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부부 이야기 8

by 고성프리맨

“희정아 너 시술받았다며 힘들 텐데 고생한다.”

”이모야. 얘기 들었어. 참 쉬운 게 없다 그렇지?”

”희정 씨. 안타까워요. 시술 실패했다면서요. 몸조리 잘하셔야 할 텐데..”

”시술 과정은 어때요? 너무 아프죠?”

”일단 좀 쉬셔야 해요. 아이를 만들 수 있게 몸부터 잘 가꾸셔야죠.”

”안타까워요.”

”불쌍해요.”


’그만!!!!!!!!’


꿈이었다. 모두가 나를 비웃고 동정하는 꿈을 꿨다. 벌써 몇 번째 악몽인지 모르겠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오늘도 숙면은 쉽지 않을 거 같다. 내일이면 퇴원인데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병원에서는 다행히 문제가 생기진 않았다고 했다. 시술 후에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생체 리듬이 깨져서 그럴 수 있다며 휴식을 권했다.


’뱃속의 아이에게 문제가 없다면 안심이야.’


뒤늦게 남편도 도착했다. 회사일이 바빠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해한다.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다.


”울지 마 오빠 괜찮대.”


남편은 내가 너무 안쓰럽게 느껴지나 보다.


”괜찮아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야. 오빠하고 나 닮은 아이가 꼭 태어나주면 좋겠어.”




많은 사람에게 나의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자꾸 알리다 보면 기대고 싶어질 거 같았으니까.


그리고 내 선택이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 아이를 원하는 절박한 내 모습이 어때서. 자연적으로 안되니 노력해 보는 건데.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피가 묻어 나왔을 땐 하늘이 노래지는 거 같았다. 뭘 해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저주에 걸린 여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만 같았다.


’아이야 미안해. 엄마가 널 너무 원해. 엄마 혼자만 욕심으로 널 세상에 태어나게 하려고 하는 거 같아 미안하기도 해. 하지만 태어나 준다면 정말 세상에서 둘도 없는 엄마가 되어볼게. 사랑해.’




퇴원 후 4주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쉬면서 몸조리를 했다. 착상이 되기 전까지 조심해야 한다 하니 집 밖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다.


생리가 멎은 느낌이 들 때마다 임신 테스트기를 몇 번 사용해 봤지만 아직까진 한 줄이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의 매일 테스트 중이다. 오늘도 한 번 해봐야지.


’두 줄이다. 잠깐만 임신이 된 건가?’


정말 임신이 된 걸까? 믿기지 않는다.


”오빠.”

”희정아 왜 무슨 일 생긴 거야? 내가 지금 갈까?”

”아니야 그런 거.”

”뭐야 불안하게. 괜찮은 거지?”

”응 근데 나 임신 테스트기 해봤는데.“

”해봤는데??”

”두 줄이야!!”

”정말?”


감격에 겨웠는지 남편의 울먹거리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린다. 갑자기 나도 울음이 쏟아졌다. 하지만 병원에서 확인하기 전까진 확실하지 않다. 임신 테스트기를 하나 더 사용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