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트랙트 시즌 2 - 이언 스폴터 "디지털 경험과 디자인"
오랜만에 넷플릭스에 들어왔는데, 앱스트랙트 시즌 2가 새로 방영이 되고 있었다.
시즌 1을 워낙 흥미롭게 봤었던 터라 시즌 2도 바로 둘러봤는데, 그중 맨 처음으로 이언 스폴터의 영상을 시청했다.
그는 현재 인스타그램의 디자인 헤드이고, 이전에 나이키 FuelBand 디자인도 했던 사람이다. 이 영상에서는 그에 대한 소개와 2016년 인스타그램의 BI 교체를 담당했던 이야기부터 UI를 교체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시작은 Burbn(버븐)이라는 체크인 앱이었다. 2010년 3월에 이 앱이 나왔을 당시 아이폰이 GPS를 탑재하면서 여러 체크인 앱이 등장했었는데, 다른 앱들과는 다르게 사진을 올릴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스타그램(2010년 10월) 형태로 변해갔다.
사실 생각해보면 큰 기능이라고 할 건 없다. 나의 사진으로 올리고 그것들을 공유하는 서비스 일 뿐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한 가지 기능에 집중했고, 그것을 더욱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인스타그램의 아이덴티티 중 중요한 부분은 필터 기능이다. 초기에 인스타그램은 필터를 활용해서 폴라로이드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고, 인스타그램 하면 아이콘과 함께 사진의 톤이 같이 떠올랐던 적이 있다. (현재는 많은 앱들이 필터를 적용하고 있지만)
앱 등록한 첫날 가입자가 25,000명이었다고 하니, 지금 봐도 놀라운 숫자인 것 같다.
그리고 2012년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당시 직원이 13명이었는데 그 당시 기업가치를 코닥의 12배로 인정받았다. 10억 달러라면 거의 한화로 1조가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2016년 인스타그램 로고가 교체되었을 때 사실 말이 많았다.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ADWEEK라는 매체에서는 "It may well go down as one of the biggest design fails of the year." 올해의 최고로 실패한 디자인이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로고들이 모두 플랫하게 바뀌는 동안 인스타그램은 기존 스큐어모피즘 스타일 (실사 같은 2D 그래픽)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당시 기억으로 플랫한 로고들 보다 스큐어모피즘 스타일이 오히려 특별해 보였었는데, 결국 대세를 따라 가는 건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2년 후에 그것이 잘 된 사례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용자는 2억에서 10억 명으로 늘어났다.
이 영상에서는 이언 스폴터가 로고 리뉴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은 많은 리뉴얼 사례에서 참고할 만큼 완벽한 과정을 보여준다.
둥글둥글한 모양, 사탕 같은 렌즈, 곰돌이 같은 색상, 무지개무늬 등.. 기존 로고가 갖고 있던 것 중에 이어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고심하다 한기지 실험을 하게 된다.
회의 중에 직원들에게 "로고를 보지 말고, 10초 안에 인스타그램 로고를 그려보세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의외로 무지개 컬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시안을 제작했는데, 하나는 기존 로고를 디벨롭하는 방향이고 나머지는 기존 로고를 완전히 단순화시켜서 아이콘화 하는 방향이었다. 2번째 방향에 조금 더 힘을 실어 형태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이 부분에서는 컬러는 없고 가장 알맞은 형태를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안들을 뽑아낸다.
그리곤 무지개 컬러에 대한 인사이트를 살려서 한 가지 컬러가 아닌 다양한 컬러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많은 컬러의 그라데이션을 배경이 깔아본 후 아이콘의 형태가 단순해야 잘 어울릴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여러 아이콘의 형태 중 가장 미니멀한 형태로 선택하게 되었고, 새로운 로고가 탄생했다.
UI는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 요소에 있던 컬러를 모두 배제하고 블랙엔 화이트 기반으로 수정되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페이지 리뉴얼을 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보여준다. UI를 리디자인 한다는 것은 때로는 위험한 일이다. 사람들은 익숙해져 있고, 변화를 싫어하거나 어려워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상황들 또한 많아졌다. 상황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앱은 점점 무거워지고, 복잡해지고 말았다. 변화가 필요했다.
프로필에서 가장 이슈로 볼 수 있는 것은 팔로워, 팔로잉의 숫자가 기존에 너무 부각되어서 그 부분에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숫자가 자신의 인기를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부분의 비중을 줄이고 아래로 보내는 안이 있었다. 이것은 기존에 팔로워를 통해 다양하게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이 있을만한 이슈이기 때문에 그들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엔 완성이 없어요. 계속 진화해 나가겠죠. - 이언 스폴터
이언 스폴터가 미디엄에 올린 디자인 리뉴얼에 관한 이야기
디자이너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상에서는 SNS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SNS 무료 서비스가 아니다. 내 정보를 넘겨주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가짜 뉴스 등 잘못된 정보들도 많이 퍼져나갔다.
누군가의 가짜 인생을 보고 부러워하고 나의 가짜 인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인수 후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 계열사 중에 효자 브랜드로서 수익 창출도 지속적으로 해야 하기에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그게 인스타그램의 숙제가 될 것이다.
꺼져가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인스타그램은 아직 건재해 보인다. 페이스북 인수 후에 광고가 붙고 그런 부분이 꽤 영향이 있을 것 같았지만 잘 진화해가는 듯하다. 하지만, SNS는 언젠가는 다음 주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인스타그램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다음은 또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하다.
앱스트랙트 시즌2 트레일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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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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