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이 많이 무거워졌다. 체중도 많이 늘더니 거울 속의 내가 낯설어 보인다.
’운동이야 나중에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
어느새 임신 8주 차가 되었다. 병원에서는 다태임신이라고 했다. 처음에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쌍둥이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동안의 시술 과정이 머릿속을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그동안 날 힘들게 만들더니 이렇게 선물을 주시려고 그랬구나 싶었다.
이제는 주변 사람에게도 알리기 시작했다. 그간 고생했을 나의 분투기를 듣고 공감하고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 보니 예민해져 있었는데 그간의 설움이 눈 녹듯이 사라져 가는 걸 느낀다. 특히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놀라던 남편도 내가 편해지자 웃음이 돌아왔다.
시부모님은 임신 소식을 듣고 특히 좋아하셨다. 내심 손주가 보고 싶으셨겠지. 나도 안다. 하지만 임신은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었으니.
아직 완벽하게 안심할 때는 아니다. 병원에서도 힘들게 얻은 결과인 만큼 몸 관리에 많이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도 지금의 기쁨을 조금 누리고 싶다. 요즘은 아이 옷 찾아보는 게 너무 즐겁다.
’이렇게 이쁜 옷이 많다니. 내가 입고 싶을 정도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로 인해 밝아진 나를 느낀다. 이대로라면 예전의 내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 같다.
아이가 얼른 태어나서 빨리 만나보고 싶다.
산부인과 정기검진 날이 되어서 남편하고 병원에 왔다. 배를 어루만지며 검진 순서를 기다리던 부부의 모습이 늘 부러웠는데 이젠 우리도 같은 모습이 되어서 신기하다.
검사 결과가 좀 길어질 거 같으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오빠.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지을 거야?”
”글쎄. 아직 성별을 모르니까. 혹시 오늘 슬쩍 얘기해 주려나?”
”시기상으론 확인이 된다던 거 같은데. 오빠는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난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 널 보니까 딸이 참 좋은 거 같아.”
”난 아들이면 좋겠는데. 뭐 어때 아들이든 딸이든 다 잘 키울 거야. 잘 키울 수 있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결과 확인의 시간이 다가왔다.
기분이 살짝 이상하다. 의사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 보인다. 기분 탓이겠지.
남편의 손을 꼭 붙잡고 자리에 앉았다.
”희정 님. 좋은 소식과 좋지 않은 소식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