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감고 남편의 칼질 소리를 듣고 있었다. 중1 딸이 한마디 하며 내 방에 들어온다.
딸: (고통스러운 듯 자신의 오른쪽 뺨을 문지르며) 엄마 나 이빨이 너무 아파.
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진짜? 왜? 왜 아파?
딸: 만우절이잖아.
딸: (식탁 앞에 앉아 밥을 먹으며 무심하게 툭) 오빠! 오늘 비 오니까 꼭 우산 챙겨가.
아들: (핸드폰을 보며 반응이 없다)
나: (앞베란다 쪽을 보고 놀라며) 진짜??? 비와???
딸: 오늘 만우절이잖아.
나: (두 번이나 속아서 지친 듯 밥그릇을 쳐다보며) 오늘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어.
딸, 아들: (밥 먹다 말고 동시에 쳐다본다)
나: 만우절이잖아.
출근하려고 보니... 정전이다.
500년 만의 정전.
두꺼비집을 올려도 소용없다.
아후
우리집 냉장고 식재료...
아들이 한마디 한다.
"오늘 만우절이라 정전시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