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우라까이 원고] 조준형 경험 디렉터는 왜 죠스푸드로 갔는가
*경고 : 이 글에는 비속어, 구어체가 적잖이 섞여 있으니, 세종대왕을 존경하여 바른말 실천에 앞장서 오신 분이나, 국어사전만이 진정한 '빠롤(Parole)'로서 기능해야한다고 믿는 분들은 슬쩍 자리를 피해주시거나, 읽으시더라도 '허허~'거리며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2018년 5월 29일 <여성소비자신문>에 게재된 조준형 죠스푸드 이사/경험 디렉터(이하 이사)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사견, 요약, 발췌 등 전문 용어로 '우라까이'한 글이다. 그래서 거의 인터뷰이의 발언을 인용, 요약한 새로운 글쓰기에 가깝다.
이 인터뷰 기사는 워드로 붙이면 A4 9장 가량의 분량을 자랑하는데, 인터뷰이의 철학이나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할 뿐더러 '너희는 읽을테면 읽어라. 난 속기할 뿐'이라는 식으로 녹취를 그대로 풀어놓은 로우데이터(Raw Data)에 가까워 읽기 매우 어렵다.
물론 보통 한 분야에 대해 조사를 하다 보면, 이렇게 요약하지 않고 쭉 풀어놓은 로우데이터가 흐름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에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아예 읽지 않는다. 아예. 읽히지를 않는데, 누가 그 생각을 비판하거나 동조할 것인가. 기자님께서 매우 바쁘셔서 대강 쓰신 걸로 하고.. 핵심을 추리고 몇몇 생각들을 함께 적어봤다.
처음에는 진득하게 앉아 인터뷰 녹취록을 읽어보니 매우 배울만한 내용이 많아 기사 형식이 아쉬웠기에,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는 수준으로 소개를 하려고 몇 자 적다 보니 새로운 창작글이 돼 버렸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죠스 떡볶이'에 대한 나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했고, 조준형 이사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려 했다.
개인적으로 이 인터뷰가 눈에 들어온 것은 프랜차이즈에 대한 새로운 생각. 죠스떡볶이의 변화 등을 상생에 대한 움직임, 음식에 대한 진정성 등 몇 가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자, 그럼 시작.
[본격 우라까이 원고] 조준형 경험 디렉터는 왜 죠스 푸드로 갔는가.
... 잘 모르겠다.
... 글의 말미에는 그게 죠스 푸드로 간 이유를 알 수 있으리라.
처음 이 사진을 봤을 때 '역시!' 했었다. 이 분은 공동체적 가치, 동지애를 소중히 하는 분이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긴 이태원의 한 선술집 간판이었다. 술집 간판 사진까지도 자기의 철학과 제대로 동기화(SYNC)시켰던 거다. 일상의 센스가 남다른 분. 그는 사람이나, 그 사람을 만났던 상황, 시간, 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관계 등을 동시에 떠올리며 기억하는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섬세하고,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람이 잘 붙을 수 있는지, 어떤 상황과 어떤 사람이 잘 결합될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낸다. 그래서인지 그의 취미는 '자석 모으기'다. 난 지금 그에게 줄 자석 하나를 옆에 두고 있다.
이 글을 읽고나면, 백퍼센트 조준형 이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 지지가 생길 거라 확신한다.
그래서 미리 소개 : https://www.facebook.com/joonhyong.jo 요기다. 페이스북 친구 맺으러 미리 GoGo! 글을 다 읽고 친구 신청하면 다른 사람보다 늦게 친구가 되거나, 못 될 수도 있음. ---+
01 도입. 떡볶이와 나
난 떡후다(떡볶이 덕후). 떡볶이를 엄청 좋아한다. 망원동 재래시장에 있던 #순이네고릴라떡볶이를 제일 좋아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 매우 친절한 설명 →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쫓기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 그 이후 동네에는 월드컵 시장 안에 있는 맛없는 떡볶이 점포 몇 곳과 국대떡볶이가 남아 있었다. 재래시장 떡볶이 가게는 카드 결제가 안돼서 현금 부족인 내게 매우 불편했고 맛도 별로였다. 밀가루 떡을 좋아해서 국대떡볶이를 종종 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 그곳엔 (내 기억이 맞다면) 핸드폰 가게가 들어선 것 같다.
