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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 Apr 04. 2017

12. 엄마의 선물은 때론 멋진 요리가 되고...

꾸미의 맛있는 이야기

깍두기와 함께 엄마의 선물이 도착했다.

지난달은 하우스 토마토가 제철이였다.


원래 토마토의 제철은 여름이라,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맛있는 토마토가 있어 보낸다는 엄마 덕분에

미리 토마토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토마토는 감칠맛이 좋은 요리 재료이다.

 '맛의 원리'라는 책에서는

토마토가 감칠맛을 위해 존재하는 채소라 평한다.


잘 익은 토마토는 무려 59%가
유리 글루탐산으로 존재한다.
토마토는 가히 감칠맛을 위해
존재하는 채소라 할 수 있다.
- 맛의 원리 책 중에서

사실 난,

토마토만 먹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녀석은 여러 요리에 '조미료'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놀라운 맛을 발휘하기에

항상 냉장고에 모셔두고 싶은 채소이다.


하마우치 치나미라는 일본 요리연구가는

'빨간 토마토 레시피 57'이라는 책을 펴냈다.

토마토만으로도 57가지의 동서양을 아우르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실험을 하기 적합한 토마토로

비건을 위한 쌀피자를 만들어 보았다.

겉은 바삭한, 속은 촉촉한 쌀 도우를 만든 뒤

올리브오일을 약간 섞어 토마토 소스를 만든 뒤

살짝 찐 시금치를 얹어 피자 위에 장식해 보았다.



1년에 피자를 한두번 먹을까 말까한 내게는

참 고마운 레시피이다.


만들기 쉽고, 맛도 순해

아이와 함께 요리해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또 하나 재미있는 요리를 만들었다.

토마토 카레 볶음면이다.


카레 요리는 향 때문에 언제나 즐겁다.

집 커튼에 냄새가 베길까 걱정되면서도 즐거운 요리.




고기를 활용한 육수가 더 맛있겠지만,

토마토 카레 볶음면은 집에 남아도는 채소를 활용해 육수를 만들어 보기로 한다.

단 맛, 매운 맛, 짠 맛이 나는 채소를 섞어 푹 끓인다.



피자와 마찬가지로

혼자 라면을 요리해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가끔은 아주 가끔은 라면을 먹고 싶어 진다.



토마토를 마구 으깨서

채소 육수를 붓고 카레 가루와 향신료를 넣어

푹 끓인다.


거실에 퍼지는 카레 향이 참 좋다.


이 요리에 특이한 점은

맛간장을 추가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토마토덮밥을 만들어 본 결과,

간장과 토마토가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볶음면에도 소금 대신 간장으로 짠 맛을 더했다.



토마토의 상큼함과

카레의 매콤함이 더해져

스트레스를 안드로메다로 집어던지는

기분 좋은 볶음면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채소를 많이 넣어서인지

너무 배가 부르다!!!

라면 1개로 2명이서 나눠먹을 수 있는 분량.


이날 토마토 카레 볶음면을 먹느라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엄마의 선물은 때론 매우 곤란하다.

예전의 기억으론 그랬다.

양도 엄청나 보관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엄마의 선물은 받으면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

일상의 행운과 같은 것이 되었다.


받을 때 기분 좋으라고

예쁜 손수건까지 싸준 엄마의 선물.

보관이 어렵다 하더라도, 어찌 싫어할 수 있을까.


만약 나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나도 똑같은 마음이겠지.

맛있는걸 보면, 같이 먹고 싶은 마음.


내가 엄마가 되었을 때,

그 아이가 내 선물로 맛있는

요리를 해먹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엄마와 나의 추억.

수줍어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

소소한 딸의 사랑.




오늘 소개한 요리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토마토 카레 볶음면 레시피

https://youtu.be/RjV_6oQoBmw



토마토 시금치 쌀피자 레시피

https://youtu.be/vdyUEzvDj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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