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고추 모종 심기

일단 심어놓으면 자연이 알아서 키워요

by 자급자족

텃밭 농사에 중학교 3학년 아들은 제외시키려고 했었다. 왠지 텃밭 농사를 싫어할 것 같았다. 학업에 전념해야 할 학년이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 바쁠 것 같았다. 대신 활동적인걸 좋아하는 중학교 1학년 딸하고만 텃밭 경작을 의논했었다.


오늘 오후 4시 30분부터 6시 30분 사이에 아들의 일정이 비어있었다. 텃밭에 갈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았다. 흔쾌히 따라간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아들은 이제까지 내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듯하다. 내 이야기를 안 듣는 듯하면서도 모든 말을 조용히 흡수하고 행동한다.


퇴근하고 아들과 둘이서 텃밭에 갔다. 딱 30분 정도 모종을 심은 후, 모종의 초기 생착을 돕기 위해 물을 주고 오기로 했다. 아들에게 모종의 간격을 알려주며 구멍 뚫는 시범을 보여줬다. 꼼꼼한 아들은 간격 맞춰 구멍을 뚫고 나는 모종을 심었다. 오늘 심은 모종은 반찬에 요긴하게 쓸 대파,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깻잎, 남편이 좋아하는 당귀, 시어머님께서 좋아하시는 아삭이 고추, 꽈리고추, 일반고추를 심었다. 다음 주에는 딸이 좋아하는 참외와 큰 토마토를 심고, 오이와 애호박, 가지를 추가로 심을 예정이다.


올해는 고추 모종 사이의 간격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널찍하게 띄어 심었다. 최소 50cm는 될 것이다. 고추나무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넓게 퍼져 자란다. 그래서 통풍을 위해 간격을 띄웠다. 작년 농사를 망치고 터득한 방법이다. 싹이 나기 시작하면 나무의 Y자 아래의 새싹은 다 떼어서 버릴 생각이다. 고추, 애호박, 오이, 토마토는 곁가지 치기를 옆밭 어르신들께 여쭤가며 배울 생각이다.


올해 채소 모종 가격을 기록해 보면, 아삭이 고추 모종은 1주 당 700원, 일반 고추 모종은 1주 당 600원, 꽈리고추 모종은 1주 당 500원, 당귀 모종은 1주 당 500원이고, 대파 모종은 10 주에 1,000원이다.


4인 가족이 잘 소비할 수 있는 분량을 정해서 심으려고 한다. 쌈채소, 아삭이 6주, 일반 고추 2주, 꽈리고추 3주, 가지 2주, 애호박 3주, 오이 3주, 고구마 2000원어치, 감자 2000원어치, 깻잎 3주, 당귀 4주, 대파 10주 등이 적당할 듯하다.


대파는 모종을 심고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딱 2가닥을 남겨두고 나머지 가닥은 분리해서 다른 빈 공간에 심어주면 튼실한 개체를 늘릴 수 있다. 비 오기 전날 분리 이식 작업을 하면 금상첨화다. 대파는 뽑지 않고 칼로 어 수확하면 그 아래에서 또 자란다. 대파, 당귀, 부추, 잎우엉은 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자라기 때문에 뽑아버리지 않고 이어서 재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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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눈 속에 파묻혀 있던 작년 대파
조선 대파
아들이 고기 싸 먹을 때 가장 좋아하는 깻잎
널찍한 고추모종 간격
시어머님께서 좋아하시는 아삭이고추
남편의 최애 당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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