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엉겅퀴

죽은 간도 살려내는 식물

by 자급자족

남편이 여행을 갔다. 그래서 실험을 해본다. 남편은 내가 하는 그 어떤 일에도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실험은 아마 최대 째려볼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부재중일 때 실험을 끝내야 한다.


3년 동안 지켜만 보던 식물이 있다. 지느러미 엉겅퀴와 큰엉겅퀴다. 두 개체가 어디에서 자생하는지 확인만 하고 생장을 관찰할 뿐이었다.


지느러미 엉겅퀴는 큰 줄기에 잔가시와 작은 잎들이 나 있다. 그 작은 잎들이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엉겅퀴의 종류에는 10여 종이 있는데, 강원도의 곤드레나물도 토종엉겅퀴 중 하나다. 엉겅퀴의 효능은 비슷하다고 한다. 실리마린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죽은 간도 살려낸다는 말이 있다.


지느러미 엉겅퀴는 한방에서 비렴(飛廉)이라고 하며 약재로 쓰인다. 관절염, 감기, 간염, 소변 출혈, 요로감염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해열, 소염, 지혈, 거풍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두산백과).


적용질환은 감기, 머리가 아프고 자꾸 부스럼이 나는 증세, 가려움증, 관절염, 요도염, 대하증 등이다(몸에 좋은 산야초). 어린순을 나물로 하며 큰엉겅퀴의 경우 껍질을 벗긴 줄기의 연한 부분을 생으로 먹기도 한다(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어린 지느러미 엉겅퀴를 세네 개 채취했다. 가시가 무시무시하다. 큰엉겅퀴의 경우 토치나 버너를 활용해 한번 쓰윽 스치면 가시들만 후드득 타서 없어진다고 한다. 그다음에 안전하게 무쳐먹거나 국에 넣어 먹는단다. 가시제거를 하지 않을 경우 동량의 설탕으로 재워 엉겅퀴 효소를 만든다고 한다.


토치도 버너도 혼자 사용하기 무섭다. 엉겅퀴를 푹 삶아보기로 했다. 아주 푹 삶아서 찬물에 여러 번 헹군 후 뒷베란다에서 하룻밤 불렸다. 뭐든 하룻밤 불리면 맛과 향, 질감이 부드러워지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룻밤 재웠는데 가시가 1/5 정도는 살아있는 느낌이다. 칼로 먹기 좋게 썬 후에 수저로 탕탕탕 쳤다. 가시의 숨이 죽었으면 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해? 남편 있을 때 불에 그슬릴걸 하면서 계속 쳤다. 된장 한 스푼과 액젓을 넣고 장갑 끼고 조물조물 빡빡 짓이겼다.


양념된 엉겅퀴를 불에서 졸이듯 오래 볶다가(혹시라도 남아있을 가시를 위해) 양파, 청양고추, 코인육수, 물 추가해 끓였다. 청양고추 때문인지 칼칼하면서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난다.


엉겅퀴 된장국 맛은 끝내준다. 그런데 가시가 부드러워졌어도 심리상 아주 조심해서 꼭꼭 씹어먹게 된다. 전어를 먹는 기분이랄까.


크게 아파서 간 치료와 보호 목적으로 산채식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시 제거하는 수고로움까지 해가며 엉겅퀴를 식재료로 쓸 것 같지는 않다.


땅바닥에 딱 붙은 아주 어린 엉겅퀴를 사용하거나 버너로 그을려야 한다. 큰 엉겅퀴도 궁금하긴 한데 올해는 지나가 본다.


실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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