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임신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아이는 부부간에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만들 수 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를 가지는 것도 선택받아야 되는 거였구나.’
오빠와는 한동안 진지하게 아이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이가 생겨서 커리어에 영향이 가게 되는 상황도 고민했고 무엇보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눴다.
아이 계획을 얘기하다 보니 걸리는 게 참 많았다. 관심이 없어서 한 귀로 듣고 흘리던 학군지에 대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고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게 생겼다.
그동안 우리 둘이서만 잘 살아갈 걱정이 주였는데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고민이 많아졌다.
”오빠. 우리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괜한 선택으로 아이가 불행해질까 봐 무섭기도 해.”
남편은 걱정이 많이 되면 굳이 아이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 줬다. 충분히 깊게 고민해 보고 생각의 변화가 없을 때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한다. 내 편이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여름휴가 계획을 세웠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요즘이다.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여행 가서 탁 트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아이를 가져보는 계획도 세웠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아이가 생긴다면 내 삶은 무슨 색깔이 될까?
지금까지 남편과 지내는 내 삶을 굳이 색깔로 비유하자면 알록달록 함보다는 모던하고 단조로운 모노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둘이 지내온 시간이 쌓이다 보니 많은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간다. 눈빛만 봐도 어떤 기분일지가 보인달까?
최근에 동네에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부부를 멍하니 지켜본 적이 있다. 아이를 가진다고 생각하니 유모차에 시선이 참 많이 갔다. 아이를 태우고 유모차를 밀며 대화 나누는 부부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우리 가족도 곧 저렇게 셋이 되려나.’ 상상만으로도 살짝 기분이 좋아진다. 두려움도 생기지만 기분 좋음이 포함된 두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