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나물 맛 중 1위는 "삼잎국화"였다. 1위가 바뀌었다. 자주 바뀐다. 오늘부터 "파드득 나물"이 1위다.
마트에서 생소한 나물은 구입하지 않는다. 새로운 맛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맛있는 가공 식재료가 천지이기도 하다. 아는 나물만 먹자면 콩나물과 시금치만 먹어야 한다.
집 근처 농장에서 참나물이 다 자랐다는 메시지가 왔다. 550g에 5,000원어치 구입했다. 예전에는 마트 가격과 농장 가격을 비교했으나, 지금은 비교하지 않는다. 조금 비싸더라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은 집 앞 농장 작물을 먹는 게 낫다는 결론이다. 올해는 생소한 나물도 도전해 보면서 공부하고자 한다.
참나물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관찰했다. 부시맨이 콜라병을 보고 '이 물건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하듯 생소했다. 잎을 먹어보니 향이 살짝 나고 맛은 무맛이다. 나물로 무치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나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가다 보니, 농장에서 참나물이라고 파는 나물은 "파드득 나물"이었다. 이리저리 비교해 봐도 식탁 위에 놓인 나물은 '파드득 나물'이었다. 참나물은 줄기가 더 얇고 붉은빛이 돌며, 잎이 선명하게 찬찬하고 야무지게 생겼다. 파드득은 잎이 부드럽게 쉬폰 재질로 생겼으며, 한 줄기에서 여러 포기의 줄기가 나오고 전체 색이 녹색이다. 파드득 나물에 붉은빛은 없다. 선명한 녹색이다.
생각해 보니, 고깃집에서 무침으로 나오는 그 줄기가 가느다란 향이 짙은 나물이 참나물이다. 그 빨간 무침의 개운한 맛의 참나물 샐러드.
경향신문의 우리말 산책 코너에 보니, 기사 제목이 "참나물에 이름을 빼앗긴 '파드득나물'"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억울하겠다. 집 근처 농장에서도 참나물에게 이름을 빼앗겼으니 말이다. 참나물은 줄기가 자줏빛이고 잎이 규칙적인 톱니모양이다. 파드득나물은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 모양에 줄기와 잎자루가 연둣빛이다.
효능도 조금 차이가 있는데, 참나물이 항알레르기 작용, 혈압강하, 중풍, 신경통, 강장, 해열, 지혈, 빈혈,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는 반면, 파드득나물은 혈액순환, 갑상선종, 폐렴, 불면증, 대상포진, 피부가려움증 등에 효과가 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산림청의 국립산림과학원). 결론은 두 나물 다 좋은 나물이다.
참나물인 줄 알고 '참나물 무치는 법' 유튜브를 보고 그대로 따라 했다. 그런데 영상 안에 있는 나물도 파드득 나물이다. 댓글에도 "파드득이다/ 아니다/ 참나물이라고 쓰인 것을 보고 구입했다."며 대화가 오고 간다. 더 대화하다간 싸움 나겠다.
시금치 무치듯 무쳤다. 파드득나물의 제일 끝 부분을 잘라 줬다. 줄기와 잎을 분리하여 5cm 간격으로 자르고, 줄기 부분을 먼저 끓는 소금물에 데치고, 잎을 재빠르게 데쳤다. 왜 줄기와 잎을 따로 데치라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물기를 꾹 짜서, 소금 아주 조금, 깨, 마늘, 대파 흰 부분, 액젓 아주 조금, 참기름 없어서 들기름을 넣어 무쳤다. 흠. 시금치보다 맛있다.
중 1 딸과 중3 아들이 오늘 체육대회라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달리기 계주부터 다양한 종목에서 뛴다고 한다. 오늘 나물에 밥 먹고 가면 더 잘 뛸 수 있을 거라고 하니, 시금치나물인 줄 알고 잘 먹고 등교한다.
파드득도 다년생이라고 한다. 수도꼭지 근처나 습한 곳에 심어놓으면 미나리처럼 매년 먹을 수 있는 자급자족 나물이다.
퇴근 후 농장에 가서 아주머니와 아저씨께 참나물이 맞냐고 여쭤보니 '파드득'나물이라고 한다. 모종을 심으셨냐고 여쭈니 농장 근처에서 자생하길래 옮겨 심어 놨다고 한다. 한번 옮겨 심은 뒤로 계속 자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시락으로 파드득 나물 싸갔다가 맛있어서 울뻔했다고 말씀드리니 웃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