죠스 떡볶이는 내 사무실이 압구정에 있을 때 많이 사먹었다가 동네에 없어 자주 즐기지 못했다. 죠스는 뭐랄까, 나한테 그냥 '매운 떡볶이'였다. 그래도 종종 사먹었다. 희안하게 그 매운 맛을 한 번 접하면 계속 손이 갔다. 지나친 과로로 면역체계에 교란이 생겨 가려움증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자주 먹었는데, 먹으면서 온 몸을 긁고 있는 나를 보며 더이상 떡볶이를 먹지 않았다.
여기까진 나와 떡볶이의 나름 관계에 대해 끄적인 글.
02 매운 떡볶이, 이름도 '죠스'다.
빠-밤. 빠-밤. 빠밤빠밤빠밤빠밤 빠바바빠빠밤~
어릴 적 1가구 1TV가 아니던 시절 TV에서 '죠스'라는 영화를 상영했다. 동네 아줌마들, 아이들이 모두 우리 집 안방에 모여 TV를 봤다(그 때만해도 우리 집이 좀 잘 나갔다 --+).
03 죠스떡볶이하면 떠오르는 것은?
맵다. 맵고 또 맵다. 자극적이다. 그런데 매워서 속이 쓰린데도 멈출 수가 없다..
죠스떡볶이의 핵심 연상 이미지는 그저 '매운 맛'이었다. 난 그동안 죠스의 팬이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 위에 있는 죠스를 활용하거나(저 상어가 아니라면, '죠스바'라도...), 무언가 인상 깊은 마케팅 활동을 한 기억이 일체 없다.
근데 왜 그리 맵게 한걸까? 왜 그리 맵게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타겟이 20대라고 하니 이해도 될법하다. 그네들은 일단 체력이 '갑'이다. 매운 것도 부담없이 즐겨먹을 수 있는 강인한 위장을 지니고 있다. 면역력도 좋아서 매운 거 먹어도 가려움증이 생기지 않는다. (나도 한 때 그랬었는데.. 쩝.)
문제는 '맵다'는 것 하나만으로 '죠스떡볶이'를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기 어렵다는 거다. '매운 맛'이라는 물적 속성(Product Feature)만으로 일정 기간(운이 좋으면 십수년간)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지속적인브랜드로 만들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cf. 최근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은 '매운 맛'으로 특징지어졌으나, 그 맛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은 이 매운맛을 '도전', '젊음', '트렌디'함으로 재해석했다. '#삼양챌린지(#Samyang_Challenge)'라는 태그로 호명됐던, 매운맛에 도전하는 그들의 시식 영상은 불닭볶음면을 일개 라면이 아니라, 일종의 서브컬쳐 아이템으로 격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수시장과 해외시장 소비자의 차이도 분명 존재하겠으나, 과거 죠스떡볶이를 보면, 그냥 '매운 떡볶이'였을 뿐, 어떤 문화적 코드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저 장사의 아이템이었을 뿐, 브랜드는 아니었던 거다. '맵다'는 속성 하나만 가지고 젊은이들의 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매운 떡볶이'만으로는 그들의 스타일을 대변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죠스떡볶이가 바뀌고 있다.
이미 바뀌었다. 그의 등장으로.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는 조준형 이사의 등장으로 죠스떡볶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업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잠깐. 마케팅과 브랜딩의 큰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브랜드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건 매우 기본기가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 관점은 브랜드를 마케팅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고, 브랜드는 마케팅의 4P의 대상, 즉 일정한 상품이나 서비스 따위*에 결합되는 네임과 로고 정도로만 치부하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한 전제를 깔고 있기에 브랜딩을 하면 매출이 오르느냐는 식의 마케팅적 사고방식을 브랜더들에게 강요할 때가 많다. 브랜딩을 한다는 건, 엄밀히 말해서 매출과 관계가 없다.
브랜딩은 강력한 연상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리고 그 연상 이미지를 실체에 기반해서 만드는 '본질적 차원의 진정성'을 지켜야 하며(당위), 시장 맥락 상에서 설정된 목표 이미지에 맞춰 실체를 진화/혁신시켜가는 작업을 포괄한다. 그러다 보면, '고객 지향적 경영활동(=마케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뒤따라오는 매출이나 로열티는 2차적인 것이다. 브랜딩은 기업, 상품, 서비스, 사람, 지역, 공간 등 특정 기호(Sign)를 공동체의 '상징'으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그것을 어떤 '무엇'으로 만드는 작업이란 말이다(김춘수의 '꽃'은 너무 지겨우니 더이상 언급하지 않으련다. '꽃'은 과거 네이머들 사이의 클리셰같은 작품이다).
"아딸, 죠스떡볶이 등이 초창기 떡볶이 브랜드이고 그 다음에 국대, 신전떡볶이, 동대문 엽기 떡볶이, 여떡 이런 것들이 나왔어요."
