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통합 브랜드 디자인 회사 레이어(lllayer)의 대표 김주황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코로나로 인해 소비 트렌드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해서 코로나 이전에 대면을 통해 사업을 해오던 많은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도 새로운 브랜드는 만들어지고, 기존의 브랜드들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요. 제약 사항이 있다는 것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려운 이 상황 속에서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변화죠. 이미 다들 알고 계시는 이야기고요.
오픈서베이에서 발표한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0]를 보면, 아무래도 오프라인 구매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쇼핑'은 꾸준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사실 어린 친구들은 이미 디지털에 더 익숙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서 5~60대도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방법들을 터득했다고 합니다. 이 경험이 편리했다고 하면 코로나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게 될지 의문이죠. 편하고 빠른 디지털 경험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9월 14일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내려왔습니다. 최근 2주간 2.5단계로 올라가면서 카페는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없었고, 음식점은 영업시간에 제한이 있었죠. PC방이나 노래방은 문을 열 수 없어 자영업자 분들이 너무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직접 매장을 찾아서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줄고, 매장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배달이 늘었고, 배달 음식을 받을 때도 이미 앱 내에서 결제를 마쳤기에 얼굴도 마주 보지 않고 문 앞에 두고 가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이 디지털의 경험에 대해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UX라는 단어는 기존에도 중요했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욱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UX의 관점이 사용성에 포커싱 되어있었다면 그것을 브랜드의 경험의 관점으로 조금 더 확장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사용성을 넘어서 브랜드의 이미지가 느껴질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서 겪었던 브랜드의 이미지를 온라인에서도 최대한 동일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겠죠.
위 내용과 연결이 됩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의 경험은 중요하지 않을 걸까요??
고객의 삶이 온라인 경험으로 채워져 가면 갈수록 오프라인의 경험에 대한 목마름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경험이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번 경험할 때 '제대로', '남다르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2010년에 창업한 '와비 파커'는 온라인에서 안경을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브랜드인데요. 이 브랜드는 시작을 온라인으로 하고 나중에 오프라인으로 확장해나갔습니다.
와비 파커에서 안경을 사는 방법
고객은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안경을 5개 고를 수 있고, 와비 파커는 그것을 집으로 보내줍니다. 그것을 직접 써본 후에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시력측정서와 함께 다시 와비 파커로 보내면 2주 뒤에 안경알을 낀 완성품 안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송비는 모두 와비 파커가 지불합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2015년에는 100만 개 이상을 팔면서 연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랬던 이 브랜드는 코로나가 있기 전부터 이미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써볼 수 없는 그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발견했기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는 여기서 나타났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재고를 쌓아두거나 시즌이 지난 상품을 판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로 활용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올리고 이들을 다시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세운 것이죠.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수많은 통로를 복합적으로 연결하는 마케팅을 '옴니채널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리뷰했던 책 마켓 4.0에서도 이 옴니채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복합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온라인이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프라인을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이죠.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인 '코로나 블루',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없고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자살률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시기에 브랜드는 더욱더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만 생각하는 행동들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죠. 미국에 한 기업가는 코로나로 인해 대중이 자가격리를 하는 와중에 6,700억 원짜리 요트를 타고 자가격리 중이라는 식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죠.
더불어 너무 완벽한 브랜드인 척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한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유튜브나 인스타 등을 통해서 사람 냄새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 유쾌한 삼촌 같은 느낌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j_loves/
- 딸의 유튜브에 출연하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 https://youtu.be/jrIFoGXE_Cw
또한 자선활동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움직임을 통해서도 그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겠죠. 하지만, 진심을 담아야겠습니다. 소비자들이 바보 같이 주는 정보만 받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진심으로 우리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그것들을 기부나 자선활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은 드러나게 됩니다. 그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자선활동을 안 하니만 못하는 결과를 갖고 올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 상품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상품을 만들고 그것을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었다면 그 매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유도하는 영업사원이 필요합니다. 근데 이제 고객들은 너무나도 똑똑합니다. 광고라는 단어를 붙이면 오히려 광고가 되지 않죠.
이제는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를 만들기보다는 고객이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콘텐츠라면 고객은 그것을 알아서 자신의 친구에게 혹은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싶어 집니다. 고객이 알아서 콘텐츠를 공유한다면 그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업사원의 역할을 해줍니다. 이 '콘텐츠'라는 이름의 영업사원은 잠도 자지 않고, 주말도 없죠.
오프라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고, 만남 자체가 꺼려지면서 결국 집이나 어떤 실내 공간 혹은 야외라도 하더라고 자유롭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죠. 여분으로 써야 하는 시간에 우리 고객들을 무엇을 하고 보내게 될까요???
