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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un Sep 26. 2024

#11 유재석은 이경규가 아닌 이유

개그맨 이경규와 진행자 유재석

무도의 위기론이 매해 반복되던 시절 기대치 않게 그 위기론을 다루던 예능총회특집에서

우스꽝스러운 의자에 앉아 본인 이름을 외치던 이경규가 있었다. 마리텔에 나와서는 '눕방예능'을 창시한다.

이처럼 이경규는 개그맨으로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파격적으로 부수고 재창조한다.


유재석은 개그맨으로서 성공한 적이 없다.

유머1번지에서도 단역에 불과했고 단발로라도 성공한 코너를 생성한 적이 없다.

연예가중계에 메뚜기탈을 쓰던 시절에도 전혀 영향력이 없었다.


그러던 유재석이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건 동고동락부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유재석은 구도상 본인이 권위를 갖게 될 때 그것을 부리는 진행에 재능을 발휘했다.

이 성공방정식은 여지없이 무한도전에서도 먹혔고, 많이 모자란 사람들을 이끄는 덜 모자란 이가 됐다.


시간이 흘러 진짜 재미가 없어진 유재석이지만 아무도 유재석 위기론을 말하지 않는다.

과거 무도시절 위기론은 논쟁의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 그의 하향세는 시청률만 봐도 논쟁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락세의 핵심역설적으로 성공방정식 있다.

시청자들은 유재석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의 프로그램과 진행방식이 지겹고 예측가능한 것이 있고 그 외의 방식의 프로그램은 모조리 말아먹었기 때문이다.

박명수, 조세호, 이광수와 같이 유재석보다 많이 모자라는 탱커가 없을 경우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망한다.

아파트 404, 틈만 나면, 플레이유, 컴백홈 등등..


그리고 스스로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은 열등감과 국민MC라는 우월감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이유다.

아마 본인 스스로가 지적/외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고 싶어 하는 느낌.(실제로 그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똑같은 헤어스타일, 스키니 한 몸에 대한 높은 만족, 신문으로 얕고 넓게 다진 지식, 늘 놀리는 포지션에 머무르는 구도.(그 속에 묘하게 느껴지는 '너보단 낫지')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

"예능의 끝은 다큐다"


스스로를 낮추고 파괴하는 이경규가 시대를 꿰뚫는 명언과 통찰력을 보일 때

유재석 명언은 말하는 대로 가사 정도임을 비춰봐도

그가 이경규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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