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하이러닝 홍보영상 논란
오늘은 경기도 교육청에서 게시한 'AI하이러닝 홍보영상'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합니다. 몇 교사인플루언서가 출연하여 AI를 평가에 활용하는 장면을 웃픈 상황으로 연출하며 홍보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교사의 모습이 희화화되었다는 점, 평가를 AI한테 온전히 맡기는 장면이 교사의 평가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 등 논란이 될만한 여지가 다분히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비난의 화살이 인플루언서 교사들에게 향하고 있다는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물론 출연하신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여 더 건강한 홍보영상이 될 수 있도록 조력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였다는 것들이 이리도 비난받을 일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비난 댓글엔 영상에 참여한 교사의 과거를 소환하여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갈라치기하는 사람, 교사 인플루언서 존재 자체를 눈꼴시다며 비난하는 사람 등 다양한 내용들이 있었고 각종 결핍들이 맺혀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많은 연예인들과 사건들이 머리를 스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한 사람을 심판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누려야 할 권리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혐오 이면에 어떤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누군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무언가 잘못을 하여 혐오감에 비난을 쏟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봅시다.
-내가 그들에게서 어떤 피해를 입었는가?
-내가 피해를 입었다면 그것이 내 삶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내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직접 피해를 입은 타인을 내가 대변해 줄 수 있는가? 어느 수준까지 대변해
줄 수 있으며 그 목적은 무엇인가?
-내 비난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문제를 시정하려는 시도인가, 혐오인가?
-비난받을 그 사람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가, 그 모습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공공의 선을 위함인지, 나의 결핍이나 열등감 등으로 인한 심리적 부산물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회는 조금 지나칩니다. 혐오가 만연해있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빈번히 불안해하고 또 타인의 불행에 안심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한국인은 좀 더 그러합니다. 눈치 문화, OECD 자살률 1위, MZ, 영포티 등 많은 단어가 이를 수긍하듯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한국에서는 지옥에 있는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씨가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해외 생활을 하는데 한국 생활이 그립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또한 임윤찬 씨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 최고가 되기 위해 안달하고, 때로는 그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라는 말을 이었습니다.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처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최고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혐오를 선택한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최고가 되지 못하고, 내가 세운 우월함의 기준에 닿지 못하여 스스로 느끼는 (열등감과 같은) 심리적 역동으로 인해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내가 '그 인간'보다 돈이 많다면 그 정도까지 혐오했을지. 내가 '그 인간'보다 잘 나간다면 같은 수준으로 비난했을지, 내가 '그 인간'보다 인정받는 위치에 있다면 오히려 인자하게 그들을 껴안아주진 않았을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디 서로 사랑합시다. 꽤나 뭐라도 되는 인간인 것 마냥 말해서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부탁드립니다. 혐오를 멈추세요. 남의 부족함을 발견하는 것으로 당신의 부족함을 보상하지 마세요. 당신과 나,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부족합니다. 그러나 충분합니다. 당신의 존재를 긍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