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nU Apr 13. 2019

줌바댄스에 도전해보다

줌바의 장점 3가지

취미 플랫폼 ‘프립’


결국 신청을 해버리고 말았다.


줌바


대학생 시절, 다니던 대학 커뮤니티에 선배가 가르쳐주는 무료 댄스 수업이 있었다. 취준하는 동문 후배들에게 2시간정도 댄스를 가르쳐준다는 것이었다. 한번도 댄스를 해본적이 없기에 댄스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재수를 할 때 집에서 혼자 미쓰에이 안무를 따라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이 생각나 덜컥 신청해버렸었다.


춤을 추는 날 당일,

4-5명이 모였다. 노래는 ‘포미닛의 이름이뭐예요’

이 날 온 분들은 댄스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고, 꽤 잘추는 분들이었다. 나빼고 모두 안무를 미리 연습이나 한 것처럼 잘 따라왔고 난 그중에서도 가장 춤을 못췄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춤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져서 춤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덜컥 겁을 내며 난 춤못춰~ 뻣뻣해! 하면서 뺐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친구 S양이 작년부터인가 댄스를 한두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간다고 한 것이다. S양은 흥이 많은 친구이다. (활달하고 당차며 새로운 도전에 거침이 없는 스타일이다.) 그런 S양이 줌바를 말할 때 표정은 항상 행복해보였고, 그 표정은 나에게 호기심을 주었다.


도대체 줌바가 뭐길래


그러다 2주 전 그녀에게 무의식적으로 나도 줌바를 해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혼자 시작하기는 좀 두려웠지만 S양과 함께 간다면 한번 해보고싶은 활동였다.


결국 오늘 4월13일

난 성수동 지하1층 프립 연습장에 갔다.

프립 공간


내가 조금 늦게 뚝섬역에 도착할 것 같아 친구에게는 먼저 들어가있으라고 했다. 장소는 뚝섬역에서도 가까워서 가기 좋았다. 오늘은 햇살도 좋아 아침이 너무 상쾌했다.


시작시간 3분전 도착하였다. 나의 친구를 포함하여 3명이 이미 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이 공간은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같았다. 요가패드, 아령 등등 여러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나는 이미 편한 운동복을 입고 장소에 갔었기에 실내 운동화만 신으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S양은 줌바에 자주와봤던 프로(?)로서 물티슈와 물을 준비해왔었다.


줌바가 신기해서 사진부터 찍었더


운동을 시작하려고 보니 선생님은 파이팅이 넘치셨다. 뭔가 우리보다 줌바를 더 하고자하는 준비가 된 사람 같았다. 가르치려 왔다기보다 뭔가 본인도 즐기러온 사람인 것이 눈에도 보였다. 그녀는 얼마나 줌바를 했던 걸까? 그녀도 나처럼 줌바가 어려웠던 적이 있던 걸까?

여러 생각들이 지나쳐갔다.


그럼 워밍업 시작할께요!


줌바가 시작되었다. 워밍업이라는데 본론부터 바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얼마나 빡세길래 이게 준비운동이란거지?에어컨을 틀고 시작했는데도 조금씩 더워졌다.


4곡이 끝났다

운동은 점점 더 빡세졌고 이마와 티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분명 힘든데 기분이 좋았다. 다른 때 같으면 침대에 뒹굴거릴 시간인데, 여기에 나와서 이렇게 춤을 추니 살아있는(?) 기분이었다. 정말 이렇게 3-4년만 더 하면 줌바를 가르칠 수도 있는 수준에 오르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1시간도 안되서 이미 난 줌바강사가 된 내 모습을 생각해버렸다. 역시 김치국은 마셔야 제 맛


수업이 다 끝나고 해당 공간엔 화장실이 없어 옆 건물에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한 후 옷을 갈아입었다. 해당 화장실은 친구의 작은 아지트같았다. 다른 학생들은 모르는 그녀만의 아지트! 신설빌딩의 화장실이었기에 매우 깨끗했다. 마음도 편하게 팩을 하며 상기된 얼굴을 식혔다.


10분 후

옷을 다 갈아입고 화장을 하다 친구에게 줌바의 장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막힘없이 장점들을 말해주었다. 내가 들었던 장점들 중 공감했던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부담이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부담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이기에 실수하고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부끄럽고 왜 빨리 따라가지 못하지 하고 스스로를 타박하게 된다.


그러나 줌바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그냥 그 자리에서 강사님의 뒷모습을 따라 추기만 하면 된다. 준비할 것도 없고 부담스러울 것도 없으니 수업을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둘째,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집중하면 된다


내가 못추더라도 강사님은 나에게 눈치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 못추면 못추는대로 추면 추는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받아주는 느낌을 준다. 내멋대로 꿀렁꿀렁거리고 있더라도 내가 웨이브라 생각하고 한다면 그건 웨이브가 된다. 아무도 나를 비웃거나 의식하지 않는다. 각자 자기 자신의 순간에 집중한다.


셋째, 스트레스가 풀린다.


땀흘리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평일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이 찾아온다. 사람은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때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가령 미용실을 갈때, 네일을 받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 또한 바로 나에게 충실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충실하면 행복이 온다




그녀가 말해준 줌바의 장점들은 모두 맞는 말이었다. 수업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난 수업 앞뒤의 시간 모두 행복해졌다. 그리고 줌바덕분에 춤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감도 사라졌다. 뭔가 줌바라면 계속 부담없이 다닐 수 있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그녀에게 다음에도 또 줌바를 같이하자 했다. 그녀 또한 좋다고, 너도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기뻐했다.

다음에는 꼭 그녀가 줌바를 할 때 얼마나 행복해보였고, 얼마나 잘 췄는지 말해줄 것이다. 그녀가 줌바강사가 되는 날이 기다려진다.


생얼 NG








매거진의 이전글 더이상 주사가 무섭지 않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