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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A Apr 23. 2023

308편의 인터뷰, 그리고 북저널리즘

업계 선배들의 노하우가 궁금해서

프리랜서가 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이 시간을 '회사로부터 독립한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회사와 일을 함께 하고 있지만 상부상조의 관계이지, 회사를 다니지 않아서 더 이상 생계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부모로부터 립하려면 경제적/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하는데, 회사로부터 독립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월급(경제적)과 일할 곳(직장으로 한정 짓는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설 수 있어야 했다.


월급은 프로젝트 용역으로 참여하거나 단건 콘텐츠를 만들며 충당해 나갔고, 직장이 없는 대신 '직업인'으로 살며 나의 역할이나 능력이 필요할 때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소거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외면했던 나의 욕망에 충실해야 했다. 짜치는 일, 매니징 하는 일, 단순반복 작업은 내가 모두 싫어하는 일이다. 이런 일은 하지 않았다. 3년간 이미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다.


대신 회사를 다니면서 백오피스에 있는 것보다 프런트에 나가는 일, 사람을 직접 만나 질문하고 이야기를 듣는 일, 새로운 환경에 나를 내던져서 얼마큼 해낼 수 있는지 시험하는 일, 주야장천 콘텐츠와 기사를 기획하고 쓰면서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의 교집합이 인터뷰였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서 회고록도 쓰고, 책도 뒤져봤지만 부족했다. 업계 선배들을 만나서 진짜 노하우를 듣고 싶었다. 마침 시기 좋게 <뉴스레터 만드는 사람 이야기> X <북저널리즘 talk>에서 '308편의 인터뷰로 쌓은 노하우'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토요일에 시간을 내서 bknj shop 회현에 다녀왔다.


출처 : 스티비매거진 https://www.openads.co.kr/content/contentDetail?contsId=9819 / 사진은 행사와 무관. 다들 엄청 까리하심.


북저널리즘은 '젊은 혁신가를 위한 커뮤니티'를 표방하며 책처럼 깊고, 뉴스처럼 빠른 기획 기사와 인터뷰 아티클을 만드는 곳이다. 다루는 사안은 뉴스처럼 진중하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회의 영향력이 있으면서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대안에 관심이 많은 엘리트가 많다. 그러나 북저널리즘 자체는 뉴스와 책 사이 어딘가에 있어 어느 진영에도 끼지 않는 독립출판의 느낌이 나고, 최근 인기 반열에 오른 인터뷰 콘텐츠처럼 인사이트에 치우치거나 라이프스타일에 머무르지 않아 개성이 돋보였다. 다른 콘텐츠 기업과 차별화되는 북저널리즘만의 행보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일 가서 5-6개의 질문을 한 것 같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답변을 얻고 싶어서 간 거라 직접적이고 단순한 질문을 했다. '인터뷰를 가면 나도 그렇지만 인터뷰이도 무척 긴장한다. 어떻게 하면 긴장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인터뷰 당사자는 대개 바쁜 사람이 많다.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시간을 1순위로 고려하고 싶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먼저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인터뷰이가 입을 푸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좋을까?'와 같은 사소한 질문들, 그리고 경험 있어야 줄 수 있는 현명한 조언들. 그런 걸 물었다.


출처 : HERA


충분히 답변을 얻었고, 토크를 진행한 모든 에디터분들이 충실히 답변을 해주셨다. 나중에는 에디터분이 먼저 다가와 더 궁금한 게 있는지 물었다. 추가 질문을 하고 명함도 받아왔다. 이름을 듣더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저런 적극적인 면이 살면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겠구나,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 밖에 북저널리즘이 가고자 하는 방향, 인터렉티브 기사 등 기술과 기사의 조합, 인터뷰 콘텐츠의 유료화,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 관한 의견도 물었고, 대표님이 계시다며 눈치를 보셨지만 ㅋㅋㅋㅋ 충분히 답해주셨다. 업계 선배들을 만나고 싶어서 간 거라 나에게는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역량을 좀 더 쌓아서 동료로 만나고 싶다. 그때까지 또 열심히 고민하고, 쓰고, 도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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