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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trcm Jul 20. 2015

알랭 드 보통

- 왜 나는 그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가벼운 사랑 얘기에 중간중간 철학적 의미를 첨가해 좀 더 진솔하게 와 닿게 되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는 도중 드는 한 가지 생각,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소설가들의 그런 지식들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그 철학적 지식을 어떻게 이런 사소한 일상 얘기에 마치 물에 잉크를 타듯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나만의 이상한 고집이 하나 있는데 그건 (모두가 그렇겠지만) 나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나오는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자'라는 일종의 신념? 같은 게 존재한다. 그걸 바꿔 생각해보면 '남들이 하는걸 하지 말자'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알랭 드 보통의 한국 인기 몰이와 겹치는 시기에 나 또한 알랭 드 보통을 알게 됐고 한번 읽어보고 싶었지만 모두가 읽는 책은 읽고 싶지 않다는 (앞서 말한 나만의 별거 아닌 고집) 생각에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집 앞의 알라딘 서점에서 알랭 드 보통의 서적을 홀린 듯 집어들었고 첫장을 읽자마자 자리에 앉아  20페이지가량을 슥슥 읽어버렸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그 책을 집어 들고 계산을 하고 집으로 와서 책을 계속 읽었다. 그렇게 알랭 드 보통의 팬이 된 지금, 약간의 부끄러움 (앞서 말한 고집에서 비롯된  결과)을 뒤로 할 만큼 알랭 드 보통의 글쓰기가 좋다. 물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서 부끄러울 일도 없지만 처음의 그런 쓸데없는 고집만 안 부렸다면 더 빨리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 설득력 있고 묘하게 어려우면서도 본질은 가볍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책에서) 단 한 가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 사실 그의 책을 비판적으로 어떻게든 까고자 한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냥 남녀가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내용인데 뭘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느냐."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한번쯤은 알랭 드 보통처럼 가벼운 일상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을 해보면 말이다 세상이 달라 보일 지도 모른다. 그의 시각은 나의 시각보다는 한 차원 높은 곳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바인 입장에서 그의 문장력은 내겐 아주 강한 힘으로 와, 힘 있게 내 두뇌를 내리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의 책을 읽을 때 자주 놀라고 자주 당황한 기억이 난다.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따위의 감탄사가 속에서 우러나온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주 읽었기 때문에 소리 내서 말 못해서 답답했던 기억도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나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문장이나 몰랐던 단어들, 작가가 인용해서 쓴 어느 철학가나 소설가, 기타등등의 예술가들의 명언들 같은 것을 발견하면 책 귀퉁이를 살짝 접어놓고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귀퉁이를 하나하나 펼치면서 수첩에 적어두곤 하는데 유독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으면서 접어둔 귀퉁이가 많았던 것 같다. 그의 말 하나하나를 다 기록하고 싶었지만 그건 그냥 내가 그의 책을 다시 그대로 옮겨서 적는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너무 긴 문장들이나 인용문들은 여러 번 읽음으로 그 과정을 대신했다.   

사실 나는 책 내용에 중점을 두고 책의 저자에는 별 관심을 안 가지는 편인데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내 첫 번째 포스팅의 타깃이 될 만큼 나의 관심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부디 알랭 드 보통이 나의 관심에 부담을 느끼진 않기를. 친애하는 수천 수만 명의 독자 중 하나일 뿐인 나지만 어떻게 더욱 격렬하게 그를 찬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오늘의 포스팅은 다시 또 나를 알랭 드 보통이란 작가에 빠지도록 만든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내일 일어나자마자 서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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