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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상만두 Feb 07. 2024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는 도시의 패턴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진작가 이경준(b.1986)의 첫 번째 개인전이자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의 개관작이다. 익숙한 도시 풍경을 멀찍이 포착하여 낯설고도 아름다운 장면들로 담아내는 이경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작가는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건축물과 조형물, 그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보다 넓고 깊은 시야로 관찰한다. 그의 시선에서 평범한 빌딩 숲은 기하학적 그래픽 패턴으로 비치고, 바쁜 도시인은 저마다의 일상을 이겨내는 강인하고도 평온한 존재로 기록된다. 작가는 '멀리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작은 점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복잡다단한 무늬 속 자그마한 점에 불과한 저마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마주하는 고민들 역시 사소하고 가벼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주로 생활해 온 서울과 뉴욕을 배경으로 곳곳의 일상을 담은 작품 250여 점으로 구성되었다. 회색 도시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순간부터 도시 풍경과 사람들이 점, 선, 면으로 연결되는 순간, 바쁜 일상 한편으로 싱그러운 녹음과 함께 휴식하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지금도 우리 삶 속 도시 풍경은 바쁘게 혹은 단조롭게 반복되지만, 전시를 보는 시간만큼은 이 도시가 품고 있는 특별한 순간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즐겨보길 바란다.



이경준

뉴욕을 기반으로 도시의 일상을 패턴으로 담아내는 사진작가. 

2013년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뉴욕에서 물리치료사 일을 병행하고 있다.

건물의 기하학적 구도와 시간에 따른 빛의 색감, 사람들의 섬세한 움직임, 이 모든 것을 원경으로 담은 사진들로 세계적 기업과 브랜드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언젠가 우연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은 이경준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도로 위 차선, 건널목, 표지판, 신호등, 그리고 그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러한 시선의 전환을 시작점으로, 이경준은 일상의 단조로움을 특별한 장면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언뜻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도시의 풍경은 이경준 작가의 사진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순간들로 기록되며, 많은 사람에게 위안과 위로를 선사한다.

뮤지션 '구원찬', '죠지'와의 앨범 커버 작업, 디자이너 브랜드 'Helmut Lang' 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 발매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동시대 작가답게 SNS를 통해 작품을 공유하며 대중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CHAPTER. 1

PAUSED MOMENTS

첫 번째 챕터 'PAUSED MOMENTS'에서는 이경준 작가 고유의 사진 기법과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도시 풍경의 작업물을 소개한다. 특히 세상의 모든 것을 더 아름답게 비추는 빛의 시간을 주요 테마로 한다. 어스름이 드는 도시, 시시각각 변하는 빛 아래 작가가 아름답게 재구성한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창문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불빛과 전조등 빛이 거리를 메운다. 도시인의 바쁜 걸음도 멈추게 하는 황금빛 순간을 포착한 'Golden Hour' 존과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는

'Way Back Home' 존을 차례로 감상해 보자.


GOLDEN HOUR

아름다운 빛의 선물

"도시에서의 삶은 불안과 우울, 무력감과 외로움을 마주하게 한다. 그러나 때때로 발견하는, 무채색의 건물이 햇빛을 머금은 순간 같은 것들이 나에게 큰 힘을 주었다."


일상의 특별한 순간을 잡아내는 성실함. 작가는 이 장면을 우연히 잡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장소를 다니며 관찰하고 다녔을지 눈에 선하다. 햇살이 반사되어 빛나는 유리창과 멀리 지나가는 비행기, 마치 건물이 거대한 산처럼 자연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지 크기가 커서 압도감을 주는것 같다. 역시 작품들은 큰 사이즈로 봐야 제대로의 느낌이 느껴진다.

사실 나이아가라라든지 그랜드 캐니언을 사진으로본다면 그 웅장함을 반의반도 느끼지 못하는것과 같다.

그래서 특히 사진전은 꼭 현장에서 직접 보기를 추천한다.


일잔인들은 대부분 보지 못하는 도시의 살아 있는 모습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도시는 빛을 받으며 숨을쉬듯 노을이졌다 어두워졌다 한다. 그 장소로 잠시 소환된 기분이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건물이 머금는 빛은 미묘하게 변화합니다.  Summer Night in New York

아무도 없는 도시에 혼자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프레임을 크게 봐도 가까이 다가가 근접샷으로 뵈도 또다른 이야기를 들려줄것만 같은 작품이라 마음에 들었다.



WAY BACK HOME

집으로 가는 길


"어둠이 내린 후에야 도시는 우리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일터로, 

누군가에게는 집으로 보인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각자의 순간에 집중했다."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듣고 보니 그의 직업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사람들의 통증을 고쳐주는 물리치료를 하는것 처럼 도시가 사람들에게 치료해주는 부분에 대한 발견이 느껴졌다. 그 시선이 따듯했다.



CHAPTER. 2

MIND REWIND


이경준이 바라보는 도시는 선과 면, 그리고 점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 챕터

'MIND REWIND'에서는 건축물이 이루는 기하학적인 패턴, 그리고 그 안에 작은 점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Patterns & Dots' 존은 사람들과 건물들의 유기적인 연결과 관계에 집중한 사진들로 구성됐다. 복잡한 구조물 사이 오아시스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색다른 여유와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존 'Escaping Avenue'에서는 빌딩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향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주목한다. 그 많은 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가던 방향이 바뀔 때도 있고,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눈 앞에 펼쳐질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며 또다시 한 발짝 내딛는 우리들의 모습을 찾아보자.


