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간밤에 평안하셨습니까?
저는 최소 7시간은 자야 다음날 정상적인 생활이 됩니다. 이처럼 밤, 그리고 잠은 우리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모두가 동의하듯 늦은 시간엔 '평안함 밤'을 보내라는 안부 인사를 건네곤 하죠. 신경과학(neuroscience)도 잠을 잘 자는 것이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효과적인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이라는 치료법을 아십니까? 이는 간단히 설명하면, 지지적이고 안전한 상황에서 눈을 좌우로 반복하여 움직임과 동시에(양측 뇌를 번갈아 자극하면 감정과 내용을 통합하여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외상기억을 다시 떠올려 고통스러운 기억을 긍정적으로 재처리하도록 돕는 치료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매일 밤 스스로 기억 재처리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REM수면입니다. REM수면을 할 때 우리의 눈은 좌우로 번갈아가며 움직이고, 양측 뇌가 자극되어 낮에 있었던 기억들이 재처리됩니다. 또한 REM수면 중에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낮아져 스트레스 반응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기억을 다루게 됩니다. 그래서 평안한 밤이, 충분한 잠이 나와 당신께 필요합니다.
상담실에 오는 학생들에게 수면 시간을 물었을 때, 많은 학생들이 하루 5시간~6시간이라고 답하였습니다. 어떤 학생은 3시간만 잔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였습니다. 자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이를 멈출 수 없어서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떤 사건을 되풀이하여 생각하는, '반추'가 평안한 밤을 방해합니다. 누군가는 사건이 사건을 낳고 문제가 문제를 낳아 내 관계가, 내 평화가, 내 위신이 허물어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룹니다. 누군가는 '못난 내 모습', '열등한 내 부분'이 드러난 사건을, 그로 인한 자기 비하를 되뇌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연구 결과, 걱정의 91%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것이라고 합니다(LaFreniere, K. D., & Newman, M. G., 2020). 실제 일어날 일은 9%이며 그마저도 예상보다 덜 나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나를 잠 못 이루게 했던 이전의 걱정들이 실제로 이루어진 경우가 얼마나 많았나요? 과거에 나를 불안하게 했던 사실들이 여전히 내 삶에서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나요? 내가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잠 못 이루고 있는 그 시절 나에게 '그 걱정은 필요하니 계속하도록 해'라고 말해 줄 건가요?
그러니 걱정 마세요. 반추해야 할 만큼 힘겨운 하루를 보낸 당신의 밤이 조금은 덜 고되길 바랍니다. 다음 주엔 걱정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밤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존재를 긍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