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이야.’
남편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아이를 얻어야 하는 걸까?’
그러고 싶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몸 상태도 좋진 않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남편과 긴 시간에 걸쳐 얘기를 나눴고 우리는 고통스러웠지만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엔 시험관 시술을 받아보려고 한다. 시험관 시술은 인공수정보다 과정이 복잡하고 많이 아플 수 있다고 해서 걱정이 되긴 한다. 그래도 수정 성공률은 좀 더 높을 수 있다고 한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시간 동안 후회하고 싶지 않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시술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다 보니 엄마 생각이 났다.
”희정이니? 요즘 전화도 뜸하더니 잘 지내는 거지?”
”응. 엄마 별일 없었지? 그냥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이 좀 없었어.”
”목소리가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참아보려 했지만 왈칵 울음이 쏟아졌다.
”희정아 무슨 일이야? 너 왜 그래?”
”엄마 미안해. 나 너무 힘들었어.”
침착하려고 했는데 엄마와 대화를 나누니 모든 긴장이 풀어져 버렸다. 한없이 서러웠던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를 전부 털어놨다.
”엄마가 갈게. 조금만 기다려.”
”알았어. 조심해서 와 엄마. 정말 미안해.”
”미안은 무슨. 좀 이따 봐. 끊는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거 같았던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실 거창한 일도 아니다. 개인적인 바람에 의해 아이를 가지려다 잘 안되었을 뿐인데. 근데 엄마한텐 왜 이렇게 미안했을까. 남편한테도 그렇고.
시부모님한테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과정이야 어떻든 성공해서 좋은 소식으로 전하고 싶다.
처음 시술에 실패하고 나서 한동안 머리가 멍했다. 잘 살아왔던 내 삶에도 균열이 생긴 거 같았고 나름 밝았던 성격도 다소 침울해진 거 같다.
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이런 나의 기분을 어떻게든 좋게 만들어 주려고 애쓰고 있다. 한없이 좋은 사람. 그런데 그 모습이 내게 미안함을 더 많이 느끼게 만든다. 그이를 닮은 아이를 만들어 주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감상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우울한 생각은 아무것도 하기 싫게 만들 뿐이다. 오랜만에 운동이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