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애 3리 해수욕장

by 자급자족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부터 남애 3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곳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안전한 바다,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고운 모래, 수영공간의 넓은 폭, 얕은 수심-수영장 깊이의 수심-다시 얕은 수심으로 이루어져 혹시 모를 사고에 비해 안전, 다리 밑 그늘, 특정 존-그늘막 텐트 설치 가능, 간단 취사가능, 피자 맛집, 유료 따뜻한 물 샤워장, 바닥으로 조개잡이 가능, 바다의 오른쪽은 잔잔 - 수영 공간, 왼쪽 바다는 파도 서핑 존, 나나 트 이용 가능, 해상 요원 음.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4인 가족이 남애 3리 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아침 8시 10분 도착했는데, 해변은 아직 한산했다. 아이들 입시 준비로 주말 학원 일정이 있어, 하루 당일치기로 떠났. 현재 강원도 펜션 1박 숙박비는 20만 원선, 본의 아니게 박비를 아끼는 가성비 여행이 됐다


J형 남편은 필요한 먹거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아이스박스에 챙겨 온다. 먹기 좋게 썬 노랑수박, 봉지라면, 고구마순 김치, 1.5리터 물, 과자 등. 딱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기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남는 식재료가 없다.


물속에서 트위스트 추며 발바닥으로 조개를 잡았다. 조개가 탐지되면 물안경을 쓰고 위로 솟구쳤다 바닥으로 잠수한다. 2초 안에 조개를 낚아챈다. 요령이 생겼다. 거꾸로 박힐 때 발등으로 물살을 세게 한번 쳐서 반동으로 들어간다. 호주머니에 하나씩 조개를 모으다가 무거워지면 물밖으로 나와 용기에 담는다.


남편은 애들에게 "엄마 조업 시작하면 남애항 조개들도 긴장해야 해. 다 잡기 전에는 물밖으로 나오지 않을 거거든"한다. 한번 째려보고 만다. 너무 재미있어서 물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먹고 놀기를 반복했다. 물속에서 놀기-그리들에 끓인 라면 먹기-물속에서 놀기-피자 먹기-물속에서 놀기-노랑수박 먹기-따뜻한 물에 샤워하기-청초수 물회, 전복죽, 대게 비빔밥, 오징어순대-귀가.


올해 첫 피서였다. 15년째 남애항으로 피서를 가지만, 진짜 피서를 다녀온 게 맞는지 모르겠다. 태양의 한복판에 다녀온 게 아닌가 싶다. 뜨거웠다.


중1 딸은 까만 피부가 되고 싶다며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모래 위에 누웠다. 뽀얀 찹쌀떡 같은 뱃살은 그대로인데 얼굴은 빨갛게 탔다. 핸드폰으로 그 대비를 찍으며 글벙글이다.


처음 떠난 당일치기 여행,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숙박은 생략하고, 새벽에 출발하자."고 툭 튀어나왔다. 아이들도 공부로 바빠질 시기이니, 당일치기 여행이 우리 가족의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것 같다. 귀가하니, 저녁 8시 13분이다. 꽉 찬 여행이었다.



다음날 새벽, 부엌에서 요리하는 남편의 소리가 들렸다. 헉. 어제 잡아온 조개로 조개탕을 끓여놨다. 조개를 한 번 삶아 알맹이를 뺀 뒤, 다시 탕을 끓였다. 아침식사로 먹고 가란다. 바닷물을 버리지 않고, 하룻밤 해감을 시켰는데, 짜그락거리는 모래가 말끔히 빠졌나 보다. 재미로 조개를 잡았는데, 진짜 조업이 돼버렸다. 조개탕은 시원하고 맛있다.

하와이안
다음날, 잡아온 조개로 남편이 끓인 조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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