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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고래 Mar 30. 2021

업무 협의가 필요할 때, 이렇게 말해주세요.

좋은 에티튜드가 필요하다.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와 다소 신경질적인 어투의 대화를 나눴다. 요즘 만들어야 하는 콘텐츠 양이 부쩍 많아진 탓이었다.


SNS는 대표님 주요 관심사로 기본 콘텐츠 발행량이 증가한 데다가, 영업이나 기타 체험단 운영 고지 등 예정에 없던 콘텐츠가 생겨나 지난 주와 이번주의 콘텐츠 제작량은 주 5개 이상이었다.


기획안을 메일로 디자이너에게 송부하고 나서, ‘지금 설명해주세요.’하고 기획안에 대한 설명 요청이 있어서 디자이너 자리로 갔다가 언쟁이 시작되었다.


대뜸 지금 기획안을 주면 어쩌라는 거냐, 내가 이 일만 하는게 아니다, 주 내에 작업이 어려울 것 같다. 처음 말했던 5건 보다 더 많은 수량을 만들고 있다. gif나 카드뉴스가 끼면 5개가 그냥 5개가 아니라, 양이 많아져서 힘들다. 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양이 많아 힘들다’라는 말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고 협의가 필요하면 이야기를 하면 되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디자이너가 내게 ‘지금 주면 어쩌냐?’, ‘왜 콘텐츠 수량이 5개보다 많냐? 지난 주 8개를 제작했다’며 따지는 어투에 있었다. 일단은 화를 누르고, 오해한 것 같은데 지난 주 요청수량은 정확히 6건이었다고 말해도 ‘다음주까지 제작해도 된다며 미리 준 기획내용’까지 포함시키며 8개 아니냐고 자꾸 수량 이야기만 반복했다.


자리에 돌아온 나는, 지난 주 디자인 작업 관련 그녀와 커뮤니케이션 했던 내용을 정리해 메일로 보내며 정확히 요청 수량은 6건이고, 예상보다 1건 증가한건 영업의 요청 사항이었다고 상황을 제대로 설명했다. 그리고 일정은 지난주와 다를 바 없이 전달했다고도.


그리고 돌아온 그녀의 회신에는 일정 이야기는 쏙 빠지고 여전히 작업량이 많다는 이야기만 적혀 있었다.


1년 이상 그녀와 일하며 한 번도 디자인에서 일정이 안된다고 할 때 무시한 적이 없었다. 늘 협의했고, 늘 디자이너 입장을 고려해 기획안을 빨리 전달하려 애썼다. 그런데 조금만 힘들면 짜증부터내며 불만을 말하는 그녀의 말투에 디자인 시간을 확보하려 전전긍긍했던 나의 노력이 너무 헛수고처럼 느껴지며 그녀의 태도에 대한 불쾌감이 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이 일을 되돌아보며 명확해진 것은 그녀가 내게 힘듬을 말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말을 어떻게 하는가? 가 문제란 사실이었다.


힘들다고 말 할 수 있고

작업양이 늘어서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일정이 안되면 일정 변경 요청도 당연히 괜찮다.


하지만 그 말을 ‘네가 잘못했어, 왜 이런식으로 일을 주지?’하고 시작하면 곤란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그냥 담백하게 말하면 마음상하지 않고도 일을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다.


내 일이 많다면 그 일을 함께하는 사람도 당연히 힘들다. 그러니 조율이 필요할 땐 ’너 때문에 내가 힘들다.’가 아니라  ‘나도 너도 힘든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좀 덜 힘들게 일할 수 있을까?’하고 대화를 시작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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