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대로 사는 채식 이야기 by 채식 꾸미
'세계 5대 슈퍼푸드 선정', '000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져'... 뉴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과 관련된 기사들이죠. 뉴스에서 슈퍼푸드 관련된 글이 나오면, 실검 1위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매량도 올라가기도 하죠.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유명한 의사나, 전문가가 나와 어떤 음식이 당뇨에 좋다, 암에 좋다 라고 하면 인기가 치솟곤 합니다.
저도 미디어에서 나오는 음식에 관한 정보를 즐겨보곤 합니다.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요. 하지만, 어떤 하나가 좋다고 해서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것은 참 위험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슈퍼푸드라도 동전의 양면처럼, 부작용이 함께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미디어의 정보가 '나'에게 맞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모두에게 100% 맞는 음식이란 없으니까요.
저는 채식을 권장하는 사람이지만, 100% 모두에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생식-로푸드는 체질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식이방법이기 때문에 내게 맞는 방법을 택해서 진행해야 하죠. 하나 예시를 들어볼게요.
몸이 찬 체질인 저는 '소음인'입니다. 소음인은 생식을 하기 힘든 체질입니다. 대부분의 생채소들은 찬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많이 복용하게 되면 몸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특히 가을/겨울에 생식을 하기가 힘듭니다. 또 소음인은 100% 채식을 하게 되면 기운이 빠지는 부작용이 있어 적당한 육식을 함께 곁들어야 아프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좋다고 하는 '현미'도 100% 먹기 어려운 체질입니다. 현미는 다른 곡식에 비해 소화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소화기관이 약한 소음인은 현미를 발아시키거나, 물에 오래 불린 뒤, 쌀과 함께 밥을 짓는 게 좋지요. 반면에 (제가 부러워하는) 태양인은 100% 생식을 해도 무리가 없는 체질입니다. 현미도 아주 잘 소화하죠. 위로 상승하는 기운이 강한 체질이기 때문입니다.
* 체질에 대한 내용은 '독소를 없애주는 현미채식' 책을 참고하였습니다.
소음인과 태양인을 예로 들었지만, 사상체질인 4가지 만으로도 규정지을 수 없을 만큼 사람의 체질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미디어에서 좋다고 하는 음식이나 식이방법이 내게 맞는 것인지는 꼭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몇 가지 음식상식에 대해 꼬집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생식은 무조건 좋다.
-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생채소를 먹게 되면 '세포벽'이라는 구조 때문에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장에 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자주 느낀다면, 세포벽을 파괴하는 조리법인 화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채소도 어느 정도의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죠. 그래서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복용하게 되면 복통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2. 과일과 채소를 섞은 스무디 & 주스는 삼시 세 끼 먹어주는 것이 좋다.
- 로푸드 스무디와 주스들은 디톡스 효과가 탁월합니다. 하지만 주스와 스무디만 장기 복용하게 되면 정신질환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장 음식에 대한 강박증이 생기기 쉬운 것도 스무디&주스 식단입니다. 뭔가 몸이 이상하다면, 잠시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다른 영양소를 필요로 한단 뜻이기 때문에 너무 주스와 스무디만 드시지 말고 다른 것도 함께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 주스와 스무디만 장기 복용하게 되면 위산이 묽어져 오히려 소화력을 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하루에 1끼, 또는 일주일에 1~2일 정도 디톡스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과일을 가득 넣은 채소 주스들은 우리 몸의 당 수치를 빠르게 올려줍니다. 주스로 먹게 되면 당 수치가 더 빨리 올라가죠. 과일과 뿌리채소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꾸만 당이 당기는 느낌이 들어 탄수화물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일은 당이 많은 채소이므로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너무 자주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3. 견과류는 무조건 몸에 좋다.
- 견과류도 좋은 견과류를 먹어야 좋습니다. 시중에 파는 한 끼 견과류의 경우 설탕을 버무린 말린 과일들도 함께 있어 오히려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또 견과류 중에서 상태가 좋지 않은 것, 소금에 버무려진 것은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로푸드에서는 견과류를 불려서 먹을 것을 추천합니다. 씨앗은 어느 정도의 독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불려서 먹으면 독성을 대부분 제거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4. 케일 또는 시금치를 계속 갈아서 먹는 것이 좋다.
- 케일과 시금치는 로푸드 스무디와 주스에서 인기 있는 채소입니다. 맛있기도 하고, 단백질이 많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 가지 채소만 매주 복용하게 되면 특정 채소의 알칼로이드가 쌓여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채소도 1주일 ~ 2주일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 알칼로이드에 대한 내용은 '10day 그린스무디' 책을 참고하였습니다.
- 가족 중, 결석에 대한 내력이 있는 분은 생시금치를 드신 후 콩 류 음식은 피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금치의 수산 성분이 두부의 칼륨과 만나 결석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석을 조심하는 분이 시라면 시금치와 두유를 함께 갈아 먹거나, 생 시금치를 자주 먹는 것은 피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시금치는 물에 살짝 데치면 수산 성분이 빠진다고 하니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떠세요? 혹시 맹신하였던 음식 상식들이 의심스러워지시나요? 하지만 위 상식 또한 제가 '권장'하는 것이지 '맹신'하라고 말씀드린 것이 아닙니다. 한 번쯤 우리가 들은 정보들이 '내게' 맞는 것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저는 '내게 맞다.'라는 판단이 든다면 그렇게 드시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 상식의 폐해가 잘 일어나는 공간이 바로 '집'입니다. 내가 나은 자식이라도 혈액형과 체질이 다른 경우가 많죠. 내가 먹어서 좋은 음식이 나의 가족에게도 꼭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가족에게 음식을 강요하기도 하죠. 이게 좋으니까 먹어! 이렇게 말이에요. 가족의 식단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족들의 체질에 맞는 식단을 권장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좋다고 해서, 나쁘다고 해서 너무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정보는 '정보'로써의 역할만 할 수 있도록 참고하는 것이지, 집착하게 되는 순간 나를 위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푸드를 찾는 것보다, 나의 몸과 대화해 보는 것이 더 먼저입니다. 나의 체질은 무엇인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부터 출발한다면 내 몸에 맞는 건강한 '나만의 식단'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내 몸을 만드는 것은 '나'이지 정보가 아니니까요.
너무 어렵다고요? 그럼 '중용'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너무 적게 먹는 것도 좋지 않은 것처럼 제철에 맞는 채소들을 골라 적당히 드신다면 속도 마음도 편한 식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끔씩은 먹고 싶은 과자나, 간식도 먹어주는 것도 정신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건강식에만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습니다. 좋은 것도 적당히, 나쁜 것도 적당히 먹는 것이 행복합니다.
나의 몸과 대화 하지 않고, 정보만 맹신하고 계셨다면... 오늘은 잠시 방치했던 몸과 대화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평소 나의 식사를 생각해보면서 이상스레 속이 편안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남들은 좋다던데 나에겐 불편했던 음식들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화가 넘치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면서, 다음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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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대로 산다.
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