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감에서만 봤던 배암차즈기가 보였다. 겨우내 땅속에 있다가 추위를 견뎌내고 봄에 얼굴을 내민다. 귀한 약초라서 누군가 캐가겠지 하고 한 달을 기다렸다. 업무가 너무 바빠 구경만 했는데, 마침 휴일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누가 캐가지를 않으니, 실험하라는 뜻인가 보다.
배암차즈기는 곰보배추다. 잎이 오돌토돌 곰보자국 모양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노란 잎은 겨울을 이겨낸 잎이고, 위에 초록 잎은 새롭게 돋아나는 잎이다. 촉촉한 땅에서 겨울을 이겨내는 해넘이 한해살이다. 배암차즈기는 대기오염, 시멘트-콘크리트의 도시화 또는 산업화 환경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생태환경 지표종이라고 한다(한국식물생태보감).
배암차즈기의 주요 성분은 플라보노이드, 페놀화합물, 사포닌 등이 있으며, 기침, 천식, 비염 등 기관지 질환과 항산화, 항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유의 쓴맛이 강해 소비 확대는 이뤄지지 못했단다(농촌진흥청). 최근 뉴스를 찾아보니, 요즘은 특용작물로 배암차즈기 재배 농가가 생겨났고, 효소를 상품화하고 있다고 한다.
브런치스토리에서 '배암차즈기'란 검색어로 어떤 여성분의 경험담을 읽었다. 만성질병이 되어버린 기침을 고치려고 병원투어 다니며 애를 썼단다. 우연한 기회에 배암차즈기 효소에 따뜻한 물을 타먹고 거뜬히 나았다고 한다. 효과가 너무 좋아 인터넷 구매로도 효소를 사 먹어보았는데, 인터넷 효소는 효과가 없어 본인이 직접 만들어 먹는단다.
흑설탕과 배암차즈기를 1:1로 넣어 3개월이 지나면 배암차즈기 효소가 되며 효소를 따라서 냉장고에 저장하고, 동량의 물을 부어 6개월 후면 식초가 된다고 한다. 그분에게는 곰보배추가 아닌 예쁜 새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감사한 식물이란다. 말려서 차를 끓여 먹거나 효소로 먹거나, 이른 봄에 어린순은 나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흑설탕에 1:1로 재워버렸다. 이제까지 살면서 비염이나 알레르기, 천식을 경험한 적 없다. 배암차즈기 효소가 필요하지 않지만, 호기심에 매실청 담그듯 만들어보았다. 3개월 후 효소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실험하듯 일단 재워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