떻게 먹냐고요? 처음에는 두려웠는데, 먹고 보니 그냥 '감자 맛'이더라고요. (대신 싱싱한 감자를 선택해서 갈아주셔야 합니다.) 양배추즙처럼 떫거나 생비린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비위가 약하신 분들도 잘 마실 수 있습니다. 스무디나 밥을 먹고 싶을 때면, 마를 주 재료로 해서 먹습니다. 마에 대한 속 편한 레시피는 다음에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남편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위 식이방법을 적용한지 3일 만에 속이 편해졌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낫기 위해서 일주일 정도는 아침 공복에 감자즙을 꼭 주었고, 속이 편한 점심 / 저녁을 함께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후 남편은 다시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속이 편해야 인생도 편해집니다. 이 땅의 직장들이 일하면서 복통까지 얻지는 않도록, 속 편한 회식문화가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할게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과 가족들 모두, 속 편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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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런치 글은 '소화불량에 대한 오해 3가지' 글과 함께 보시면 더 좋습니다. 

https://brunch.co.kr/@brandcon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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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대로 산다.

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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