조 이사의 말이다. 이런 설명을 듣기 전에도 우린 치킨 시장과 마찬가지로 떡볶이 시장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해왔다. 둘 다 포화상태여서 더이상 뭐가 안나올 것 같은데, 꾸준히 새로운 브랜드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왜 그런 걸까? 도대체 이 시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자가 나올 수 있는 이 시장에서 단지 돈을 버는 장사의 수준을 넘어 '브랜드'를 만드는 경지까지 올라서기 위해서 죠스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걸까.
과거의 죠스떡볶이가 매장(Store) 중심의 장사를 해왔다면, 지금의 죠스떡볶이는 보다 고객에게 다가선 유통(Place)과 신상품(Product), 콜라보 등의 프로모션(Promotion) 등 마케팅 센스를 갖춘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그 결과 '죠스'는 매우 젊어지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젊어지고 있다.
조준형 이사는 죠스떡볶이의 타겟을 젊게 유지하려는 이유를 브랜드 노후화(Brand Deterioration)에서 찾고 있다.
조 이사는 "죠스떡볶이가 10년이 넘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가 조금 낡아질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며, "좀 더 젊은 떡볶이 유저층의 나이대를 유지하기 위해 로드숍의 유통 채널에서 대형 쇼핑몰과 같은 큰 곳으로 옮기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어쩐지. 예전 CGV에 영화보러 갔더니 죠스떡볶이, 튀김 세트가 있었는데, 영화 보면서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튀김범벅. 이거 강추). 신제품 메뉴 연구도 진행되고 확장되고 있다. 한정판이었지만 SNS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품도 출시된 바 있다. 한 마디로 죠스떡복이의 브랜드 재활성화(Brand Revitalization)가 진행되고 있다는 거다.
04 죠스어묵티 비긴즈
'죠 어묵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매우 서운할 것 같다. 이건 죠스떡볶이의 브랜드 재활성화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12월 8일자 <중앙일보>의 기사 "이거 실화?... 어묵 국물 우러나오는 '어묵티' 등장"을 보면, 세계 최초 '어묵 국물 티백'을 선보인 죠스떡볶이의 성공 마케팅 사례가 소개돼 있다. 그 밖에 많은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기사를 내보냈다. 언론에서 보기에 '앵글'이 나올만한 기사니까.
조금 지나 2018년 2월 2일자 <시사오늘>, '죠스떡볶이, '죠스 어묵티' 한달만에 완판'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 보자 :
죠스푸드의 떡볶이 브랜드 죠스떡볶이는 지난 12월 선보인 ‘죠스 어묵티’가 약 한 달 만에 완판됐다고 2일 밝혔다.
죠스어묵티는 출시 전부터 가상의 이미지로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 SNS에서 화제가 됐던 제품으로, 실제 제품으로 출시해달라는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12월 12일 출시됐다.
죠스떡볶이는 죠스 어묵티를 겨울시즌 한정 제품으로 3만개를 생산해 절반인 1만5000개를 오픈마켓에서 2차에 걸쳐 판매했으며 1차는 6시간, 2차는 4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전국 죠스떡볶이 매장에 공급된 나머지 1만 5000개도 현재 품절 상태다.
한 마디로 대성공.
'죠스'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얼마나 들어올렸는지(유식한 말로 '이미지 레버리지' - 훗. 이 정도 단어는 외워두자. 업계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종종 쓰는 단어니까. 친절한 설명 → 다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지렛대 삼아 대상 브랜드의 이미지를 들어올렸다는 의미), 알 수는 없으나 '죠스떡볶이'가 젊어지는 데에는 충분한 기여를 한 효자가 됐다고 본다. (죠스어묵티는 술먹은 다음 날 황폐화된 위장을 젊어지게 하는데에도 충분한 기여를 했다. --+)
단지, 얄팍한 맛과 이미지 마케팅으로만 승부를 본 게 아니다. 진정성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제품에 대한 면밀한 R&D를 진행했다.
그가 죠스로 입성하고 나서, '죠스는 그냥 맵다'라는 이미지가 '죠스는 즐겁고, 위트있다'는 이미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사석에서도 조준형 이사는 ‘죠스는 항상 즐겁습니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빼놓지 않는다. 죠스의 브랜드 이미지 본질을 '맵다'는 제품 속성에서 '즐겁다'라는 감성적 편익으로 옮기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상상력을 펼치고 있는 것.
카피 한 줄에서도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겨울, 당신 잘 계시나요. 오뎅끼데스까?'
