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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프리맨 Mar 11. 2024

창작, 당해버렸다.

스물두 걸음

창작은 뭘까? 모를 때는 사전부터 뒤져보자.


1.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것. 또는, 그 물건.
2. 예술 작품, 특히 문예 작품을 독창적으로 짓는 것. 또는, 그 작품.                                                                        


새로운 것을 처음 만드는 것이군. 창작활동을 하는 데 나이가 중요할까?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측면에 있어 나이라는 게 꼭 절대적인 기준이 되진 않을 거 같다. 물론 특정 세대를 대변한 창작물을 만들려면 [공감대]라는 게 분명 필요하니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수는 있을 거 같기도.


그래서 든 생각 중 하나는 10, 20대를 대변하거나 뭔가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건 어느 정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억지 상상으로 만들어 내다 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표현할 확률이 높으니까.


40대로 접어든 내가 표현하기 좋은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세대 불문하고 통할 수 있는 소재
2. 경험 공유
3. 내가 속한 세대의 이야기 쓰기
4. 독창적인 무언가(?)


처음에는 창작활동이 [4번]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당연히 난 평범한 사람인데 갑작스럽게 독창적인 무언가를 떠올리려니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수밖에.. 아니면 평상시 다양한 생각과 메모라도 했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다니던 시절엔 늘 바빴다는 핑계로 글 한 줄 써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경험을 한 번 재미있게 풀어서 써보자!!'


[재미있게]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재미.. 재미라. 내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이던가? 농담은 간혹 던질 때도 있었지. 블랙유머에 가깝다는 게 문제긴 한데.


블랙 유머는 문제점이 좀 있다. 해당 상황에 대해 상대방도 이해도가 있어야 하고 의도한 대로 흘러가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때가 많다. 일단 그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 자체가 굉장한 노잼 요소다. 게다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쉽다. 받아들이는 쪽에서 불쾌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말로는 그렇다 쳐도 유머 있는 글은 어떻게 쓰는 거지? 이거야 말로 큰 문제였다. 글로 재미를 전달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글이 재밌어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재미라도 있어야 술술 읽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머스럽지 않지만 여전히 유머를 찾고 있는 내 모습이야 말로 비극 그 자체다.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유머러스한 게 있었어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르겠는데..]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있을 수도 있다. (희망사항) 아무튼 경험적인 측면에 대한 글을 재미있게 쓰고 싶다는 내 바람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자! 그다음으로 쓸 수 있는 내용은 뭐가 있을까?'


바로 내가 속한 40대 이야기! 그래 이걸 주력으로 삼아야겠어!


하지만 당차게 마음먹은 것과 달리 쓸 소재가 거의 없었다..


현재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크게 성공한 상태도 아니고.

엄청나게 작품성 있는 아름다운 글을 쓰지도 못하고.

...


그럼에도 쓰기로 했다. 모든 40대가 직장을 다녀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사회적인 성공을 이뤄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작품성이 좀 떨어지면 어때. (괜히 좀 작아진다.)


그래도 쓰는 게 재미있잖아. 무엇보다 다른 사람이 읽어줄 때의 희열도 있고!

음.. 부정은 못하겠다. 별거 아닌 행위 같지만 이상한 중독성이 있긴 하다.


'내가 가진 40대까지의 경험을 가지고 다른 이에게 재미있을 만한 공감대 형성을 글로서 전달할 수 있을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들인 시간 이상으로 읽어주는 타인의 시간도 소중한 법. 방송에 수신료의 가치를 운운하듯 글도 마찬가지로 읽어주는 사람의 시간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니 최소한 재미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알면 실천해 주세요.]


네..


마지막으로 [세대 불문하고 통할 수 있는 소재]가 있을까?


이건 마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완벽한 여친 또는 아내와 같은 걸 의미하는 거 아니야? 아니지 반대로 남친 또는 남편일 수도.


'혹시 공포물은 세대 불문하고 통하지 않을까요?'


누군가가 대답했다. 세대 불문하고 전부 싫어할 수도 있는 내용이라고. 아아아...


몇 편의 공포 소설을 써 보니 느껴지긴 한다. 얼마 안 되는 조회수 중에서도 특히나 공포물은 조회수가 안 나오기 때문이다 :(


여전히 내게 있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노력해 볼 예정.


아무튼 그렇다. 40대 한량 남자는 오늘도 뭘 쓸까 생각 중이다. 대체 뭘 쓰면 좋을까 싶은 내용을 쓰다 보니 지금의 글이 되었네?


평가받는 일은 참 무섭다. 어쩌면 아마추어기 때문에 지금은 맘 편히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프로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꿈 만은 참 크게 가지고 있다. 어떻게든 글로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는 꿈.


손가락질을 해도 좋다. 오히려 무반응에 가까운 지금 상황보다 훨씬 나은 거 아닐까? (하지만 막상 손가락질당하면 멘털 무너질 듯..)


좀 더 편한 마음을 가지고 재밌게 읽힐 수 있는 글을 계속 써보고 싶다. 그 와중에 조금이라도 제게 힘을 주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 [응원 또는 비난(?)].. 감사히 받고 싶다. 힘내자 나 녀석! 힘내라 40대! 힘내라 온 지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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