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종묘사

by 자급자족

퇴근하자마자 종묘사에 갔다. 마지막 채소 모종을 사기 위함이다. 로 건너편에서 시골 종묘사를 찍어보았다. 이미 모종을 사려는 분들이 많다.


밤 7시쯤 모종을 사러 나왔는데 종묘사 두 곳 문이 닫혀 있었다. 노상에 모종을 방치한 채 퇴근한 가게 말고 모종을 잘 덮어둔 가늘 다시 문했다. 제도 일교차가 컸는데, 길거리에서 냉해 입은 모종은 사고 싶지 않았다.


질문을 통해 배워보고자 "이거 주세요"가 아닌 "덩굴 타고 올라가는 작물 중 어떤 게 키우기 쉽나요?"라고 물었다. 은 아르바이트생이 호박 모종 여러 개를 추천하며 호박 세 종류를 심으란다. 호박만 세 종류 키우면 덩굴이 옆집 텃밭을 침범할 것이다.


질문을 포기하고, "오이 3개, 애호박 2개, 방울토마토 2개, 가지 2개, 땅콩 10개, 궁채 씨앗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궁채(줄기상추)는 본죽에서 식사할 때 나오는 밑반찬이다. 오도독 식감이 신기해서 처음 심어보려고 한다.


텃밭에 도착해서 구멍 뚫는 기계로 구멍을 파고 물을 아주 듬뿍 줬다. 물이 구멍 속으로 다 스며든 걸 확인하고 모종을 하나씩 넣고 흙으로 북돋워줬다. 여리디 여린 모종에 직접적으로 물을 주지 않고 간접적으로 충분히 주기 위함이다.


지난번에 심은 작물인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 아삭이 고추, 일반고추, 대파, 깻잎, 상추를 포함한 잎채소 등 생착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일교차는 있었지만 충분히 내린 비 덕분인 듯하다. 역시 심어놓기만 하면 자연이 키운다. 다 베어버린 우엉잎의 새순이 자라고 있었고 작년 부추와 대파도 있었다.


배울 점을 찾으며 이웃 텃밭을 구경했다. 모기장을 씌우고 열무, 얼갈이, 양배추 등을 심으셨고, 마늘, 완두콩 등이 눈에 띄었다. 어르신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농사 지으시니 다양한 작물을 잘 심으신 듯하다. 오늘 빈 곳 없이 모종을 다 심었으니 앞으로는 퇴근 후 2~3주에 한번 와서 30분 정도 머물다 갈듯 하다.


월요일부터 약간 찌뿌둥하다 생각했다. 햇볕을 못 쬐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니 다운되는 기분이었다. 잠깐의 산책은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분 모종 심고 풀을 뽑아보니 땀이 훅 서 죽겠다. 월요병이고 뭐고 행복한 고민이었음을 깨달았다. 몸으로 고생해 봐야 책상 앞에 편히 앉아서 죽겠단 소리를 안 한다.


죽겠으면 운동장에서 뛰는 대신 풀이나 뽑으며 무념무상해야겠다. 텃밭의 작물은 심어놓으면 다음에 갔을 때 성장해 있다. 그 점이 텃밭농사의 매력인듯하다. 뭐라도 성장해 있으니 대리만족이다.


모종-종묘사
모종 구입
'본죽' 반찬중 오도독 식감이 신기한 궁채-줄기상추
궁채-4월 파종, 8월 말 파종 2회 재배 가능. 씨앗 1/3만 심고 서늘한 곳에 잘 보관했다가 9월 1일쯤 또 심을 예정
감자
우엉잎
잎채소
깻잎
아삭이 고추
대파
잎채소
당귀
잎채소
부추
잎채소
잎채소
고구마
오이
빨간 방울토마토
가지
땅콩
애호박
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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