네티즌들은 'ㅋㅋ'라고 대답했다.
이런 노력들 때문이었을까.
20대에서 '죠스떡볶이'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대학내일’ 조사 '대학생 최애 떡볶이' 1위/ 본 기사의 기자는 '대학매일'로 기록. 기자로서 반성하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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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조준형 이사가 언급한 죠스떡볶이의 고객 지향적 태도, 실체, 젊고 바른 브랜드가 되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노력 등을 빠르게 갈무리해본다.
05 3.5cm의 철학
어릴 적에 먹었던 포장마차 떡볶이는 무척 길었다. 가게에서 냉동으로 포장된 떡볶이떡의 길이 그대로 조리되어 판매된 것이다. 절반을 자르거나 길이를 조절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떡볶이를 먹다 보면 한 입 베어먹고 들고 있자니 중간에 떡이 미끄러져 떨어지거나, 한 입에 다 먹으려고 하면 양 쪽 입가에 시뻘건 국물이 묻기 십상이었다. 난 지금도 긴 떡볶이를 먹으면 흘리거나 묻힌다.
사람들은 떡볶이를 먹을 때 '흘리고, 묻히'는데 왜 개선되지 않았던 걸까. 죠스가 처음 나올 때를 생각해보면, 짜리몽땅한 모양의 떡이 고추장 코팅을 한 채, 매우 당돌하게 서 있었던 것 같다.
"먹어볼테면 먹어보시지"
하고 말이다. 작은 놈이 매우 당찬데, 적잖이 맵기 때문이다. 난 그래서 죠스떡볶이를 그저 맵고 당돌한 떡볶이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잘 모를 때에는 떡 아끼려고 짧게 했나?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근거없는 추측이었을 뿐이다.
죠스떡볶이는 그 길이가 일정하다고 한다. 조준형 이사는 그 길이가 3.5 cm로 관리된다고 한다. 그래야 떡을 미끄러뜨리거나 입가에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3.5cm는 단지 떡의 길이가 아니라, 고객 지향적 정신을 종합적으로 상징하는 죠스만의 브랜드 태도(Brand Attitude)를 대변한다. '나는 맵다'가 아니라 '나를 먹고 즐거워지세요!'라고 관점을 전환할 수 있는 고객 지향적 태도 말이다.
06 신선한 재료
솔직히 죠스가 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싼 게 무조건 좋지만은 않다. 지금이 아무리 가성비의 시대라고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엣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재료를 좋은 것을 쓰자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에 깔려 있다 보니 저가로는 팔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죠스푸드는 재료에 대한 철학이 철저해요. 지금도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 김밥 둘 다, 재료만큼은 제일 좋은 것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조 이사의 말. 떡도 '좋은 쌀'로 만들고 있고, 튀김도 '일식집'에서 나오는 튀김처럼 만들어 팔고 있다고 한다. 음식의 품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그 수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십여년간 지켜본 조준형 이사의 성격과 인품상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지 못한다. 저 정도로 강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이건 거의 신념에 가까운 표현.
07 신메뉴 개발
"고객들이 여전히 매운 맛을 좋아하지만, 보다 범위를 넓히기 위해 조금 덜 매운맛을 만들 생각"
대 찬성이다!!!!
보다 덜 매운 맛이 나온다면, 매운 맛 앞에서 고개를 숙였던 많은 이들이 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보다 젊은 층을 유입시키기 위해 꼬마김밥이라든지, 김밥 종류를 가성비 높여 만들고 있다"
이것 역시 매우 좋은 생각. 매장에서 보다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포괄할 수 있으면서도 제품 구매의 문턱을 낮춰 죠스만의 '즐거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08 운신의 폭이 넓어진 유통, 콜라보
CGV에 가면 죠스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 '튀김범벅'이라는 메뉴인데 개인적으로 엄청 맛있게 먹었다.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던 브랜드 떡볶이의 맛을 영화관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았다. 조 이사에 따르면, "처음에는 30개 매장에서만 시험 판매"했는데, 이후 "60개 매장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CGV도 마침 1인 관객이 부쩍 늘면서 팝콘, 소세지 이외의 밥이 될만한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유통의 타이밍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
마트에 가도 죠스의 분식 메뉴를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기회와 확장을 마련했던 건 '죠스어묵티'였다. 어묵티의 성공 이후 외부 브랜드와 스토어들이 입점이나 콜라보를 요청하고 있는 것. 물론, 그 전에 죠스라는 브랜드의 탄탄한 인지도(무려 95%)가 전제돼 있기에 가능한 일. 떡볶이 뿐 아니라, '바르다김선생' 역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젊은 층의 배달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이나, 리조트, 쇼핑몰 등 모든 '즐거운 경험의 순간'에 '죠스'라는 브랜드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유통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노후에 마땅히 할 사업이 없다면, 치킨 말고 '죠스'를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내용.
