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걸리는 모종이 하나 있다. 청양고추다. 매워서 올해는 심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도 양념으로 쓰기에는 청양고추만 한 게 없지 않나 싶다. 결정적으로 회사 건물 관리하시는 어르신께서 청양고추를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겨울에도 송송 썰어 양파하고만 볶아도 맛있다고 하신다.
퇴근하자마자 종묘사에 들렀다. 청양고추 모종이 1000원에 6개다. 아저씨께 텃밭 공간이 2자리밖에 없는데 고품질 모종이 없냐고 여쭈니 1000원에 2개에 파는 모종은 병충해에 강하다고 하신다.
청양고추는 일반고추나 아삭이 고추와 나란히 심으면 다른 품종의 고추도 매워지는 경향이 있어 다른 품종과 멀리 떨어진 곳에 심었다.
1000원을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내미는 게 죄송해서 수수료도 추가 결제하시라고 말씀드리니 괜찮다고 하신다.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겠다.
농장에서 갓 짠 들기름 1병도 15000원에 구입했다. 요즘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기 위해 남편이 비빔밥을 자주 만들기에 들기름이 똑 떨어졌다.
밭 가장자리를 한 바퀴 빙~돌며 풀을 정성스럽게 뽑고 나니, 역시 헬스클럽 러닝머신 뛴 기분이다. 얼굴에 땀이 훅 나서 안 좋은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오랫동안 모니터 보며 어깨가 뭉쳤고, 두통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는데 개운해졌다.
우엉잎과 상추를 솎아 수확하고 부추를 싹둑 베어왔다. 부추는 작년에 심어 놓은 것인데 한번 베어줘야 새잎이 튼튼하게 날것 같았다. 1년에 10번 넘게 잘라먹기에 부추만큼 가성비 있는 작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