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반 올가닉

블루베리 농장 cafe

by 브랜디Cake

어린날 산골짜기에서 살았다.

농사가 취미인 아빠는 그때도 산 중턱 어딘가를

가꾸고 씨 뿌려서 텃밭을 꾸었다.

아빠 힘든 줄도 모르고 등에 업혀

아빠가 만든 텃밭에서 놀곤 했다.


어느새인가 아빠는 산딸기를 따와

내 손바닥 그득하게 부어주고

아빠 하나 먹어보라는 소리도 없이

혼자 먹어치우는 나임에도

한 없이 예뻐라 했다.


그때부터 일까. 그래서일까.

나는 아직도 나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로 산다.


그때부터 일까. 그래서일까.

내가 좋아하는 과일은 단연 베리류이다.

산딸기, 오디, 머루(키위인가?!), 체리

크랜베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등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것을 보면

진심이다.

블루베리 농장 cafe

어느 따뜻한 겨울날

내가 사랑하는 베리류의 하나인

'블루베리 농장 카페'라는 부제를 가진

'더반 올가닉(The Barn organic)'을 찾았다.


블루베리에 현혹돼서 일까.

진입로부터 예쁘다.

한적한 1차선 국도를 벗어나면

새로 지어진 또는 짓고 있는

예쁜 단독주택들을 몇 개 지나

갤러리처럼 예쁘게 지어진 카페를 만날 수 있다.


각진 사각 건물의 카페는

중앙에 통로를 뚫어 바람길을 만들었다

블루베리 색을 가진 신비로운

블루베리 나무를 지나면 카페 입구에 다다른다.

따뜻한 기온과 차가운 바람

블루베리 나무와 걷는 기분은

이국적이라서 나를 설레게 했다.

각진 건물임에도 위압감이 없는 것은

브라운 벽돌과 통유리 창이

하늘과 땅과 주변 나무와 고스란히

어우러졌기 때문이리라.


나무로 된 육중한 문을 밀고 들어선다.

통유리 전면 창으로 겨울 햇볕이 길게 드어와서

난방의 건조한 따뜻함이 아닌

자연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베이커리 스탠드에는 많지는 않지만

전 메뉴가 블루베리를 주제로 한

먹음직한 빵이 있다.

블루베리 캄빠뉴, 블루베리 피칸파이, 블루베리 치아바타, 심지어 블루베리 피자

더불어 블루베리 잼과, 블루베리 레몬청도 있다.


샐러드와 블루베리 깜빠뉴, 블루베리 피칸파이를

주문하고 평일임에도 절반쯤 찬 1층을 뒤로한 채

2층에 자리를 잡았다.


1층~3층까지 다양한 좌석들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탁자와 의자 좌석

소파와 테이블 좌석

좌식 탁자와 방석 좌석

야외 좌석까지 있다.

규모도 다양하다.

어느 좌석은 혼자 책 읽기에 좋아 보이고

어느 좌석은 연인끼리 나란히 앉기에 좋고

어느 좌석은 다수의 모임도 가능하다.


사방에 뚫린 넓은 창으로

제 각각의 풍경을

제 각각의 사람과

나름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추억하기에 제격이다.

카페의 통유리 창으로

시선을 방해하는 것 하나 없이

온전하게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

더불어서, 이국적인 블루베리 나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아 멍하니 밖을 본다.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도 머물 수 있을 듯한데

다음 일정이 있는 것이 속상하다.


아메리카노는 고소하면서도 초콜릿 맛이 났고

샐러드는 신선했으며

함께 나온 블루베리 치아바타와

별도로 구매한 블루베리 깜빠뉴는 신기할 정도로

생 블루베리가 살아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맛났다.

신기하게도 꽤 많은 자리에

사람들이 앉아 있음에도

어느 대화 소리 하나 귀에 닿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

온전한 공백이 좋다.


지난 한주 내내 누군가로 인해

마음 상하고 지치고

누군가에게 상처 줬을까 안절부절못하며 보낸

나에게 최고의 장소이다.


블루베리는 언제 열리는지...

그때 다시 아빠와 와야겠다.

아빠 손 가득 블루베리를 쥐어주고 싶다.

된장찌개를 더 좋아하는 아빠지만

이제부터라도 이기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