IX. 상생과 프랜차이즈
조준형 이사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핵심이 아닌가 싶다. 물론, '죠스푸드'가 부족하지만, 좋고 바르게 가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가맹을 고려해도 좋다는 기업 홍보 성격이 없진 않으나, 경영학에서 말하는 프랜차이즈의 본 취지와 그런 맥락에서 사업을 대하는 조 이사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랜차이즈가 최근 욕을 많이 먹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 사회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요."
그가 말하는 사회적 역할은 뭘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교육받은 것도 비슷하고 취업하고 회사 다니다가 나가야 하는데, 나갈 때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데) 창업을 하자니 너무 위험한 거죠. 퇴직금 받은 것... 날릴 것 같은 겁니다 그럴 때 프랜차이즈 업계는 특정 노하우와 상권, 이런 것들을 제공해 줍니다. 한 달에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게 해주고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그는 이런 의미에서의 사회적 역할을 말했으며, 기자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공헌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한다. 아래 프랜차이즈 관련 기사 몇 개 읽어보고 프랜차이즈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cf. 프랜차이즈 관련 기사 몇개
프랜차이즈 본사 94%가 점주에게 강매했다니, 경향신문, 2017.12.29
프랜차이즈 갑질막고 최저임금도 뒷받침해야, 한겨레, 2017.0718
'사회적 뭇매' 프랜차이즈, 순기능까지 부인해선 안된다, 한국경제, 20170706
프랜차이즈 순기능도 봐야 한다, 세계일보, 20170711
프랜차이즈 산업 살릴 '상생해법' 마련해야, 디지털타임스, 2017.10.29
공정위 '과잉제재'에 대한 프랜차이즈의 이유 있는 항변, 한국경제, 2017.12.21
이상적으로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약간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곧이어 헤그는 단서 하나를 더한다. "지금 갑질이니 하는 것이 다 안정화되었을 때"라고 말이다. 실제로 지난 해 공정거래위는 죠스푸드에 가맹점 인테리어 개보수 축소 부담에 대한 과징금 1900만원을 부과했다.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상에서 프랜차이즈는 '갑질'의 대명사처럼 통용되고 있는 게 사실. 조 이사 역시 프랜차이즈의 갑질을 문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평소에도 기업의 갑질이 공정위의 제제를 받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말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다 안정화되었을 때'라는 단서를 붙인 것이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죠스푸드는 반성과 개선의 차원에서 '가맹점과의 상생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점주들과의 간담회를 보다 자주 갖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 메뉴개발도 보다 활성화되고 있다는 전언(1년에 2개 개발에서 5개 개발로). 프로모션, 마케팅 지원도 본사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한다.
프랜차이즈의 제대로 된 의미와 기능을 보려고 한다면, 기업의 윤리적 태도와 실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감시하는 시민의 의식 수준과 공적 기관의 역량/ 권력도 모두 중요하다. 조준형 이사가 이야기한 프랜차이즈의 순기능, 사회적 기여에 대한 참된 증거들을 장차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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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조준형 경험 디렉터는 프랜차이즈 회사 죠스 푸드에 왜 입사한 걸까.
바로 그의 포부와 비전 때문 아니었을까. 자세히 설명하는 대신, 그의 비전을 인용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까 한다.
"지금 갑질이니 하는 것들이 다 안정화되었을 때 사람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나의 노후와 우리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 길, (그 길)을 잡아주는 것이 제 비전이자 회사의 비전입니다."
공동체에 즐거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브랜드만 선택해온 조준형 이사의 앞길이 기대되는 건 그가 지닌 특유의 유쾌함 때문도 있으나, 주로는 그 따뜻한 마음씀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한 회사의 소속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나, 언젠가는 그가 생각하는 비전을 보다 자유롭게 전개해나갈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프랜차이즈를 기대해 본다.
단지 먹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입가에 묻을까 노심초사하여 3.5cm로 잘라 만들었던 떡볶이처럼, 가맹점주와 고객을 생각하는 그 3.5cm의 정신으로 더욱더 멋있어질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언젠가 그 중심에 있을 조준형 이사의 미래를 응원한다. 그 미래가 머지 않았음을 느끼며, 지친 손가락, 퇴고없이 글을 마무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