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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프리맨 Mar 19. 2024

그 많던 집중력은 어디로 갔을까?

스물세 걸음

집중력.. 무언가를 함에 있어 다른 생각으로 빠지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할까?


시간이 지나면서 집중력이라는 것도 점점 변해감을 느낀다. 10대 때 특히 고등학교 시절. 어떻게 그리 오래 앉아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을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해보라고 하면 그렇게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지는 못할 거 같다.


20대도 마찬가지. 게임을 미친 듯이 했던 시절. 물론 10대 때도 밤을 새 가며 했었지만 20대 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체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게임을 했다.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해도 더 이상 게임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그때처럼 하진 못할 듯.


30대 중반쯤부터였던가. 왜인지 모르게 빠져든 회사 일. 나름 건실한 쪽으로의 집중력이 발휘된 케이스였고 결과적으로도 나쁘지 않았었다. 대신 건강은 좀 잃었다.


집중력이라는 것도 나이대에 따라서 변하는 거 같다. 예전엔 미처 몰랐지만 집중력은 꾸준히 주어지는 마르지 않는 샘 같은 건 아닌 거 같다. '오히려 채굴량이 제한된 한정적인 자원에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자유 시간이 늘어나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늘어난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서 집중력 또한 그에 비례해 주어지진 않는다. 


내 경우엔 아무리 길게 글쓰기에 집중해 보려고 해도 하루에 고작 2 - 3시간 정도. 그 이상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하얘지고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진다.


'원래 이런 건가? 그냥 나한테만 해당되는 얘기 아니야?'


집중력이라는 걸 제대로 측정할 방법은 없으니 그저 개인차라고 생각하는 게 맞나? 


갈수록 줄어드는 집중할 수 있는 힘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 그래서 남들이 집중하는 방법에 관심도 가져봤는데 딱히 나한테 잘 맞지는 않았다.

그냥 지금처럼 하루에 2 - 3 시간 집중할 수 있는 것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걸까?


도무지 모르겠다. 잃어버린 집중력은 어떻게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다 문득 든 생각 하나.


"집중력은 꼭 필요한가?"

"무슨 소리를 하려고요..?"


문득 [집중]의 의미가 궁금해져서 나무위키를 뒤져봤다.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생각에 방해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흐음.. 다른 생각이나 외부 자극에 방해받지 않는다라.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글쓰기 외에도 해야 할 일이 항상 있다. 그리고 모든 순간을 외부와 단절된 채 혹은 홀로 조용히 있을 수도 없다. 


집중하겠다는 걸 달리 표현해 보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어!"


같은 말이 될까. 비약이 있긴 하지만 정말로 방해받지 않는 상황이 되면 잃어버렸다고 느낀 내 집중력이 더 늘어날 수 있으려나? 더 많은 글을 써낼 수 있는 걸까?


잠시 생각에 빠졌다.

...

...


결론이 섰다. 그런 시간과 환경이 주어진다고 해서 집중력이 올라가지도, 그렇다고 글을 더 써내지도 못할 거 같다. 어쩌면 내가 잘 해내지 못하는 이유를 집중력이 부족하다라며 핑계 대고 싶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사실 집중력을 떠나서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을 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거 같다. 예전에 비해 턱 없이 줄어든 집중력임에도 그날 반드시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을 매일 하다 보면 관성처럼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내게 주어진 환경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마음먹은 일은 해내야 한다. 핑곗거리를 찾거나 누군가의 탓만 하는 건 너무 비겁하다. 그렇게 도망쳐서 잠깐의 안녕은 얻을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인생에서 쉽게 얻어지는 건 없어요. 뒤돌아 보면 쉬워 보일지라도."


분명 지금의 난 예전 보다 집중력이 낮아졌다. 대신 밀도 있게 사용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집중력이 줄어들었다고 느껴지면 줄어든 시간을 어떻게 잘 사용하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게 더 현명한 게 아닐까?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아쉬워만 하기엔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우니까.


늘 핑계는 가깝고 실행은 멀게만 느껴진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은 더 큰 핑곗거리가 생길 따름이다. 집중력 핑계 대지 말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써야 할 글을 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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