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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국가적 제언  

2020년 대한민국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제언

앱과 플랫폼을 무기로 무서운 질주 중인 스타트업

이 세상은 패러다임 전쟁터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자가 세상의 패권을 쥐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패권을 장악한 사람만이 패러다임을 바꿀 힘이 있다. 과거에는 왕이나 종교가 이 패러다임을 바꿨다. 자본주의로 들어서고 산업혁명이 일어나자 그 바통을 대기업들이 이어받았다.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 생산수단을 독점했고, 매스미디어의 발전 덕에 광고와 마케팅을 이용해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힘을 쥐었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대기업 중심의 패러다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도자, 스타트업이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과거의 패러다임 주도자들과 달랐다. 일단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규모를 확 줄였다. 기업을 시작할 당시 직원 수가 창업자를 포함해 1~2명, 많아야 3~4명에 불과하다. 대규모 자본도 없다. 자신이 모은 돈이나 가족에게 빌린 돈이 전부. 더구나 그 시작이 얼마나 미약한지, 창고나 허름한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 대대적인 광고는 꿈도 못 꾸기 때문에 고작해야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 중 몇몇은 전 세계인들의 생활습관을 순식간에 바꿔놓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도자가 되었다. 2020년 이들을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특히 우리가 늘 손에 쥐고 있는 모바일 앱 하나로 시작해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의 비용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 비상장)이 된 기업들이 한국에서도 많아지고 있다. 흔히 모바일에서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이동수단을 선택해서 부르는 방법은 물론이고(카카오 택시, 우버), 친구와의 소통방법도(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 손쉽게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배달 습관도(배달의 민족), 여행을 갈 때 숙박업소를 선택하는 방법도(에어비앤비), 누군가에게 송금하는 방법도 변화시켰다(토스). 특히 스타트업 중에서도 플랫폼 무기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예로 친구들과 소식을 공유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SNS 플랫폼, 동영상 플랫폼, 전자상거래 플랫폼, 콘텐츠 플랫폼, 앱 스토어 플랫폼, 심지어 스마트폰 운영체계 플랫폼까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플랫폼을 떠나서 살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은 초라하지만 거대한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아이디어 자본주의 도래함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다. 다만 플랫폼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독점하는 거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어 최근 배민의 수수료 사태처럼 소비자의 선택이 좁아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기술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가트너 (Gartner) 선정 주요 4차 산업 혁명 요소 기술 유망 업체 발표 자료에 따르면 클라우드 분야 유망 업체 중 60%, 빅데이터/AI 분야 유망 업체 중 85%, 블록체인 분야 유망 업체 중 87%, IoT 분야 유망 업체 중 54%, 자율 주행 분야 유망 업체 중 83%, 3D 프린팅 분야 유망 업체 중 50%가 스타트업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상황도 다르지 않아서, 국내 대기업은 신사업 관련 내부 인력보다는 스타트업을 통해 M&A 또는 지분투자를 통해 혁신을 가미하고 있다. 국내 500대 기업이 해외법인/펀드를 통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2014년 171억 원에서 2018년 4,580억 원으로 확대되었으며, 5년 동안 누적 투자액은 1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은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대기업에 못지않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5년부터 4년 간 스타트업들이 1,500만 개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전체 고용시장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7년 기준, 벤처기업들의 최근 4년 간 고용은 연평균 3% 수준으로 성장하여 약 76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의 종사자 수 75만 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기간 내 스타트업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정부는 2017년 11월 발표한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의 후속 대책으로 올해 3월 ‘제2벤처 붐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신규 벤처 투자액 5조 원 달성, 유니콘 기업 20개 육성, 그리고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 회수 (Exit) 비중 10% 달성을 목표로 신산업/고기술 스타트업의 발굴, 벤처 투자 시장 내 민간 자본 유입 촉진,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 및 벤처 투자 회수 및 재투자 촉진 등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스타트업 창업지원사업 규모 역시 2017년 6천158억에서 2020년 1조 4천억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자구노력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스타트업들의 노력과 생태계의 개선으로 인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 5년 동안 상당한 양적 성장을 달성했다. 벤처 인증 법인 숫자는 2018년 3만 7천 개, 매출 천억 이상 벤처 인증 법인도 572개, 2020년 유니콘 기업은 현재 11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니콘 개수로 본 한국의 스타트업 위상 역시 글로벌 5위 수준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동기간 한국의 GDP 성장률이 연 3% 대인 것을 감안하면, 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의 중요성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대한민국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제언   

    

