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부부 이야기 11

마지막 이야기

by 고성프리맨

“힘내 희정아.”

”힘내렴.”


부모님과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수술실로 향했다.


’오늘이면 우리 아가를 만나겠구나.’


수술의 무서움보다 아이를 만날 설렘이 더 컸다.


다행히도 소망이는 무럭무럭 뱃속에서 잘 자라줬다.한편으론 뱃속에서 겪었을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기억을 못 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아이의 무의식 속에 남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 이제 수술 시작하겠습니다.”




의료진들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아래쪽에서 수술하는 소리가 들린다. 왠지 마취가 풀리고 나면 상당히 아프겠구나 싶다. 하지만 무사히 소망이가 나오기를 바란다.


병원에서는 전신 마취를 권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모습을 바로 만나고 싶었다. 그동안 몸 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여러 번의 시술 실패와 스트레스 등으로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나 보다.


수술하는 동안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마치 물속에서 혼자 수영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희정 님. 공주님이에요. 출산 축하드려요.”


정신이 돌아왔다.


”아이는 건강한가요?”

”그럼요. 힘차게 울고 있네요. 한 번 봐보세요.”


’소망이니? 엄마야.’


마음속으로 불러봤다.


”괜찮으시면 모유 수유도 한 번 해보시겠어요?”

”네. 부탁드려요.”


아이의 보드라운 입술이 느껴진다. 나와 소망이를 제외하고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온다. 말로 표현을 못 하겠지만 난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거였구나.


’고마워. 무사히 태어나줘서. 아니 내 곁으로 와줘서.’


남편과 엄마도 생각났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걸 생각하니 빨리 소망이와 만났으면 좋겠다.


”저. 밖에 있는 부모님과 남편에게도 아이를 좀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당연히 되죠. 그리고 나머지 절차는 회복실로 이동하셔서 천천히 알아가시면 되세요.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긴장이 풀어지며 잠이 쏟아진다.


’꿈은 아니겠지?’


스르륵 눈이 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