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음식
취나물은 달래와 같이 한번 심으면 번식하여 평생 채취해먹을 수 있는 자급자족 나물이다.
중학생 때 엄마가 우리 집 강아지 꺼멍이가 없어졌다고 했다. 아마 토요일 이른 아침이었을 거다. 꺼멍이 찾으러 가자며 바느질로 엮은 큰 보자기를 둘러메라고 하셨다. 꺼멍이가 없어졌는데 왜 보자기 가방을 씌워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취나물, 고사리, '고사리보다 더 맛있는 고사리'의 모양을 비교 설명하시며 꺾어서 보자기 주머니에 넣으라고 하셨다. 찾아보니 그때 설명하셨던 '고사리보다 더 맛있는 고사리'는 '고비'였다. 흰 실타래가 구부러진 고사리를 감싼 모양의 '고비'를 꺾던 장면이 선명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산을 넘고 넘었다. 산 세 개쯤 넘으니 익숙한 마을 이름이 나왔다. 전교생 10명인 그 마을 분교에서 중학교로 입학한 아이들을 신기하게 봤었다. 엄청 순수한데 공부를 아주 잘했던 아이와 차돌처럼 튼튼한 아이가 기억난다. 버스로 1시간 넘게 타고 와야 학교에 도착하는 오지 마을이었다. 꺼멍이 찾아 산을 넘고 넘어 신비롭게 생각했던 그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어떻게 집에 되돌아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해질녘 집에 오니, 꺼멍이가 꼬리를 흔들며 대문 앞에서 나를 반긴다. 지금 글을 쓰며 문득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그때 꺼멍이는 집 나간 게 아닌 것 같다. 엄마는 6남매 중 가장 튼튼한 나를 데리고 산나물을 꺾으러 가고 싶으셨나 보다.
그 산속에는 꿩인지 토끼인지 동물을 잡으려는 발목족쇄도 여기저기 놓여있었다. 그 깊은 산속을 어떻게 둘이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지금 가자고 한다면 줄행랑을 칠 것이다.
퇴근하고 농장에 갔다가 취가 다 자랐다기에 5000원어치 구입했다. 실망이다. 곰취처럼 넓은 잎을 가진 취다. 내가 매일 먹었던 취나물은 아기 손바닥만 했었다. 검색해 보니, 어렸을 때 먹었던 취는 자연산 참취라고 한다. 상품성이 더 좋게 종자가 개량된 듯하다.
취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재료로 알고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칼슘, 철분, 베타카로틴, 칼륨 함량이 높고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며, 심장병, 고혈압에 좋다고 한다(두산백과).
또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데, 그중에서도 특히 비타민 A의 함량이 높다.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항산화 작용을 통한 암 예방과 피부 노화 방지에 효능이 있다(우수식재료디렉토리).
주로 삶아서 말린 묵나물을 들기름에 볶아 주셨던 기억이 있다. 네 편의 취나물 요리 유튜브 영상을 봤다. 취나물에 마요네즈를 넣는 레시피도 있었다. 유튜버 '땅끝마을임선생'의 레시피대로 큰 줄기는 다듬어서 버렸다. 3분간 푹 삶아서 물기를 적당히 짰다. 설명대로 절구에 찧은 참깨, 들기름 듬뿍, 국간장만 넣어 흰 물이 나오도록 빠락빠락 조물거렸다. 싱겁다. 소금을 아주 살짝 쳤다. 취나물이 몸속 나트륨을 배출한다는데 나트륨을 추가한 꼴이다. 맛은 있었다. 뭐든 간이 알맞아야 맛있다. 건강한 맛이다. 몸속 기름 찌꺼기를 다 닦아낼 것 같은 질감과 식감이다.
성인이 되고 취나물을 처음 구입해 보았다. 생소해서 새로운 나물을 시도하지 않는 거라 생각했다. 어렸을 때 매일 먹었던 취나물을 이제야 시도하는 걸 보면 '나물은 맛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듯하다.
취나물은 고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