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Lorenzo Mattotti, Agency : Galerie Martel
참 이상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없어져버렸다.
나름 인정받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그러나 마음은 항상
조마조마했고 불안했다.
이 혼란스러움을 벗어나고 싶지만,
동시에
벗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에,
막막하고 늘 화가 나 있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한강다리를 걸었던 점심시간,
깨닫고 말았다.
나는,
지나치게 열심히였구나.
잘 해내고 싶어 너무 많은 것을 소진했다.
이제,
그동안 스스로 허용하지 않던 것을
해보기로 한다.
회사 앞 새로 생긴 카페에 불쑥 들어가
가장 눈길 가지 않는 자리에 적힌
말차 라떼를 주문한다.
쌉싸름한 달콤함이,
아무도 날 아껴주지 않는 듯 한 위태로운 기분을
포근히 안아준다.
회사로 향하던 몸을 그대로 돌려
집 서랍을 뒤졌다.
일단 무언가를
해야 했다.
손이 잡힌 여권은 텅빈 채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래, 이번엔
나를 위해
힘을 내보자.
새로 찍은 여권사진을 들고 나선 발걸음이
어쩐지 매끈하다.
Lorenzo Mattotti는 1952년 이탈리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입니다.
2003년 그래픽 노블계의 노벨상이랄 수 있는
아이스너상을 수상했습니다.
다수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있습니다.
종이 또는 보드에 아크릴로 바탕색을 스민 뒤
오일색연필로 질감을 더하는 방식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심리보색, 인접대비 등으로 내면의 깊은 심리를
강렬한 감각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