오픈서베이의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를 살펴보니 아무래도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이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용하는 콘텐츠의 종류에는 예능이 가장 높았으며, 영화, 음악, 뉴스 순으로 나열이 됩니다. 많은 종류의 콘텐츠가 있지만 크게 나눈다면 3가지 정도로 나눠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즐거움
2. 유익한 정보
3. 편안한 휴식
우리 브랜드가 전해줄 수 있는 즐거움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우리 브랜드만이 줄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를 통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브랜드와 잘 맞는 유형의 콘텐츠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시고 콘텐츠를 만들어 보세요.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는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의 유형과 콘텐츠 기획 방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브랜드와 잘 맞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정해봅시다. 20년 현재는 유튜브가 대세인 듯 하긴 하지만,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 등) 등의 다른 형태의 공간에도 브랜드만의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을 만나러 한 명씩 찾아다닐 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방법은 고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겠죠??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도 개최하기는 쉽지 않겠죠. 최근에 저희는 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운영 중인데, 요즘 가장 활발한 공간은 바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입니다.
저희는 [디자인 스튜디오 네트워크 - 패스파인더]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저희처럼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들끼리 모여서 서로 어려운 점도 나누고 필요할 때는 서로 모일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했었거든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네이버 카페도 만들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었지만 유의미한 유입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든 후에 유튜브를 통해서 관련된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고 그 하단에 오픈 채팅방 링크를 연결해두었는데, 꾸준히 유입이 되고 있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 기사에서 카카오톡 메신저의 월 사용수(MAU)가 3,600만 명에 달한다는 것을 봤습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70%가 매월 사용한다니, 가입자 수로 하면 더 되겠죠?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이기에 접근성이 많이 높은 것 같습니다.
콘텐츠는 커뮤니티로 모이게 되는 좋은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 콘텐츠를 통해 마지막 종착지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설정하는 것이죠.
또한, 콘텐츠를 보지 않더라도 위와 같이 오픈 채팅방 검색을 통해서 바로 들어오는 경우도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멤버가 유지된 후에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를 만들 때도 명확한 콘셉트가 필요합니다. 애매모호하고 너무 광범위하게 타깃을 잡아서 많은 사람들 유입시키려고 했다가 오히려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추리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한 커뮤니티로 만들기보다는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든다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일단, 사람이 모이면 돈은 나중에 벌 수 있습니다. (최근에 카카오톡처럼요)
유튜버나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주축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믿고 무언가를 구매하기도 하죠. 하지만, 요즘에는 뒷 광고 이슈를 통해서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것들을 쌓아나갈 때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이런 것들은 결국 플랫폼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바뀌어갈 수 있죠. 이전 세대에는 다음 카페, 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그룹이 그 역할을 해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일부분 하고 있고요). 지금 시기에 자신의 브랜드가 설정한 타깃 고객이 많이 모여있을 만한 플랫폼을 찾아서 시작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겠죠.
일단 요즘은 누구를 만난다는 것이 걱정스럽고, 무언가 구매를 할 때도 걱정스럽습니다. 이것이 단지 코로나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 이후에 사람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면서 하늘의 색상도 맑아지고 미세먼지의 수치도 낮아져서 그런 것들을 몸소 느끼고 있죠. 요즘 해가 좋을 때는 정말 하늘색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그동안 미세먼지 같은 것들이 결국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겨난 것이구나 라는 인식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에게 '신뢰'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브랜드는 믿을만한가? 이 브랜드는 정직할까? 어떤 재료를 넣었다고 했는데 정말 그 재료로 잘 만들어진 게 맞을까? 등의 의심과 불안한 마음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뒷 광고를 통해 배신감을 주는 브랜드들이 무너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가 주어야 할 다양한 가치 중에 '신뢰'라는 키워드는 이제 모든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탑재해야 할 키워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의 미션을 설정할 때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것으로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내야 하겠죠. 지킬 수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만 나열하지 말고, 정말 현실화할 수 있는 미션을 잡고 그것을 하나씩 지켜 나가려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실수를 했다면 실수를 쿨하게 인정하고, 진심을 다해 복구하려는 움직임도 필요하겠죠.
많은 자료들을 수집해가면서 정리를 해봤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정리한 이 내용들이 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만 적용이 되는 내용이 맞나 싶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온라인이 더 부각이 되고 온라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 말고는 기존에도 꼭 필요한 것들이었던 같네요.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 더 늦게 다가올 미래가 5~10년 일찍 다가왔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와야 할 미래였다는 거죠. 이 현실을 빨리 인정하고 그에 맞춰서 빠르게 변화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고, 조직의 크기가 작다면 이 시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봅시다.
위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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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Creative Director
www.llla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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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경험을 설계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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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https://brunch.co.kr/@zwang/81
https://www.smartbrief.com/original/2020/05/protect-and-prepare-your-brand-post-coronavirus-world
https://blog.ab180.co/posts/untact-era-customer-communication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0/09/09/2020090980224.html
https://www.adroll.com/blog/marketing/7-trends-to-look-for-in-a-post-coronavirus-brand-landscape
http://www.beautynury.com/news/view/89117/cat/10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205756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