첫째, 4차 산업시대 일자리의 주인공 스타트업


일자리 측면을 보면 코로나 19 이후 우리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하여 비즈니스 회의, 원격치료,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등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지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앞서 나가게 된다. 분명 기존 전통 산업구조에서의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으며 또한 4차 산업으로 인한 기술의 진화로 인공지능(AI), 로봇, IOT 등 인간의 일자리는 급속히 신기술로 대체될 것이며 특히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환경의 변수에 따라 고정비의 부담을 느낀 기업들은 긱 이코노미(Gig ecomomy;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로 재편될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급속히 빨라지는 기술의 진화, 아이디어 등 모든 동력이 바로 스타트업에서 나오는 걸 간파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기술의 진화로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많기에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하면, 스타트업의 위상 및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거 한국 경제를 리드해 왔던 제조업 등의 최근 부진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는 건강한 스타트업 카르텔의 성장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둘째, 원칙변칙반칙-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건 규제완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제일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은 규제 완화가 시급히 필요하다. 최근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등장하면 기득권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전통산업의 법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충돌하게 된다. 과거에도 영국“18세기 산업혁명 때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자 노동자에 의해 일어난 기계 파괴 운동 ‘러다이트(Luddite)’운동이 일어났고 증기선이 발명되었을 때 선원들이 배에 올라가 출항을 막았다. 오스만튀르크족은 인쇄술이 발달하자 하층민들이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불만을 전파할까 봐 인쇄술의 도입을 막았다. 최근 타다 사건을 보듯이 앞으로도 계속 인간 vs 기술 간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타다가 변칙 또는 반칙으로 보여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긴 했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많으며 기술의 진보를 막은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금융계의 변종인 ‘토스’, 배달업계의 변종 ‘배달의 민족’도 타 다처 럼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신기술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가성비 높게 다가서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어느 한쪽 편을 서게 될 것이다. 배민이 독과점을 통해 수수료 인상을 꾀했다는 자영자들의 불만은 일파만파 커졌고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만든 행동이었다.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대응 자체의 크나큰 오점을 남겼으며 어려운 자영업자를 좀 더 생각했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과 기존의 시장과 충돌하는 지점을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해갈 것인가? 에 대한 창업가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스타트업은 전 세계를 보듯이 한국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를 많이 풀어줘야 한다. 최근 정부가 이를 위한 노력으로 샌드박스 시행 후 현재 양적으로는 과거보다 많은 규제를 타파하고 있으나 향후 스타트업이 혁신 사업을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소비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허용되고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빠르게 접하는 데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샌드박스 제도도 더욱더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지역경제 양극화 해소하기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방안 

스타트업+로컬 도시재생+스마트시티+교육 마스터플랜’ 필요하다고 필자는 늘 강의에서 ‘하나’라고 외치고 있다. 국토면적의 한계,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등 악재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지역 도시의 활력을 넣으려면 그저 유망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발굴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단순히 스타트업의 수만 많아진다고 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유토피아적 발상이다. 국가와 지자체 역시도 매년 도시의 인구유입 정책과 일자리 창출 정책을 세울 때 신도심과 구도심을 연결할 수 있는 방안, 스타트업 인프라와 로컬 커뮤니티, 도시재생, 스마트시티,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시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정부 국토부, 중기부, 과기부, 교육부도 그렇고 지자체의 각 부서별 단절을 깨부수고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게 시급한 과제이다. 특히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공교육을 바꾸는 문제는 바꾸는 게 출발점이 돼야 한다. 

넷째건강한 정신에서 건강한 창업 생태계가 생긴다

결론은 세상을 바꾸는 건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건 교육이다’는 말이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국가 차원 ‘기업가정신교육’ 운영이 초, 중, 고에서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는 스타트업 자체가 개인은 물론 국가를 성장시키는 ‘기적의 교육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지금도 창업 현장에 있는 이들, 앞으로 이 현장으로 유입될 미래 인재들을 키워내는 교육 문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돈을 버는 회사를 차리고 성공시키는 것이 교육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스타트업의 외형만 보고 하는 말이다. 그 이면에서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교육적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던지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자신이 던진 생각과 물음에 답하기 위해 창업가들은 기꺼이 그 한계를 밀어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신을 증명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창의적 발상은 물론 책임감, 리더십, 헌신, 열정, 기업가정신 등을 체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타인과 협업을 통해 연대의 정신도 기를 수 있다. 사람의 본질을 알기 위해 문학, 역사, 철학도 공부해야 하고, 인문학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돈을 번다는 것은 이 사회에서 가장 한정되고 귀한 재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재화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역량을 최대치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그 모든 과정이 바로 인생에 필요한 공부이고 교육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낼 수밖에 없으니 기적의 교육법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목이다. 더구나 성공한 스타트업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곧 국민을 먹여 살릴 위대한 기업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100년을 희망으로 그리는 과정일 것이다. 세상이 변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새로운 교육이 절실하다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우리가 배우는 교육의 시스템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안주하고 싶어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우마차의 시대와 전기차의 시대를 동시에 겪고 있다. 서울은  상상도 못 할 아이디어와 인프라로 현실로 만들고 있는데, 지방에서는 그런 아이디어와 인프라 자체가 미비하다. 이러한 양극화는 세대 간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다. 극명하게 갈린 문화와 환경은 진영 간의 충돌을 부를 것이다. 이것이 심화되면 상대에 대한 혐오, 공격, 분열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은 격차를 줄이고 국민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북극성을 함께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거대한 변곡의 파도에 올라탔다. 더더욱 코로나 19라는 파괴적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팬데믹(Pandemic) 현상으로 혼란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혼란은 곧 기회다. 기존의 판이 흔들려야 과거에 육중한 패러다임에 짓눌린 새로운 세력들이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반드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기업가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산업도 한국 경제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의 변화를 가지고, 해외 스타트업 선도 국가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생태계의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정신에서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참고 문헌]

[디지털과 미래 / 07 / 플랫폼 경제의 명암] 기업가치 최상위권 점령한 플랫폼 기업들, 혁신과 독점의 기로에 서다  이명호 SD 2019.11.20.

[2019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  아산 나눔 재단·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스타트업 얼라이언스 ·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2019.8.20.

[변종의 늑대] 김영록 앤 파커스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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