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부부 이야기 10

by 고성프리맨

“좋지 않은 소식부터 듣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검사를 면밀히 해본 결과 태아 중 한 명의 심장박동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네?”

”아직 임신 초기라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저희 쪽에서는 계류유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입술의 떨림이 느껴진다.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 선생님. 다른 아이는 상태가 어떤가요?”

”다른 아이는 괜찮습니다. 시험관 시술이 성공해도 지금 같은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산이면 자궁 속에 아이가 남아 있는 걸 텐데 문제 될 건 없을까요?”

”시기가 중요한데 지금은 초기라 따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남편과 병원 밖으로 나오는 내내 한 마디도 나눌 수가 없었다. 남편이 차를 가져올 동안 잠시 혼자 기다렸다.


’독하게 마음먹자. 뱃속에 있는 우리 아이를 지켜야 해.’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다른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엄마가 평생 살면서 너를 잊지 않을게. 널 못 지켜줘서 미안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남은 아이를 잘 지켜내야 한다.하지만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 걸까.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도록 하자.


”오빠. 미안해.”

”내가 더 미안해. 너 임신했을 때 내가 잘 챙겨줬어야 하는 건데. 바쁘다는 핑계로 널 너무 혼자 둔 거 같아.”

”아니야. 원래 시험관 시술받고서 쌍둥이 출산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그리고 아직 우리 소망이는 곁에 있잖아. 힘내보자.”

”그러자. 가장 힘든 건 자기 일 텐데 내가 더 힘들어하고 있었네. 힘내자.”


불안감을 다 지울 순 없었지만 남편과 대화를 하고 나니 힘이 생겼다. 소망이는 꼭 안전하게 지켜줄 생각이다.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소망이를 지켜야 한다.




이제는 누워서 자는 것도 불편하다. 만삭이 되어갈수록 몸이 많이 아프고 힘들다.


’이제 우리 소망이를 만날 날도 가까워져 가는구나.’


흐르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간도 어떻게든 흘러간다. 정기 검진을 꾸준히 받으면서 태아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태아의 위치가 좋지 않아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다.


’2주 뒤면 널 만날 수 있겠구나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