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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 만드는 남자 Feb 09. 2020

애플 디자인의 롤모델 '디터 람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 [디터 람스] 후기




'디터 람스(Deter Rams)'라는 유명한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다. 그는 제품 디자이너이면서 많은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의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 디자인의 롤모델로 '디터 람스'를 꼽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실제로 애플의 제품 디자인이나 GUI 디자인에서 디터 람스가 디자인했던 BRAUN(브라운) 제품을 모티브로 한 것이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cultofmac.com/188753/the-braun-products-that-inspired-apples-iconic-designs-gallery/



어쩌면 '디터 람스' 덕분에 "미니얼" "심플" "간결함" 등의 키워드를 갖고 있는 디자인적 트렌트가 시대를 아우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 디터 람스 브라운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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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는 초기에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건축디자인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브라운을 만나면서 제품 디자이너의 삶이 시작되었다. 브라운을 만난 것이 어쩌면 인생 최대의 전환점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브라운을 설립한 에르윈과 아르투르 형제들은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하였고, 당시 시대적인 배경과도 어우러져서 디터 람스도 그 방향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미지 출처 :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87411





2. 디자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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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디터 람스와 브라운 CEO와 다투는 일화를 소개하는데, 디터 람스는 BRAUN로고 제품 전면에 넣기 싫었고, CEO는 그것을 전면에 크게 넣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디터 람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새로운 곳에서 자신을 소개해야 할 때, 소리치지 않잖아요. 조용히 말해야 합니다. "나는 브라운이다!!"라고 소리 치를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그건 분명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할 거예요.






3. 빼기에 능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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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말 빼기에 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까지 빼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것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가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수 있다. 


BRAIN  ET 66 Cacluator (1987) / 출처 : https://www.port-magazine.com/design/counter-culture/


위의 계산기는 아이폰 안에 있는 계산기 앱에서 모티브를 얻었던 그 계산기인데, 그의 동료 '디트 리시 룹스'는 브라운 ET 66 계산기 (1987)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까지도 저는 이 제품을 더 이상 개선할 점이나 뒤쳐질 부분이 없는 좋은 본보기로 생각합니다





4. 2010년 디터 람스 전시 / 대림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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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2010년에 대림 미술관에서 했던 디터 람스 전시(Less and More)를 통해서 그의 작품들을 처음 봤었는데, 그 당시 1950~1960년대 만들어진 제품 디자인들을 보면서 '지금 나와도 사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또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찾아봤는데... 여전히 좋다. 그냥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나의 공간에 전시용으로라도 두고 싶을 정도로 아주 좋다. 밸런스, 색감, 여백, 재질 등등. 근데 그것들이 1950년대 디자인된 것 이라니...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디터 람스'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  


BRAUN studio1 - radio phono combination [1957] / BRAUN SK55 [1963] radio - phono combination
BRAUN - electric shaver[1957 ~ 1960]  /  BRAUN hair dryer [1978~83]
BRAUN MP3 - juicer [1957]  /  BRAUN HE1 [1961]  /  BRAUN HLD4 - hair dryer [1970]
BRAN T1000 [1963]  /  BRAUN table lighter[1967~8] & pocket lighter[1970~80]







5.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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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10 계명으로 정리해두었다. 디자인을 하면서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10 계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만큼 그는 디자인에 인생을 바쳤고, 그만큼 고집스럽다.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서 생각해볼 만하다.


1.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 Good design is innovative.

2.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유용성을 높인다. / Good design is enhances the usefulness of a product.

3. 좋은 디자인은 심미적이다. / Good design is esthetic.

4.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자기적 설명의 질을 높게 한다. /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and heightens the quality of self-explanation.

5. 좋은 디자인은 강제하지 않는다. / Good design is unobtrusive.

6.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 Good design is honest.

7. 좋은 디자인은 영속적이다. / Good design is enduring.

8.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까지 철저하다. / Good design is consistent to the last detail.

9.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10. 좋은 디자인은 가능하면 최소로 디자인한다. /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6. 감독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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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는 '디터 람스' 때문에 관심이 생겼기도 했지만, 감독 '게리 허스트윗'도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주 요인 중 하나였다. 그는 이전에도 [Helvetica], [Objectified], [Unbarnized]라는 영화를 제작한 디자인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이기 때문이다. 

디터 람스를 본 디자이너라면 이 영화들도 꼭 보길 추천하는 영화다. 한 기사를 보니, 이 '게리 허스트윗'은 이 영화들을 만들기 위해서 직접 굿즈를 만들어서 팔고, 킥스타터 펀딩을 통해서 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마치 인디 뮤지션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더 담담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듯하다. 


감독. 게리 허스트윗 (Gary Hustwit) / 출처 : www.hustwit.com
게리 허스트윗 사이트 (https://www.hustwit.com/)에 가면 다양한 굿즈들도 살 수 있고 지난 영화들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데 곰플레이어 자막 자료실에서 찾을 수 있다.)





7. 디자이너뿐 아니라 CEO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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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디자이너들에게는 무조건 추천하고 싶고, 또한 CEO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LESS BUT BETTER"

디자인에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모든 것을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은 "용기"이다. 그리고 그것이 브랜드의 색깔을 만들어줄 수 있다. 






디터람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제작했습니다. 글을 읽기 바쁘신 분들을 이 영상 하나만 보셔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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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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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경험을 설계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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