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부부 이야기 7

by 고성프리맨

“오빠 나 좀 떨려.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떡하지?”

”괜찮아. 힘들겠지만 마음 편하게 먹어보자. 너무 많이 생각하지도 말고.”


오늘은 배아이식을 받기로 한 날이다. 태연해지고 싶은데 너무 떨린다. 이번에도 잘못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몇 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이번마저 실패를 하게 되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발 아이를 가지게 해 주세요. 한 번만 허락해 주세요. 다시는 욕심내지 않을게요. 부탁이에요.’


침대에 누워 간절함을 속으로 곱씹으며 수술실로 이동했다. 수술실에 누워 켜진 백색 등을 보니 머리가 하얘진다. 이 시간이 무사히 빨리 지나갔으면.


시술은 마취과정 없이 진행됐다.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만 아래쪽의 감각이 느껴진다. 나의 온 세포와 감각이 집중되고 긴장감도 커져 갔다.


”끝났습니다.”


짧은 시술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괜스레 배도 아픈 거 같고 더부룩하다.




내 뱃속에 아이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기도 하고 반드시 잘 낳고 싶다. 최근엔 인생의 우선순위가 뒤죽박죽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이에 관한 것이 1순위가 되었다는 것이다.


회사에는 미리 휴직계를 제출해 놨다. 몇 번의 시술 실패를 겪게 된 게 일 때문인 것만 같았다. 남편은 다 이해해 줬다. 나 때문에 너무 많은 걸 감수하는 거 같아 미안하고 안쓰럽다. 그리고 표현은 잘 못했지만 너무 고맙다.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간다. 2주 정도 착상이 자리 잡기까진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걷는 것도 신경이 쓰일 정도다.


오늘이 3일째.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휴지에 피가 살짝 묻어 나왔다.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안돼. 정말 잘못되면 안 된단 말이야.’


감정이 격하게 요동쳐서 마음이 주체가 되질 않는다. 급하게 회사에 있는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어떡해. 피가 나왔어. 나 병원 가봐야 할 거 같아.”

”희정아. 기다려 엄마 갈게. 기다려줘.”

”나 어떡해. 이번에도 잘못되면 나 못 살아. 안되는데.”

”아니야 괜찮을 거야. 빨리 갈게.”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어서 이성적인 생각을 못 하겠다. 인터넷 검색도 못하겠고 들었던 이야기도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도어록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엄마가 도착했나 보다. 문을 열고 엄마가 들어왔다.


”희정아. 어디 봐보자. 상태가 어떤 거 같아?”

”엄마. 나 왜 이렇게 운이 없지? 난 아기 가지면 안 되는 거야?”

”아니야. 지금 무슨 소리야 그게. 병원으로 가자.”


급하게 엄마가 내 옷을 챙겼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