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LTV 구해보기
지난 몇 년간 쏘카에서 일하며 다양한 지표를 접할 수 있었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다루는 서비스이다 보니, 모니터링하는 지표의 종류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앱 서비스에서 흔히 보게 되는 가입 전환율, 사용(구매) 전환율, 재사용률, MAU 같은 지표 외에도 가동률, 유휴율, 사고율 같이 쏘카만의 특성이 반영된 지표도 비즈니스 전반과 마케팅에 상당히 중요하게 활용된다.
종종 쏘카의 구성원이자 사용자로서 ‘쏘카는 잘 성장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살펴보는 많은 지표들이 그 질문에 시원한 대답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쏘카에서 활용 중인 많은 지표들은 대개 특정 퍼널의 성과이거나 또는 사업의 일부 단면만을 측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떤 지표도 우리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완벽한 정답을 알려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고 싶었다. 더 나아가 사업의 일부 단면이 아니라 쏘카의 전반적인 모습을 판단해 보고 싶기도 했다. 어떤 지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결국 뻔하지만 LTV(Life Time Value)라는 지표를 생각하게 되었다.
LTV(LifeTime Value) : 고객이 생애 주기에 걸쳐 창출하는 총 가치
우리의 전반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숫자로 LTV를 생각한 이유는 LTV 안에 여러 지표들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LTV는 아무리 많은 사용자를 획득해도 재사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개선하기 쉽지 않다. 또한 재사용을 열심히 유도해도 그 과정에서 쏘카가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역시나 개선이 어려워진다.
결국 LTV는 사용자를 둘러싼 여러 지표들이 균형 있게 개선되어야 향상되는 숫자였기에 우리의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해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지표라고 판단했다.
쏘카의 LTV를 구하고 싶어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전통적인 지표인 만큼 정말 많은 자료들이 나왔는데 내가 참고할 만한 방식은 크게 2가지였다.
첫 번째 방법. Formula-based LTV
LTV = ( 공헌이익 x 재사용률 ) / (1+할인율 - 재사용률)
이 방법에는 몇 가지 난관이 있었다. 쏘카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수식의 세부 항목을 산정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실제 데이터를 뽑아보니,
데이터를 뽑는 시점에 따라 리텐션율이 요동쳤다.
또한 그 시점에 따라 공헌이익도 요동쳤다.
할인율은 얼마로 산정해야 하는 걸까.
물론 적절한(?) 숫자를 정해 적절하게(?) 계산해 볼 수 있겠지만, 그 수치로 우리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 판단해 본다는 게 께름칙했다. 그래서 찾은 두 번째 방법은
두 번째 방법. Empirically realized LTV
LTV = 코호트 별 누적 공헌이익 / 코호트의 크기
이 방식은 심플하게 특정 기간 동안 실현된 공헌이익을 LTV로 보는 것이었는데 몇 가지 장점이 있었다. 불필요한 가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시각화하여 요리조리 살펴보기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쉬워 보였다. 그래서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찾아본 방법대로 LTV를 산출하려면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을 먼저 알아야 했다.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 = 매출 - 변동비
마케터가 직접 공헌이익을 산출하기는 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개념이 생소할 수도 있고, 이를 잘 안다 하더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쏘카의 변동비에는 유류대, 사고비, PG사 수수료, 통행료 등 정말 많은 항목이 있다. 수많은 항목들을 파악하고 분류하여 각 사용자의 사용 건에 디테일하게 매칭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여러 유관부서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쏘카에는 이 번거로운 작업이 데이터 마트에 매일 정리되어 적재되고 있다. 마케터는 데이터 마트를 통해 어떤 사용자가 언제 얼마를 결제하고 할인은 얼마만큼 받았는지, 또 어떤 비용이 얼마 발생하여 그 손익은 얼마인지를 손쉽게 조회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운이 좋게도 Empirically realized LTV를 구하기 위해, 이미 산출되어 있는 공헌이익을 유저별로 집계만 해주면 되었다.
※ 예시 쿼리
간단한 쿼리 작업 후 각 코호트 별로 LTV를 살펴보았다. 지난 몇 년 치 자료를 뽑아두고 살펴보니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보였다.
특징 1. LTV가 선형으로 성장 중이다.
쏘카는 차량 소유를 대체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차량은 소유한다는 개념이 더 강하다 보니, 많은 사용자들이 쏘카를 사용하다가 첫 차를 구매하며 서비스를 이탈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위 차트를 그려놓고 보니 기간이 많이 경과한 코호트, 즉 쏘카를 사용한 지 꽤 오래된 사용자군에서도 계속 색깔이 진해지는 것이 보였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로 각 코호트의 LTV는 계속 선형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사용자가 점점 이탈하며 결국 그래프가 평평해지는 시점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꽤 오래전 코호트에서도 지금까지 계속 LTV는 늘어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쏘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충성 사용자들이 LTV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 사용자들이 차량 소유를 대체한다는 쏘카의 비전을 이미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위 그래프를 보며 한 가지 특징을 더 발견했는데
특징 2. 최근 코호트의 LTV가 더 높고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성수기, 비수기, 코로나 등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코호트 차트를 세심하게 살펴보면 같은 경과 시점(+M)에서 최근 코호트로 올수록 색이 짙어짐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선형 그래프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는데, 길이가 짧은 선들이 대체로 더 높은 기울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비교적 최근에 첫 사용을 한 코호트들이다.
각 코호트 별 LTV를 동일 경과 시점에서 비교해 보기 위해 첫 사용 +3개월, +6개월 시점을 잘라내었다. 오른쪽(최근)으로 올수록 막대의 높이가 더 높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쏘카는 퇴출근 TPO를 제시하는 등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여행, 출장, 일상 이용 등 더 다양한 TPO에서 쏘카를 이용하도록 노력해 왔다. 아마 그런 우리의 노력들이 반영되어 개선된 LTV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잘 성장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조금이라도 해답을 찾고 싶어 살펴본 LTV. 이 작업을 진행하며 쏘카가 잘 커나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우리가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들을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자연스레 LTV는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얻었다. 슈퍼앱을 선언한 쏘카가 카셰어링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확장될 때 우리 사용자의 LTV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된다.
마케터로서 손쉽게 이런 지표들을 만들고 살펴볼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쏘카에서는 업무에 필요하다면 직무와 무관하게 다양한 데이터 도구들과 잘 정리된 데이터 마트를 활용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전문가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업무 환경에 관심이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팀에서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분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쏘카를 찾아 주시길 바란다!
참고자료
how to calculate lifetime value
Diligence at Social Capital Part 3: Cohorts and (revenue) LTV
잘 쓰고 잘 버는 스타트업의 경제학: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
Written by. 로열티마케팅팀 훈스
유저가 더 자주 더 오랫동안 쏘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유저가 쏘카를 더 좋아해 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