PATTERNS & DOTS

도시 속에 작은 점


"단정한 평행과 직각이 두드러지는 도시.

선과 면으로만 이루어진 듯한 프레임 속, 현대인은 하나의 조그만 점처럼 존재한다. 그러나 작디작은 점에도, 서로 다른 각자의 삶과 이야기가 녹아있다."



빌딩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패터을 보면서 마치 우리들에게 말을 거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 도시에 저런 모습들이 있었구나, 신기하다. 작가는 이 순간에 얼마나 즐거웠을까?


 작가는 도시를 부감으로 바라 보면서 부터 마치 독수리의 눈이 된듯 집요하게 뉴욕을 바라본다.


언뜻보면 잘 안보이는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는 순간이 즐겁다.

역시 뉴욕답다. 빌딩 위 옥상에서 선탠을 하는 모습이 이국적이다.


빌딩 그림자의 모양이 절묘하다. 건너편 빌딩의 이 순간을 잡아 내다니





와 아이디어 좋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작가의 마음을 간접체험 해보았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아주 편안해 보이네요~^^


어유 넌 어딜가니 몽몽아~^^



들어올 때 받았던 프레임을 들어서 사물을 바라 봅니다. 재미있네요. 이건 참 재미있는 아이디어 같아요.

아마 커플이 왔다면 즐겁게 놀 수 있겠네요~^^ 서로 스파이샷을 찍어주며 잘 놀것 같네요.



ESCAPING AVENUE

거리를 지나서


"길 위를 부지런하게 걷는 도시인의 정수리는 좌표를 이리저리 헤매는 점들의 집합과 같다. 나는 그 점들을 찍는다. 무엇을 어떻게 찍을지 정했더라도, 거리 속 행인들은 카메라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현장에 있는 것처럼 영상으로 보여준건 정말 흥미롭네요~


위에서 내려다본 도심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차선, 건널목, 신호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죠


마치 미니어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재미있어요~^^




CHAPTER. 3

REST STOP


세 번째 챕터 'REST STOP'은 숨 가쁘게 흘러가는 도시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과 시공간을 기록한 사진들을 소개한다.‘Central Park' 존은 빼곡한 건물 사이의 여백을 채우는 짙은 녹음의 공원을 배경으로 구성됐다. 내리쬐는 햇빛과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공원에 머무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사람의 표정이 평온하다. 이어지는 Winter Wonderland' 존에서는 이경준의 시선으로 담아낸 새하얀 겨울을 소개한다. 정신없는 도시에도 하얀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고요한 평화가 찾아오고 포근하고 따뜻한 풍경으로 기록된다. 마치 영화 속 장면들처럼 아름다운 일상의 쉼터를 발견해 보자.



CENTRAL PARK

공원 속에 휴식


"때로는 어떠한 목적도 없이 공원을 걸으며 가볍게 셔터를 눌러본다. 도시에서 서로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모이는 이곳.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에너지를 얻게 된다."



편하게 쉬는 모습을 보니 나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전시장에서 흘러 나오는 공원의 백색 소음도 현장감을 주네요~^^



다양한 공원의 모습이 있네요.




WINTER WONDERLAND

눈이 내리는 마을


"늘 소음과 사건 사고로 가득한 뉴욕.

눈이 내리면 도시는 잠시 마비되지만, 오히려 고요한 평화가 찾아온다. 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강아지의 발자국이 만드는 또 다른 뉴욕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 이 장면을 포착했을까요? 아주 멋진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뉴욕에서의 첫눈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가 뉴욕의 폭설은 서울의 그것과 다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돌아왔죠. 카메라와 렌즈는 홀딱 젖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순간을 담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 이후 눈이 내리는 날이면 어떤 식으로든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참 행운이었겠네. 첫 눈에 아주 멋진 샷을 건졌으니 말이죠!



아! 재미있는 눈사람입니다. 귀엽네요


오~ 엔젤 마크!!!





CHAPTER. 4

PLAYBACK


전시의 마지막 챕터, 'PLAYBACK'에서는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한다. 카메라의 하이 앵글 속에서 사람들은 작은 점에 불과한 것처럼, 우리의 고민 역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 그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전시장 내 투명한 상자에 쌓인 다른 이들의 수많은 걱정거리 위에 각자의 고민을 담아보자.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며 위안을 얻고, 더욱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전시장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늘 익숙하게 보던 모습을 다르게 보기!

이 사진 한 장으로 전시 컨셉을 느끼게 됩니다.


 

나쁜 기억을 쓰고 뒤에 있는 쇄절기로 갈아 버리는 코너!

가장 답답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갈아 넣었다!


"나와 도시의 관계는 계속 변화하고, 시선 역시 변해간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꼼꼼하게 기획을 해두어서 아주 즐겁게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이 이렇게 재미있는것인지 다시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멋진 뮤지컬 한 편을 본듯한 기분이 들었다.


전시장 밖을 나왔는데 바로 이런 모습이 보였다.

후훗,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인데하고 혼자 웃었다.

경험이란 이렇게 세상을 달리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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